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논쟁적인 의제의 기저에는 이념적 입장보다도 “공적인 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확보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도사리고 있었다.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정부와 재계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독점하려고 할 때 대중은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라는 물음인 것이다.
전세계를 금융 위기에 빠뜨린 은행들의 범죄 행위, 대량 살상무기를 빌미로 일으킨 전쟁 등에 맞서 여태껏 우리가 신뢰하던 언론은 아무런 공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언론은 전세계인의 삶을 좌지우지 할 국제적 의제보다 연예인의 뒷꽁무니만 따라다니기 바빴다.
연예인의 공항패션이 매일같이 포털 1면을 장식하는 국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영진의 독단과 횡포에 맞서기만도 벅찬 기자들의 언론의식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문제는 ‘정보가 부재’가 아닌 ‘정보의 전달’이다.
영국의 출판인이자 사회운동가인 댄 하인드가 이 책 <대중이 돌아온다 : 공공적인 것의 귀환을 위하여>에서 제기하는 핵심 이슈도 바로 그것이다. “일반 시민은 어떻게 법률을 개정할 능력을 지닌 지식과 자율성을 갖춘 집합체로서 정책을 주도하는 ‘공중’이 될 수 있는가?”
저자는 고대 로마 공화정 이래 역사적으로 공중의 개념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이야기하며 “시민이나 국민이 공중이 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보의 확보”라고 진단한다.
정보 체계의 개혁이야말로 정당한 수단에 의해 민주적으로 변화를 이룰 유일한 희망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줄 정확한 정보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공적인 삶에 개입하는 첫 걸음이다.
위기는 통치제도의 구조에서 비롯되고 정치 논의를 제약하는 가정들을 효과적으로 반박할 유일한 방법은 정치행동뿐이다. 전 세계 ‘다중’이나 ‘임박한 반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괜히 흥분되고 가슴이 차오를지도 모르지만 차라리 자주적 여론 형성에 힘을 쏟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
다수의 시민이 세상과 자신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에 접근하고 스스로 공중이 되어야 비로소 주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이다. 댄 하인드 저, 노시내 역, 1만8000원,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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