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와 보험회사는 상생이 가능하다.”
금융위원회 정지원 금융서비스국장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보험경영인 조찬모임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조찬모임에서는 보험연구원에서 ‘보험산업 비전 2020’을 주제로 보험 산업의 현 상황과 미래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 국장은 이날 조찬모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사회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업계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변액보험 논란에 대해 “문제는 소비자가 제대로 상품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앞으로 보험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경쟁적으로 올리며 과당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 불만을 야기하고 보험사들의 건전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김대식 보험연구원장도 조찬모임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인구수 증가나 경제성장으로 보험 산업이 성장해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보험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비전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보험산업에 대한 고객만족의 제고가 절실하다”며 “고객 관점에서 기존의 관행을 전면 재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험산업 비전 2020’의 발제자로 나선 보험연구원 경영전략실 진익 연구위원은 “외국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분야가 소비자의 보험사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이라면서 “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다양화와 새로운 보험의 개발을 통한 업무 다각화, 해외 진출 등 시장의 다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무분별한 해외진출, 대가를 치르게 될 것”
한편 김대식 보험연구원장은 보험사들이 추진 중인 글로벌화 전략에 일침을 가했다. 조찬모임 하루 전 열린 간담회에서 김 연구원장은 “국내 보험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해외진출이 화두가 되면서 너도나도 나가려고 하는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국내 보험사들은 해외시장에서 보험계약 체결에 급급한 수준”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예상 못한 문제점들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역사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성공할 확률은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시장 대신 동남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그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장은 “후진국에서는 될 것이라는 생각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어떤 시장이건 코스트를 치르게 마련이며, 지금은 이 코스트를 어떻게 줄일지 고민해야 할 단계”라고 충고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하면 나머지가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험사는 물론 당국자들도 모두 해외로 나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며 “글로벌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 화두다. 조급해하면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호주 전철을 밟아선 안돼”
한편, 보험업계가 현재의 경영성과에 만족해 변화를 게을리 하면 2020년께는 수익률이 지금의 3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6일 ‘보험산업 비전 2020’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산업은 호주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고 우려의 의견을 내놓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진익 연구위원은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경영성과를 유지하며 자산규모를 2010년 506조원의 약 3.1배인 1562조원으로, 순이익 규모는 2010년 6조1000억원 대비 2.3배인 14조1000억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보험산업의 지속성장 목표로 제시했다.
진 연구위원은 “현재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투자형 영역이 확대될수록 보험산업의 정체성이 약화될 것”이라며 “타 금융업권 수준으로 소비자의 비용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요구에 보험업계가 성공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이탈하는 호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경우 보험산업은 2020년까지 자산규모가 현 수준의 약 1.8배 903조원으로 성장하는데 그치고 순이익 규모는 70%가 급감해 2조원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진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변액보험 운용성과와 관련해 금융소비자 만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금융소비자의 소득보장을 지향하는 사적 안전망 제공자 역할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진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수수료(사업비)관련 사업관행의 개선, 사업모형 재구성, 사적 안전망 역할 확대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의 양호한 경영성과에 만족해 변화에 둔감해지는 ‘승자의 저주’를 경계해야한다”면서 “보험산업의 정체성 회복이 지속성장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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