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완구 원내대표 새 총리 내정

송현섭 / 기사승인 : 2015-01-23 14: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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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 인사'로 불통 리더십 재확인…국민여론에 '대못' 박나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윤회 문건' 파동 속에서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내며 감싸기에 바빴던 박근혜 대통령이 거듭된 인적쇄신 요구에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고 개각을 추진한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도가 30%대로 급락하자 박 대통령은 위기감을 노출하고 있는데 지난 23일 발표된 청와대 인사와 개각추진 일정은 이런 우려를 반증하고 있다. 이 와중에 김기춘 비서실장의 유임논란과 함께 국정농단 의혹의 당사자인 소위 '십상시 3인방'의 거취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회전문 인사'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이 거센 인적쇄신 요구에 떠밀려 결국 청와대 비서진 개편과 개각카드를 제시했으나 회전문 인사라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난 23일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완구 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퇴진하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차기 총리로 내정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긴장한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이 개편된 정책조정수석실은 신임수석에 현정택 전 KDI 원장이 내정됐으며, 민정수석에는 우병우 민정비서관이 발탁됐다. 신설되는 민정특보에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 안보특보는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홍보특보는 신성호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사회문화특보는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이 각각 내정됐다. 특히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분간 유임되고 미래전략수석에는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또한 문건유출 논란과 국정농단 의혹을 야기한 제2부속 비서관실은 폐지됐으며 총무비서관의 경우 향후 인사위원회에 배석할 수 없도록 정리됐다. 우선 이번 인사는 대통령 측근으로 비밀실세로 통했던 정윤회의 국정농단 의혹이 적시된 문건 유출로 여권 내 소통문제와 국정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더 이상 쇄신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선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급락해 30%대에 불과한 최저수준을 기록한 만큼 국정운영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이완구 총리카드로 '정치권·국회 달래기'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민행복'을 테마로 하는 마지막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마친 뒤 쇄신방안 마련을 위한 정국구상에 착수한 바 있다. 일각에선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틀이나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퇴임설이 흘러나왔으나, 청와대를 이를 일축하고 이번 인사문제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가 앞서 수차례 사의 표명한 바 있고 신년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가 끝남에 따라 사의를 수용했다. 후임총리에는 이완구 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내정했는데, 정부가 추진중인 경제 및 국가혁신이 중요한 가운데 당정 및 국회와의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완구 총리 내정자가 여당 원내대표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그동안 야당과 원만히 협조하며 국회의 정상적 운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효과적 추진과 공직사회 기강 확립, 대국민 봉사 및 소통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리 내정자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경제정책에 대한 실력을 인정받아왔고 3년의 도지사와 국회의원을 역임, 국정 전반의 폭넓은 경험과 이해를 갖췄다는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주영 전 장관의 사임으로 현재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후속 개각은 신임 총리 내정자와 정홍원 총리가 함께 상의해서 제청하면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靑개편, '인적쇄신'보다 미봉책 일관


청와대 개편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국정의 효율적 추진, 소통 강화를 위해 특별보좌관을 신설하고 정책조율을 위해 국정기획수석실을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됐다. 따라서 정책조정수석은 청와대 선임 수석으로 각 수석실의 정책을 조정·조율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지만 근본적으로 쇄신차원에서 달라지는 기능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건 유출에 연루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선 인적쇄신을 배제, 제2부속 비서관실을 폐지하고 총무비서관은 인사위원회에 배석하지 않도록 하는 미봉책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눈에 띈다. 신설되는 특보단에는 민정특보로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 내정됐으며 안보특보는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홍보특보 신성호 전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 사회문화특보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이 대통령의 낙점을 받았다.


친박계 측근인사들의 기용이 예상되는 정무특보단 등 추가 특보관련 인사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대신 수석비서관 인사에서는 정책조정수석으로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내정됐는데, 청와대는 신임 현 수석의 경제수석 및 KDI 원장 경험을 들어 경제 전문가로 국가정책 전반에 폭넓은 식견 등 갖춰 조정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는 광화문 사거리에 들어온 빨간 신호등.


미래전략수석에 선임된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기업과 학계 등에서 경험을 살려 정보·방송·통신 전문가라며 IT융합·신산업 등 현안 해결에 기대를 걸고있다고 강조했다.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우병우 민정비서관의 경우 대검 수사기획관 등으로 활약한 수사 전문가로 공직기강 비리 척결 등 현안에 밝고 업무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췄다고 한다.


