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활성화 놓고 '3자 갈등'

장우진 / 기사승인 : 2012-03-26 12: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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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카드사-은행, 활성화 위한 정책 놓고 신경전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체크카드 활성화를 골자로 한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대책’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카드사, 그리고 은행들까지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체크카드 발행속도와 실적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체크카드의 혜택을 신용카드와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반발 조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들은 고객이용 불편을 없애기 위해 체크카드에 은행계좌 현금인출 기능부여를 요구했으나 은행들은 자신들의 고유 영역이라며 기피하고 있는 것도 체크카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서비스 혜택 놓고 ‘금융위-카드사’ 갈등


금융당국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서비스의 차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서민금융 1박2일 투어 일정으로 광주 동구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체크카드는 사실상 현금이랑 같고 신용카드보다 훨씬 불편 한데 서비스를 차별해서는 안된다”며 “체크카드를 쓴다고 (신용카드와)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을 없애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신용회복 과정에 있는 정모(41)씨는 “신용회복 중인 사람들은 카드를 못 쓰는데 기름을 넣다보면 현금이나 체크카드는 할인이 없다”며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쓰는 사람들은 주로 서민들인데 왜 주유소에서는 현금을 내는 사람에게 할인을 안 해주는지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나도 체크카드로 바꾸고 사용하면서 문제점을 살피겠다”며 “향후 불합리한 제도를 개편할 때 바꾸도록 하겠다. 카드회사에서 안하겠다고 하면 카드회사 라이센스를 그대로 두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겠다”고 밝혔다.
주재성 금융감독위 부장원장은 “여신전문협회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개선 종합대책을 검토하면서 체크카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체크카드에도)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여부를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드사, ‘현실적 무리’…은행과도 ‘신경전’


그러나 이에 카드사들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주장이다. 수수료율부터 원가측면까지 고려했을때 수익성이 다른 만큼 같은 혜택을 제공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요율 자체가 다른 만큼 수익성이 다르고, 이 같은 부문마져 금융당국이 개입한다면 이는 시장논리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도 있는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최근 가맹점 카드수수료율 인하와 관련해 신용카드 혜택을 줄이자 반발이 컸던만큼 체크카드와 혜택을 동일시 하기 위해 신용카드 혜택을 줄이기는 어렵다. 결국 체크카드 혜택을 늘려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또 은행과 카드사간 신경전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 카드사들은 은행들과 협의를 통해 체크카드 은행계좌 이용수수료를 0.2%로 인하키로 했다. 이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고객이용 불편을 없애기 위해 체크카드에 은행계좌 현금일출 기능부여를 은행들에 요구했으나 은행들은 이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은행 고유의 업무라는 주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금인출 기능 등) 고유의 업무를 전업계 카드사에게까지 부여하면서까지 체크카드 활성화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이라며 “카드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에게까지 이를 쉽게 내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20일 하나은행이 롯데카드와 롯데체크카드 출시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은행과 롯데카드는 현재 업무 제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상당 부분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눈치를 보며 결국 전업 카드사에 체크카드 현금인출 기능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꼬가 트인 상황에서 이를 간과할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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