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潛龍)’들이 움직인다

전성운 / 기사승인 : 2012-04-20 16: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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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 주자들 속속 대권도전 본격화

총선이 끝나자 정국은 ‘대선 체제’로 개편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다시한번 박근혜 위원장의 위력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대로 대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야권은 다소 혼잡한 양상이다.


당초 문재인 이사장이 가장 강력한 야권후보로 지목되었으나 이번 총선에서 부산·경남지역에서 기대이하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입지에 타격을 입었다. 한편 ‘리틀 노무현’ 으로 불리는 김두관 지사와 세종시를 중심으로 충청권을 이끈 이해찬 상임고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대권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안철수’로 귀결될 전망이다. 야권에선 “결국 문재인대 안철수 아니겠느냐”하는 말들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차지’라는 야권으로선 다소 충격적인 패배를 안겨준 총선이 끝나자 여야는 ‘대선정국’으로 들어섰다. 총선에서 ‘박근혜 파워’를 실감한 새누리당은 “모든 것은 박근혜로”를 모토로 집중하며 대권구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으나 야권은 기대에 못 미친 결과에 지도부 사퇴 등의 내흉을 겪고 있다.


여기에 지난 16일 <중앙일보>가 ‘안철수 대권 출마 본격화’라는 보도를 내보내면서 정국은 본격적으로 ‘대선’을 향해 흘러가기 시작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안철수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라”며 “안 교수와 힘을 합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 김두관·이해찬, 이대로 대권 도전?
대선 출마설이 나오면서 정치권을 요동치게 만든 ‘안철수 쇼크’ 때문인지 기존에 강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외에도 김두관, 이해찬 등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속속 대권도전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먼저 ‘리틀 노무현’이란 별명을 가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대권 행보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창원·광주·서울을 도는 릴레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6월9일 전당대회 이후로 잡힌 민주당 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이는 대선 출정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선 “김 지사 측이 대전에 있던 자치분권연구소를 지난 2월말 여의도로 이전하는 등 사실상의 대선 캠프를 차렸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노 전 대통령처럼 민주당의 적지인 PK(부산경남) 출신인 김 지사를 두고 일부에서는 PK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둔 문재인 고문의 대안이라는 평도 나온다. 다만 김 지사는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가 없고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지사직을 중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큰 측면도 있어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말도 나온다.




이해찬 상임고문도 대선 레이스에 곧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에는 이 고문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세종시에서의 승리를 기점으로 대권에 직접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충청권에서의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지역적 영향력이 큰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측은 일부 언론의 이 상임고문 ‘대선출마설’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한 측근은 “이 고문은 당내에 좋은 대선 후보가 많이 있어 본인이 직접 대권경쟁에 뛰어들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당권 출마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현재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인 문재인 이사장 역시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5일에도 “국회의원 한 번 하려고 정치를 한 게 아니다”고 말해 대선출마 의지를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출마와 관련해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 지 결정해야 할 때가 됐다”며 “무겁게 신중하게,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동영 전 의원, 정세균 상임고문 등이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 대권 경선 주요 변수 ‘원내대표’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오전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야권 대선후보급으로 평가받는 인물들에 대해 나름의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아무래도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처럼 혼자서 독주를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인물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국민적 검증을 받고 또 몇 사람의 잠룡들이 함께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두관 지사에 대해서는 “이장에서 출발해 군수, 장관, 도지사가 됐다. 특히 여성분들이 김두관 지사 인상이 어쩐지 대통령감이라는 말도 하더라”라며 높이 평가했다. 이해찬 의원에 대해서도 “원로시민사회운동가나 명망가들과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이해찬 삶의 이력, 민주화를 위한 경력, 실력으로 보면 대통령 후보로서 적임자라는 말이 나와 (이해찬 의원에게)전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도 “우리 문재인 의원 같은 경우도 상당히 맑은 분이므로 지금처럼 아주 혼탁한 한국 사회에 그런 맑은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서도 “그분의 학력이나 경력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명숙 대표의 사퇴로 전열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선 향후 당 지도체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시지도부 구성을 놓고도 ‘문성근 대표대행 체제’와 ‘지도부 총사퇴 이후 비대위 구성’ 방안을 주장하면서 대립했다. 이후 민주당은 오는 6월 전당대회에 앞서 다음달 초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일시적으로 당을 이끌어가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선 누가 원내대표를 맡아 비대위를 이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에 이전을 책임질 불과 1개월짜리 임시지도부지만 대선을 앞두고 향후 선출될 지도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사실상 대선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누가 되는지에 따라 대선 경선 때 유리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대중적인 인기나, 대여 투쟁력 등도 봐야 하기 때문에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친노무현’ 대 ‘비노무현’ 본격화
한편, 박지원 최고위원은 손학규 전 대표과 지난 17일 단독 회동을 가졌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회동에 대해 “그냥 얘기를 좀 나눈 것”이라며 최근 당 분위기 등 현안 위주로 대화를 나눴음을 시사했다. 손 전 대표 측 역시 이들의 만남을 확인했다. 이번 만남에 앞서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해 사전 논의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손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만난 것”이라며 “두 분이 단독으로 만나 점심을 먹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야권통합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관계가 틀어진 바 있다. 당시 박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대선 지지도 철회했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손 전 대표와 유력 당권주자인 박 최고위원의 단독 회동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의 회동이 새로운 지도부 체제 구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노(비노무현) 세력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앞서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친노’ 세력인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은 총선 패배 후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향후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로 부터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전략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행은 지난 17일 언론사 파업 현장을 순회하던 중 사전 예고 없이 여의도공원으로 향해 즉석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MBC기자들 100명이 징계를 받으면서도 언론 자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4년, 정말 쪽팔려서 못살겠습니다” 등 발언으로 공원 나들이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민주당의 광장정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여의도공원으로 나와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고, 문 대행은 당 일정과 겹치지 않는 선에서 매일 여의도공원으로 나가 ‘광장정치’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는 패배했지만 곧바로 대선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당 바깥의 목소리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이를 향후 전략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나름 자신에게 익숙한 문법을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 같은 외부 행보에 대해 “(문 대행의)당 대표 대행 기간은 비록 20일 정도지만 정당의 담을 낮추고 문을 활짝 열어놓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에게 가까이 하고자 하는 격의 없는 행보”라고 강조했다.



◇ “안철수, 야권 합류하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경선’의 흥행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참여해 북적북적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논의는 결국 ‘안철수’의 야권 합류 여부로 결정될 전망이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 1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의 정치권 합류와 관련해 “민주당 내 대선주자들이 받고 있는 지지와 안 교수의 지지가 합쳐져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안 교수와 힘을 합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쪽과 안 교수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 만나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그가 민주당에 들어와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 후 단일화 하는 방법이 있다”면서도 “정치에 들어선다면 시기와 방법은 그 분의 판단과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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