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스피드경영' 실천 나서

송현섭 / 기사승인 : 2015-01-23 15: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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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자에게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혁신전략에 승부수 던져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우리나라에 근대적 의생활과 복식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시발점은 섬유소재의 혁명으로 불리는 나일론의 등장이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1953년 국내에 처음으로 나일론을 도입했고 곧이어 1957년 그룹 전신이자 국내최초 나일론 제조사 한국나일론이 설립돼 1963년부터 나일론 섬유를 생산하며 불모지였던 국내 화섬산업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혁신과 변화를 통해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는 이웅열 회장의 노력을 살펴봤다. - <편집자 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을미년 새해의 경영화두로 혁신과 변화를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실천을 강조하는 '타이머 2015'를 내세웠다. 사장단과 팀장급이상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무식에서 이 회장은 "이 순간에도 타이머의 초침이 째깍째깍 움직인다는 긴박감을 갖고 철저하게 실행해나간다면 계획한 바를 100%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지난 2013년 1월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녹록치 않은 올해 외부여건에 맞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조했는데, 손자병법에 나오는 '병형상수(兵形象水 : 흐르는 물처럼 형세에 따라 변화하는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한다)'를 인용해 "변화는 준비된 사람에겐 위기가 아닌 기회"라며 "남보다 반박자 앞서가는 코오롱이 되자"고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임직원 모두를 코오롱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리더라고 전제한 뒤 자신은 성공의 길을 함께 가는 벗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코오롱그룹은 올해 임직원들에게 2015년 전략의 의미를 포함한 타이머 형상으로 시간대별로 '실천(ACT)'이 표기된 배지를 나눠줬는데 이는 지난 2013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코오롱그룹 배지는 단계적이고 철저한 경영계획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독수리 날개와 부엉이 눈이 주목된다. '타이머 2015' 배지는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 임직원들의 잠재능력이 실행으로 나타나고, 철저한 실행으로 성과를 내자는 의미라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 첨단소재 회사로 제2의 도약 '박차'


앞서 부친인 故 이동찬 명예회장이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를 중심으로 코오롱그룹을 키운데 반해 이웅열 회장은 첨단소재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코오롱그룹은 기존 주력사업이던 범용 화학 및 화섬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는데 미래형 핵심사업 위주의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창립 61주년을 맞는 코오롱그룹은 올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코오롱 미래기술원을 새로 건립키로 하고 착공할 예정이다. 따라서 미래기술원은 첨단소재의 국산화와 함께 연구개발(R&D)을 통한 소재부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그룹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이 회장은 "나는 스스로 CEO로 불리기보다는 CVO나 CVC로 불리기를 원한다"면서 "각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는 것은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의 몫"이라고 단언한다. 이 회장은 또 "회장은 회사들의 경영에 관여하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그림을 그리고 이에 필요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나가는 비전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라고 평소에 강조하고 있다.


CEO보다 'Mr. CVC 이웅열'로 불리기를 원하는 이 회장의 생각은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경영철학으로 구체화되는데, CVC(Chief Vision Creator)는 궁극적으로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을 만들어 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CVO(Chief Vision Officer) 역시 마찬가지로 해석되는데 회장 스스로 비전을 창조하는 리더로 확고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 IT기술 융합된 첨단소재로 승부수


일련의 제2의 도약을 위해 코오롱그룹은 IT기술과 융합된 첨단소재 개발과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에 사용되는 섬유소재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2008년 국내 최초로 섬유에 전류를 흐르게 만든 전자섬유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각종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개발에도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섬유·IT의 융복합사업으로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기 태양전지사업에 진출했는데, 유기 태양전지는 종전 무기 태양전지에 비해 얇고 가벼워 의복이나 가방 등에 부착해 직접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평소에 입는 옷이 태양열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미래기술은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코오롱은 패션·아웃도어 제품에 유기 태양전지를 적용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 역시 이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로 계열사인 코오롱플라스틱은 지난해 국내외 전시회에서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와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 '콤포지트' 등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을 선보였다. 차량의 프레임과 외관에 사용해온 강판 등 철강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최첨단 플라스틱 소재는 자동차 차체의 경량화와 함께 연비를 대거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회장이 제시한 미래비전에 맞는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수적인 소재산업에서 화학 및 화섬산업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코오롱그룹의 성과가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 상생적 노사관계로 대타협 모델 창출


또한 코오롱그룹은 지난 2005년 2월 정리해고를 실시한 뒤 10년간 장기 노사갈등이 지속돼왔는데 작년 12월29일 해법을 제시돼 대타협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해묵은 노사갈등이 해결된 실마리는 지난해 12월26일 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49재에 찾아온 정리해고자 대표인 최일배 씨와 이웅열 회장과의 만남이었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오른쪽)이 작년 12월26일 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49재가 진행된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찾은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 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후 코오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노사 상생과 노사 문화발전을 위한 소정의 금액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 대표에게 당시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회사를 떠나야 했던 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고 최 대표와 화해와 상생을 위한 악수를 나눈 뒤 포옹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에 최 대표 역시 "이제는 이해한다"는 답이 돌아왔고 해고 근로자들과의 대타협은 3일 뒤인 29일 노사 상생 및 노사문화 발전을 위해 소정의 금액을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 기부를 결정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해당 기관은 78명의 정리해고자 복지를 비롯해 노사갈등 개선을 위해 기금을 사용키로 했다. 이 회장은 평소 '노사불이(勞使不二)'를 강조했던 부친 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해고 근로자와 직접 대화에 나섰고 이는 양측간 극적인 화해로 이어진 것이다.


