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팀] 중국의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蘇巖礁)에 대한 관할권 주장이 한중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탈북자 북송 문제에 이어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까지 주장하면서 한ㆍ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어도를 관할 해역으로 규정해 정기 순찰 대상에 포함하고 첫 항공모함 바랴크호를 8월에 취역시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발(發) 해양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26일 개막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양국 간 외교 현안인 이어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획정 협상을 위한 실무급 회담을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행보를 살펴보면 중국의 영유권 야욕은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중국해 지도 올해 제작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 가운데 있는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군도)와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군도)는 물론 남중국해 모든 도서를 담는 해양판도(版圖)를 제작해 향후 영유권 주장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 파즈르바오(法制日報)에 따르면 이번 해양지도의 제작을 맡게 될 기관인 ‘국가판도의식선전교육화지도시장감관협조지도소조(國家版圖意識宣傳敎育和地圖市場監管協調指導小組· 약칭 협조지도소조)’는 13개 관련 부서를 연합해 이 지도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이 13개 부서는 외교부, 교육부, 공안부, 상무부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제작될 지도의 영역에는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 열도)와 한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이어도도 포함된다.
이날 협조지도소조는 “이는 앞으로 우리(중국 정부)의 향후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신문, 교과서에 여러 가지 버전의 지도들이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국가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번 지도를 통해 혼란을 종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54만㎢ 면적의 중국 남해에는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도서는 50여 개가 존재한다며 중국이 9개를 실효지배 중이고, 베트남이 29개, 필리핀이 9개, 말레이시아가 5개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베트남 시사군도 사건서 대립
중국 외교부가 베트남 선원 21명을 억류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들에 대한 조사는 적법하다고 밝히면서 중국과 베트남 간 영토 분쟁지역을 둘러싼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군도)에 에 대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베트남 선원들은 중국 영해에서 불법으로 조업함으로써 중국의 해양 권익을 침해했다”며 “중국은 법에 따라 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이 자국 어민을 관리하고 교육해 더는 불법적인 어업 활동이 이뤄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3일부터 21명의 베트남 어부들을 20일 가까이 억류했다는 사실에 대한 공식 시인이다.
하지만 베트남 외교부는 이번 사건은 주권 침해라고 규정지으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베트남 외교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베트남의 파라셀 군도에 대한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조건 없이 즉각 어부들을 석방하고 이 해역에서의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군도)에 부두를 건설한다는 필리핀의 계획도 중국의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정부는 일년 안에 다른 민감한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난사군도의 중예다오(中業島)에 부두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21일 필리핀 언론이 전했다.
지난 21일 익명을 요구한 베트남 꽝응아이 지역의 관리는 “지난 3일 중국 해군은 이 해역에서 조업하고 있던 자국 어선 2척을 나포해 어부 21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또 억류된 어부들이 가족과 통화한 내용을 근거로 “중국 정부가 이들을 석방하려면 7만 위안(약 125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사군도는 중국이, 난사군도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부분적으로 실효 지배하고 있다.
◇中 “이어도 담판 짓자” vs 정부 “결국 우리 수역”
이어도 관할권 논란이 시작된 것은 류츠구이 중국 국가해양국 국장(장관급)이 지난 3일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이어도는 중국 관할 해역으로 감시선과 항공기를 통한 정기 순찰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이 같은 내용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정부는 지난 12일 중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류츠구이 중국 국가해양국장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에 대해 항의하고, 경계획정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김재신 차관보는 장신썬 중국 대사와 면담을 갖고 “한ㆍ중 간 배타적경제수역(EEZㆍ해안선에서 370㎞ 이내의 경제주권)이 인정되는 수역 경계가 획정되기 전이라도 이어도 수역은 우리 관할 범주에 있다”며 “이번 일이 중국 측이 공식적으로 관할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라면 우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장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전달하겠다”면서 “이어도 주변 수역은 중국의 EEZ에도 포함된다. 거기에 대해서는 한국도 이해해 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쑤옌자오의 귀속문제를 EEZ 획정 협상을 통해 담판을 짓자고 제안했다.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쑤옌자오가 어디로 귀속될 것인지는 쌍방이 담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중국과 한국 모두 쑤옌자오를 영토로 여기지 않는 만큼 양국 간 영토 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통 인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어도는) 우리 측에 가까이하고 있어 우리 수역에 속할 것”이라며 중국이 이어도에 대한 관할권 행사를 시도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경계획정 협상 난항 예상… “회담 충실히 준비해야”
한국과 중국은 해양 경계획정 회담을 통해 이어도 관할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양측의 견해차가 커서 결론을 도출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한·중 양국은 EEZ 경계 획정을 위해 1996년부터 지금까지 정식 회담과 국장급 협의를 16차례 가졌고, 과장급 회의는 연중 수시로 열어 왔다.
정부는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세웠고 이어도가 지리적으로 한국 해역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만큼 우리나라 EEZ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해안선 길이나 배후 인구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국 수역으로 이어도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6년간 수십 차례의 협의가 열렸지만 양국의 인식차이가 커서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EEZ 획정은 외국의 사례를 봐도 짧게는 3~4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걸린다는 게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국제법상 관례를 볼 때 양국 연안의 중간선을 적용할 경우 이어도는 우리 수역에 들어오기 때문에 한국 관할이 인정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