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는 와인의 사례에서 보듯 주류 소비문화가 점차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단순히 연산 위주로 술의 질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었던 국내 위스키 시장이 더욱 고급화·차별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러 곡물로 만든 원액을 섞어 제조한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맥아만으로, 한 증류소의 원액으로 제조한 싱글몰트 위스키의 영역이 위스키 시장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 아직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 정도이지만,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가 보여주고 있는 성장세는 무시할 수 없는 기세다.
더욱이 주로 유흥주점에서 ‘폭탄주’로 소비되는 양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보통 위스키와는 달리, 바 등에서 그 자체의 풍미를 즐기기 위해 마시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룬다는 측면에서 위스키 시장이 다변화하는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섞이지 않은 독특한 맛과 향…싱글몰트 위스키
위스키는 맥아 이외에 옥수수·귀리·호밀 등의 곡류를 이용해 만든 그레인(Grain) 위스키와 맥아로만 만든 몰트(Malt) 위스키로 구분되고, 그레인위스키와 몰트위스키를 섞은 것이 시중의 스카치위스키의 대부분인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다.
이와 달리 몰트위스키 중에는 두 곳 이상의 증류소에서 증류된 몰트 원액을 섞은 퓨어몰트(Pure Malt) 위스키가 있고, 하나의 증류소에서 증류된 몰트 원액으로만 만든 것이 있는데 이게 바로 싱글몰트(Single Malt) 위스키다.
대량 생산체제를 기반으로 개발된 블렌디드 위스키의 경우 여러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원액들을 섞기 때문에 맛과 향의 일정함은 유지되지만 독특한 개성이 약한 반면,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나온 몰트 원액으로만 만드는 만큼 증류방법, 원료, 숙성방식 등에 따라 맛과 향 등에서 강한 개성이 드러난다. 이 때문에 향이 좋아서 마신다는 이들과 오히려 향이 강해서 싫다는 이들이 반반이다.
한 가지 원액만으로 만드는 만큼 싱글몰트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같은 숙성연도의 제품이라도 30% 정도 값이 비싸다. 비싼 위스키 중에서도 고가인 만큼 소비자의 접근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이 쉽게 큰 폭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제품마다 가진 독특한 향미를 비롯해 생산량·가격 등의 제한된 조건 때문에 유흥주점의 소비량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못했다. 대신에 국내에 진출한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업체들은 주로 바나 호텔 등 마니아층을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나가고 있다.
시장은 작지만…성장세는 큰 폭 확대
아직까지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의 비중은 미미한 상태이지만 최근에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의 경우를 보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싱글몰트 위스키 붐이 일어나는 만큼,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몰트위스키의 비중은 0.7%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4년까지 국내에서 몰트위스키의 성장률은 마이너스였지만 2005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3.3%, 17.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에는 시장 성장률이 40%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국내에 수입·판매되고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글렌피딕과 맥캘란, 글렌모렌지, 싱글톤, 글렌리벳 등 5가지 정도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는 전체 싱글몰트 위스키 판매량인 약 2만 상자가운데 글렌피딕이 1만여 상자로 절반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맥캘란이 6700상자 정도로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의 경우 글렌피딕은 지난 7월까지 판매량이 매달 1000상자를 넘어서면서 지난해보다 훨씬 실적이 뛰어올랐으며, 맥캘란은 11월까지 1만 1000상자 정도를 판매해 역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판매량이 상승한 것으로 각각 집계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시장의 성장세에 글렌피딕은 11월에 새로 바뀐 병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또 맥캘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 번째 55년산 한정품을 선보이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유흥업소 등 기존 주류시장에 편입해 영역을 확보해나가기보다는 소비문화를 바꿔나가면서 전체 싱글몰트 시장 자체를 키워 소비자를 창출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가 주로 유흥주점에서 팔리는 문화가 지속되는 한 싱글몰트 위스키가 대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바 문화가 확대될수록 싱글몰트 위스키의 수요가 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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