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과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꼽았다.
이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 11주년 기념식에서 “반드시 민영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민영화 절차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하반기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이루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바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지난 3일 삼일회계법인을 우리금융 매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또 이 회장은 계열사간 연계와 협업을 바탕으로 시너지 발현이 중요하다며 매트릭스 조직을 하루빨리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의 뜻대로 민영화와 매트릭스 체제 도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영화의 경우 이미 두차례 좌초됐으며, 현재도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기 때문이다 또 매트릭스 체제는 우리은행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반발이 거세 당초 4월 도입예정서 잠정 연기된 상태다.
◇민영화 작업 등 재추진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창립 11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정부에서 올해 내 완료를 목표로 민영화 절차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민영화 방법은 정부가 결정하지만 지주사에서는 민영화가 현행 법규와 제도의 틀 안에서 우리금융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3일 3개 기관의 제안서를 접수받아 선정 절차를 진행한 결과, 삼일회계법인을 우리금융 매각과 관련한 회계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은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강화해 경쟁자들을 압도한 다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식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필살기’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계열사간 영업시너지 창출을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계열사간 연계와 협업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별회사의 이해를 넘어 그룹 전체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매트릭스 조직을 하루 빨리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자산 건전성을 높일 것도 주문했다. 우리금융은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2010년 3.33%에서 지난해 1.9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경쟁사 평균인 1.2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여신 승인 프로세스와 리스크 관리 체제 등 부실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해외에서는 금융 발전이 뒤떨어지면서 성장잠재력이 큰 개발도상국에 먼저 진출할 것을 제시했다. 또 처음부터 규모가 큰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보다 중소형 금융회사를 인수해 파일럿 형태로 현지화를 실험하면서 성공 경험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금융은 규모면에서 국내 1위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지만 수익성, 자산건전성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3~4위에 머물러 있다”며 “실적에 자만하기보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또다시 신발끈을 조여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각·매트릭스 ‘뜻 이룰까?’
그러나 이 회장의 뜻대로 민영화와 매트릭스 체제 도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리금융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민영화 작업에 실패했다. 문제는 지난해와 비해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인수의사를 밝힌 3개 사모펀드사 중 최종 1개사만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 유효경쟁 무산으로 매각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하더라도 비난여론 감수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론스타 사태 등 사모펀드의 금융사 인수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 금융지주사법상 금융지주사의 우리금융 인수도 여의치 않다. 현 지주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지분의 95%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 보유 지분은 57%로, 인수를 원하는 지주사가 이를 모두 인수하더라도 38%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여야 한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신한금융은 2007년 LG카드 인수로, 하나금융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로 더 이상의 인수여력이 없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특혜시비가 일 수도 있다.
인수자금 규모가 워낙에 큰 만큼 블록세일(인수 추진기관에 지분을 나누어 매각하는 방식)에 대한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부합하지 못한다.
매트릭스 체제 도입도 지주사와 계열사간 갈등으로 여의치 않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중순부터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매트릭스 도입을 준비해 왔으나 우리은행을 비롯한 각 계열사와 노조는 지주회장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당초 4월 도입 예정이었으나 시기를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지주는 매트릭스 도입을 놓고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아직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매트릭스 도입을 위한) TF(태스크포스) 팀은 계속 운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수정안과 관련해) 현재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가지 문제를 고려했을 때 성급한 도입 추진보다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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