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시장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4-09 11: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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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RIM의 '예견된 몰락’

‘한때’ 이동통신 시장을 이끌었거나 잘나갔던 업체들이 줄줄이 무덤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바로 노키아와 RIM이다. 왕년의 제왕 노키아는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점유율이 추락했고 스마트폰 성공신화의 ‘원조’인 RIM역시 동반 하향세에 있다.


이들의 몰락은 최초로 이동전화를 개발했지만 구글에 인수되고야 말았던 ‘모토로라’를 떠올리게 한다. 이들의 몰락이 더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못나서 추락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사활을 걸고 제품을 만들고 있겠지만 ‘삼성’과 ‘애플’이 너무 잘나가는 탓이 크다.


▲ 노키아의 '루미아 900'


미국의 시장분석업체 ‘컴스코어’의 지난 3일(현지시각)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이동통신 시장 2억 3400만명중 39%를 삼성과 애플이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폰과 비스마트폰의 비율이 교차점에 이르렀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미국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삼성은 지난분기와 같은 25.6%의 점유율로 1등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LG가 19.4%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스마트폰만 파는 애플이 지난분기보다 점유율을 2.3%포인트 상승시켜 13.5%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플랫폼별 점유율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지난분기보다 무려 3.1%포인트 상승하며 50.1%를 기록, 드디어 50%를 돌파했다. 애플 역시 지난분기보다 1.5%포인트 상승한 30.2%로 30%의 벽을 넘었다. 그러나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점유율이 감소했다.


컴스코어는 “전체적으로는 13세 이상 미국인 2억 3400만명이 이동통신기기를 사용하고 있고 그중 약 1억 400만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달보다 약 400만명이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 ‘왕년’에 잘나갔던 기업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노키아, RIM 몰락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왕년에 잘나갔던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노키아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사실상 MS ‘윈도우폰’의 거의 유일한 공급자인 관계로 윈도우즈의 점유율 하락은 곧 노키아의 하락이 된다. 그리고 윈도우즈는 작년 11월에 비해 무려 1.3%포인트나 하락했다.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올인’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점유율 추락은 노키아를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보낼 가능성도 크다. 노키아는 ‘루미아 900’과 같은 고급모델과 ‘윈도우즈 8’의 흥행에 생존의 모든 것이 달려있다.


▲ RIM의 ‘블랙베리 9900’


RIM의 몰락은 더욱 극적이다. 오바마가 사용하면서 ‘오바마폰’으로 유명세를 탄 ‘블랙베리’ 로 스마트폰 인기를 이끌었던 RIM은 최근 자국인 캐나다에서 마저도 점유율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다. RIM은 가장 최근 실적에서 1억 40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진 교체 및 ‘개인사용자 시장’에 대한 포기를 선언하면서 ‘기업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업계는 RIM의 회생가능성에 매우 회의적인 시각이다.


美통신시장, ‘삼성·애플 압도적 점유율’
노키아·RIM의 몰락, ‘모토로라 닮음꼴’
자사 플랫폼 고집, 트랜드 못 읽어 추락


최근 이들의 몰락은 역시 ‘왕년에 잘나갔던’ 모토로라의 몰락을 떠올리게 한다. 최초로 이동전화를 만들었던 ‘모토로라’는 급기야 작년 8월 ‘구글’에 인수됐다. 당시 구글은 표면적으론 “케이블TV용 셋업박스 시장 개척을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재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일련의 ‘특허 소송’에 대한 방어막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에도 모토로라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꾸준히 제품을 만들어 내고는 있으나 당초 ‘구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이렇다 할 협력은 가시화 되지 않았다. 업계는 모토로라에 대해 이미 “아직도 제품이 나온다는게 더 놀라운 일“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 ‘흐름’을 읽지 못했기 때문
당시의 모토로라와 지금의 노키아·RIM의 몰락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흐름’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안드로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자사의 플랫폼 ‘심비안’을 고집하다가 그게 안되자 MS의 ‘윈도우즈’로 갈아탔다. 그러나 그것은 ‘최악의 수’가 됐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조사들이 승승장구 하는 사이 노키아는 MS의 눈치를 보면서 “어서 OS를 만들어 주세요”하는 위치로 전락했다. 이젠 안드로이드로 다시 가긴 너무 늦었다.


RIM역시 자체 플랫폼인 BES에 지나치게 집중했다. 사실 BES는 매우 잘 만들어졌지만 이는 지나치게 기업 사용자에 맞춰져 있었고 개인사용자를 위한 ‘앱’은 매우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과거에 블랙베리가 ‘업무용’으로 승승장구 했던 배경에는 ‘기업이 구매해 직원에게 지급’하는 방식도 한몫했다. 그러나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직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업무에서도 사용하길 원했고, 개인 사용자를 위한 기능이 매우 떨어지는 블랙베리를 원하는 ‘대중’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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