앞서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속되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구미공장 생산직 78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실시했는데, 그동안 최악의 장기 노사갈등 사례로 지목돼왔다. 당시 해고 근로자들은 사측에서 고통을 분담키로 한 약속을 어겼다면서 반발했고,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과천 본사에서 천막농성을 전개하기도 했다.


결국 장기간 노사의 팽팽한 갈등 및 대립구도에서 제3의 기관 위탁기부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재계와 노동계가 앞으로 추구할 상생의 노사관계 모델을 창출한 셈이다.

◇ 열정과 의지 넘치는 소신경영 '주목'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故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부친인 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신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수료한 뒤 유학길에 올라 미국 아메리카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언론과정을 수료했다.


이 회장은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해 이사로 승진해 뉴욕지사와 도쿄지사 등에서 근무하면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코오롱그룹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1991년에 부회장, 1996년에 부친인 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코오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대외적인 활동을 본격화한 이 회장은 1996년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1999년이래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열정과 의지가 넘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회장 취임이래 코오롱그룹의 위기상황을 타개, 과감하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수행한 것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실제로 신세기통신 매각을 비롯해 계열사는 26개에서 15개사로 줄었고 부채비율을 대폭 낮춰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율 복장제도를 도입했으며 2004년 신축 과천사옥에 입주하면서 '과천시대'를 개막했다. 이 회장의 소신 있는 경영전략은 기존 코오롱그룹 문화에 디지털 경영을 접목한 '디지털 플러스 경영'으로 대표되는데, ▲화학·첨단소재 ▲바이오·건설·레저 ▲패션·유통 등 3대 축을 위주로 재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박차를 가해왔다.


◇ 외환위기 넘어 사업 다각화로 결실


1996년 이 회장의 취임당시 핫이슈는 섬유사업 고부가가치화와 사업 다각화였는데, 재계 3세 경영이 시작되자 닥친 1997년 외환위기는 코오롱그룹에 혹독한 시련을 안겨줬다. 특히 이 회장은 한국화낙과 코오롱메트생명보험, 코오롱전자를 과감히 매각했고 코오롱은 스위스 보스턴투자은행에서 5000만달러 외자를 유치했고 코오롱상사 역시 BMW에서 2000만달러의 외자 도입에 성공했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2007년 11월5일 사내 행사에서 전 임직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통한 비전을 주문했다. 행사진행 과정을 기켜보고 있는 이 회장.


이 과정에서 광고회사인 한인기획이 그룹에서 분리 독립했고 A&C코오롱과 코오롱씨드50, 코오롱호텔 등 3개사는 코오롱스포렉스로 합병됐다. 코오롱A&C의 코오롱메라크섬유·코오롱남바사업은 흡수 합병을 통해 코오롱글로텍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가장 큰 손실로는 미래 자금줄이 될 수도 있었던 신세기통신의 지분 전량을 매각한 결정이 거론되는데, 만약 이 회장의 용단이 없었다면 코오롱그룹은 생존마저 위태로웠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 회장은 외환위기의 고비를 넘기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첨단소재사업을 중심으로 한 다각화 성과가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뼛속까지 흐르는 경영자 전통


이웅열 회장의 조부인 故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는 1933년 일본에서 신문을 배달하면서 고생해 사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경영자다. 이원만 창업주는 이후 1935년 '아사히공예'를 설립했고 1937년 사명을 '아사히피복'으로 변경했다. 창업주는 동생 故 이원천 전 한국나일론(현 코오롱) 사장과 아들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을 불러 경영을 맡게 했다.


따라서 1953년 국내에는 나일론이 처음 도입됐고 1957년 국내 최초의 나일론 제조사 한국나일론이 설립됐고 한국나일론은 1963년부터 생산을 본격화해 화섬업계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부친 故 이동찬 명예회장은 부친인 창업주와 40년 경영을 맡았고 이 명예회장은 1977년 경영권을 승계한 뒤 1983년 고려나일론을 인수하고 1985년부터 필름·비디오 테이프, 메디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1988년에는 코오롱전자가 설립됐고 이후 1990년에는 코오롱정보통신, 1994년 신세기통신이 탄생하면서 코오롱그룹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코오롱그룹은 재계에 일반적인 장자승계의 원칙을 지켜 그룹 경영에는 장남만 참여하는 것이 전통이다. 이 같은 전통 속에서 험난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비전을 창조하며 혁신경영을 추구하는 이웅열 회장의 리더십은 귀감이 되고 있다.


□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1956년 서울출생 ▲신일고등학교 졸업 ▲아메리칸대학교 경영학 학사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코오롱 뉴욕지사 이사 ▲코오롱 도쿄지사 근무 ▲코오롱그룹 아주본부장 ▲코오롱 상무이사 ▲코오롱그룹 기획조정실 실장 전무 ▲코오롱그룹 부회장 ▲코오롱 대표이사 사장 ▲꽃과어린왕자 이사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e-biz 위원회 위원장·환경위원회 위원장 ▲RAND 산하 연구단체 CAPP(Central for Pacific Policy) 고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현 코오롱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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