◇ 朴, 부처 업무보고서 핵심과제 '속도전' 강조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올해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수차례 속도전을 강조하면서 국정 핵심과제로 설정한 노동과 금융·공공·교육 등 4대 개혁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기반으로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이란 청사진까지 제시하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심지어 핀테크(fintech : IT기술과 금융의 융합)에 대해 거론될 때 중국 등에 뒤쳐지고 있다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질책을 가하는 보기 힘든 장면도 연출됐다. 별다른 진전 없이 냉랭하기만 한 남북대화 문제에 대해선 "어떤 형식의 대화든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협상을 시작하고 북한이 호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반면 국가적인 혁신계획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사회갈등은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한 엄정한 법 집행으로 대응하라고 하달하는 등 예전과 같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현정부 집권 2년차를 넘어서 공무원 연금개혁을 둘러싼 갈등이 이슈로 부상하면서 해이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표명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이 국정전반에 걸친 강경 발언에 나선 배경에 주목하며 문건정국으로 추락한 지지도와 함께 이대로라면 경제개혁을 표방한 국정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박 대통령의 지지세가 국가의 개조를 위한 과감한 개혁을 추진할 만큼 충분치 않다는 것인데,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3.2%로 폭락했다.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 50%대를 유지했던 것에 비해 그야 말로 현 정부의 지지도는 급전직하의 형국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 '회전문'인사 vs 문건정국 타개 '쇄신책'


여권 내 소통부재와 국정 난맥상이 노출된 것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는 여의도 정가에선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되고 '십상시 3인방'이 퇴출되지 않는 한 여론은 호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직까지 확정되진 않았으나 국정농단 의혹으로 드러난 실세 비서관 3명의 거취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재직시부터 정책부문을 맡아온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정책부서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부속실의 경우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이 폐지된 제2부속실 조직을 통합해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올해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를 위해 정홍원 국무총리,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은 홍보관련 부서 등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결국 박 대통령의 청와대 개편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사의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진 김 실장이 유임된 것은 적합한 후임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대목으로 적어도 5월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란 견해가 많다.


특보단 중 정무분야는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정계 중진의 기용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학계출신 전문가를 발탁할 여지도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각에선 교체가 확정된 정홍원 총리와 달리 2기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이 확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대 교수들, 전면 인적쇄신 촉구


이번 정부 인사에 앞서 서울대 교수들이 청와대 개편을 포함한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통해 국정운영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는 지난 22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호암 교수회관에서 시국선언을 한 뒤 "박 대통령은 현 정국이 위기란 점을 직시하고 청와대의 인적쇄신과 함께 내각의 전면 개편을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 서울대 교수는 여당에서조차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실세 청와대 비서관 3명과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 국무위원을 포함한 장관급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인적쇄신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 교수는 또 "지금 대통령 주변에는 소위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위험한 인물들이 진을 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최소한의 소신을 지키다가 대통령과 갈등 끝에 물러난 진영이나 유진룡 등 2명의 전직장관을 제외하면 정 총리이하 국무위원 전원은 국정을 힘있게 끌고 나가기는커녕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다"고 질타를 가했다.


◇ 지식인 집단에 대한 반성 촉구도 '눈길'


서울대 교수들은 또 청와대와 내각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어 인적쇄신이 대두되는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진단했다. 더나가 교수들은 술렁이는 국민여론에 귀를 기울여 전면적인 개각에 나서 민주정치를 복원하고, 경제 민주화와 복지 확대,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자신의 2012년 대선 당시 내세운 공약을 실천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이들은 안산에서 벌어진 인질 살해극을 비롯해 어린이집 아동학대나 '땅콩 회항' 등 일련의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사회가 처한 구조적인 사회문제가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들 서울대 교수는 지식인 집단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 교수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모두 이뤄냈다는 우리나라 사회가 불평등의 심화로 성장동력의 기반이 파괴되고 피땀을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라는 성과마저 무너지고 있다"면서 "주체적인 시민의식까지 현대판 신분제의 굴종의식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들이 당당하고 떳떳한 민주시민으로 우리사회를 휩쓰는 극심한 물질 만능주의와 개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시국선언에 동참한 이들 교수는 또 공동체가 미처 예상하거나 대비하지 못한 일에 대해 사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해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할 지식인 사회부터 본분을 다해야 한다는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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