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몸집불리기' 꼼수 들통

이준혁 / 기사승인 : 2012-03-26 13:27:17
  • -
  • +
  • 인쇄
공정위, SPC그룹 '불공정행위'포착…압수수색

[토요경제 = 이준혁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관련해 다시 칼을 빼들었다. 최근 재벌2ㆍ3세들의 제과ㆍ제빵 사업에서 물러났지만 동네 빵집의 몰락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파리크라상 본사와 역삼동 서울사무소 등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매장 확장을 강요하는 등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어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 실태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빵 시장규모는 2조원 안팎. 여기서 브랜드 매장 중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CJ그룹의 뚜레주르ㆍ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등 제과업계의 큰손들로 인해 동네빵집이 타격을 받는다.


◇공정위 ‘파리바게뜨’ 타깃
정부가 최근 재벌 2·3세들의 빵집을 철수시킨데 이어 사실상 동네 빵집을 몰락시킨 주범으로 지목됐던 파리바게뜨를 향해 칼날을 빼들었다.


재벌가 2ㆍ3세들이 빵집 사업에 진출하면서 전국 동네빵집 숫자가 2003년 초 1만8000개에서 지난해 말에는 4000여 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2ㆍ3세들이 운영하는 이들 업체는 재벌그룹의 유통 네트워크를 이용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경영으로 소상공업자들의 생존권을 빼앗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자생적인 기업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9일부터 조사관 20여명을 경기 성남 파리크라상 본사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사무소 등에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매장 확장을 강요하는 등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수 공정위원장도 가맹본부 횡포에 대해 수차례 경고한 터라 이번 조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부터 재벌 2ㆍ3세들이 베이커리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임대료나 판매수수료를 낮게 책정해주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해 왔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대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 제동걸기에 발 벗고 나섰고 ‘서민 밥그릇 뺏기’라는 여론이 확산되며 결국 재벌 2ㆍ3세들을 백기투항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호텔이나 대형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는 재벌2ㆍ3세들의 빵집이 철수한다 해도 사실상 골목상권 보호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파다했다.


골목 빵집을 죽인 주범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나 CJ그룹의 뚜레주르 같은 대기업 빵집 프랜차이즈(가맹) 사업이 그것이다.


업계 1위 파리바게뜨의 경우 지난해에만 매장 300여개를 여는 등 1986년 출점 이후 연평균 120개씩 점포를 늘리면서 동네 빵집 폐업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커피숍이나 빵집 등에 가맹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근처에 오픈하는 식으로 협박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맹본부가 동일상권 내에 여러 개의 가맹점을 허가하는 바람에 영업에 타격을 받아 결국 폐업하는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매장 리뉴얼이나 확장을 강요하고,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를 종용하는 등의 가맹본부 횡포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 프랜차이즈 사업이 골목빵집을 죽이고, 생계형 창업자들을 울리는 주범으로 지목, 공정위가 칼을 빼든 것이다.


실제 파리크라상은 초기 가맹점 계약 땐 가맹점주들과 33∼39㎡(10∼13평)의 소형매장을 계약한 뒤 재계약시 이를 66㎡(20평) 이상으로 확장할 것을 강요하고, 가맹점 인테리어 시공을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에 몰아주는 불공정행위 등이 포착돼 공정위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올해 초 가진 신년간담회에서 “가맹점에 수억원이 드는 매장 확장을 요구하거나 특정 업체의 제품을 사도록 강요하는 등의 불공정행위가 다수 드러났다”고 밝힌바 있어 프랜차이즈 횡포에 대해 단단히 벼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가 강도 높은 조사와 제재를 통해 진정한 골목상권 보호를 실현하고, 생계형 창업자들의 한숨을 줄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달부터 진행 중인 유통ㆍ서비스분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서도 대기업의 빵집 브랜드 사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 업계 1위 파리바게뜨의 경우 지난해에만 매장 300여개를 여는 등 가맹본부가 매장 리뉴얼이나 확장을 강요하고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를 종용하는 등의 가맹정본부 횡포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횡포 집중 점검
또한 정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불공정행위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커피전문점은 설문조사(4~6월)를 거쳐 혐의가 있는 가맹본부에 대해 현장조사 실시 예정이다.


최근 취업난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서민들의 프랜차이즈 창업이 늘어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로부터 가맹점주를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공정위는 3월 현재 매장 확장ㆍ리뉴얼과 관련한 피해사례가 많은 제빵분야의 SPC그룹 등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 중이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제빵분야의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하고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겠다”면서 “제과ㆍ제빵 분야를 시작으로 피자ㆍ치킨 등 다른 분야로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죽이고, 편법으로 재산을 증식한다’는 시민단체의 비판과 관련해 이번 상반기에 대기업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분도를 공개할 예정이다.


◇영세 중소상인을 위한 지원 대책 마련
중소기업청은 2013년부터 3400억원 수준의 소상공인 전용 지원계정을 신설해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구조의 고도화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청은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함께 오는 6월부터 현대식 점포인 나들가게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역우수특산물 생산자와 직배송ㆍ택배 및 사이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수하고 안정적인 농축산품과 수산물이 그 대상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영세 중소상인을 위한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관세청, 기재부, 공정위,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들이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공정위는 가맹점 보호장치 확충을 위해 모범거래기준(Best Practice) 및 자율협약 확산을 통한 자율규제 강화 및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제재 강화하기로 했다. 그간 외식업 및 자동차정비업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드러난 허위ㆍ과장 정보 제공, 리뉴얼 강요 등 법위반행위를 엄중 제재한다. 또 대기업 골목상권 사업철수 이행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전경련도 대기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등 자정노력 추진 중이다. 사업철수 발표기업의 이행현황 주기적 점검 및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사회적 감시시스템 강화 등 대책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