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에서 고용과 건설 등 내수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주재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GDP)을 3.7%에서 3.5%로 수정했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6%였으므로 큰 차이는 없다”면서 “단지 전보다 내수 기여도가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수출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수출보다는 내수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고용이나 건설 쪽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과 내수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각 국가 및 지역별로 경제 여건의 차이가 있지만 유로지역의 경기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 및 실물경로를 통해 신흥국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자본시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대외 여건이 급변할 경우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고용사정 개선과 금융기관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가 단기간 내에 부실화될 위험은 크지 않지만 주택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정부부채의 경우 재정수지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김 총재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미국 사람들로만 리서치를 하다가 최근에는 중국 사람 등이 많이 가 있다. 우리도 진출해야 한다”며 “한국은행도 리서치 부문을 개방할 필요가 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소영 서울대 교수와 김종일 동국대 교수,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 양원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장,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 최재덕 해외건설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김 총재는 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본부에서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설비 투자 등 내수를 중심으로 3%대 중반 수준의 성장을 보이겠지만 유가 상승 압력과 유로지역 재정위기 전염 가능성 등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을 감안할 때 당분간 성장 경로는 하방 리스크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 등으로 성장률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적인 요소 투입 주도형 성장에서 질적인 생산주도형 성장으로 이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노동 투입의 양을 늘리기보다는 주어진 노동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인적자본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연구개발 및 혁신기술 투자를 통한 요소 투입의 질적 개선을 통해 생상선 향상이 성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낮고 부채의 대부분이 상위소득계층에 69% 집중돼 있다”며 “무시할 문제는 아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대 인플레 두 달째 3%대…체감물가 ‘개선’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석 달째 하락했다. 국제 유가가 여전히 걱정꺼리지만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체감경기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4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연 평균 3.8%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4.1%를 기록한 뒤 2월 4%, 3월 3.9%에 이어 석 달째 하락한 수치다.
특히 구간별로 “향후 4%를 초과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 비중은 41.1%로 한 달 전보다 11.5%포인트 줄었다. 반면 “3~4%에 머물 것”으로 기대하는 소비자 비중은 40.9%로 9.4%포인트 증가했다. 정귀연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국제 유가 문제가 잠재돼 있지만 지난 3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2.6%, 2.8%를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기대 물가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개월 후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4로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반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줄곧 100을 밑돌았지만 올해 2월부터 기준치인 100을 웃돌고 있다.
현재 경기판단CSI는 77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상승했고, 향후경기전망 CSI는 8포인트 상승한 90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체감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연초 이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는 추세다.
반면 물가수준전망 CSI는 137로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해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지난달보다 소폭 줄었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87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고, 생활형편전망 CSI도 97로 전월 대비 3포인트 높아지면서 부정적 전망이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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