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대규모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저축은행 인수가 붐을 이루면서 국내 M&A(기업 인수·합병)시장에서 저축은행 매물이 나올 때마다 대부업체가 인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J트러스트와 아프로파이낸셜 등 대부업체 2곳은 자산규모 총 1조3000억원의 여신전문회사 씨티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 등 인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규제가 까다롭고 금융당국의 개입도 많기 때문이지만 대부업을 탈피해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 <편집자 주>
그동안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인수에 참여해온 대부업계가 대형사를 중심으로 여신전문회사 인수를 통한 시장진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지역 여신전문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씨티캐피탈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J트러스트와 아프로파이낸셜 등 대부업체가 2곳이 미국 씨티그룹 본사에 씨티캐피탈 인수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돼 양사간 치열한 인수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씨티캐피탈의 자산은 1조3000억원 정도로 매각가격은 대략 1000억원대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 대형 대부업체가 벌이는 씨티캐피탈 인수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J트러스트와 아프로그룹 등이 최근 들어 잇따라 금융회사 인수전에서 참여하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M&A시장에서 저축은행 등 매물이 나올 때마다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대부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 위주의 공격적인 영업행태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면서 "이 때문에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회사 등을 인수해 업종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J트러스트와 아프로서비스그룹간 금융회사 인수경쟁은 각자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J트러스트가 잇따라 인수전 승자가 되면서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일본 대부업계 5위인 다케후지 인수전에서는 치열한 경쟁 끝에 J트러스트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양사는 작년말 아주캐피탈 인수전에서 또 다시 경쟁을 벌였는데 아주캐피탈은 결국 J트러스트로 인수됐다. 반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최근 동부캐피탈 인수를 추진했지만 동부화재가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로 재편입될 전망이다.
◇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주목
이와 관련 대부업체가 잇따라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자산을 이동시키면서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부업체에서 자산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11월 기준 10조642억원으로 전월대비 3.4%, 총 3316억원이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여수신을 취급하는 금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여타 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은행은 1.2%, 신용협동조합이 0.8%, 새마을금고 0.7%, 상호금융 0.5%에 그친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가 러시를 이뤘던 작년 6월부터 시작돼 6월말 8조8000억원을 기록한 뒤 5개월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를 반증하듯 웰컴론은 작년 5월 해솔·예신저축은행 등을 인수했고 7월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따라서 대부업계는 저축은행 인수에 앞서 대부업 자산 축소나 잠정적인 대부업 중단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저축은행 인수 뒤 대부업 고객을 저축은행 거래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39.4%의 이자상한이 적용됐던 대부업 고객들은 연리 25∼29.9%대 저축은행 신용대출 고객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러시앤캐시의 자산규모가 2조원에 달하고 웰컴론의 경우 50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는 대부업 자산이 감축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이며 "외면적으로 위험하게 보일 수 있지만 대부업을 이용해왔던 고객들의 이자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잘못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 금융위, 대부업체계열 저축은행 점검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통해 늘어난 외국계 또는 대부업체 계열의 저축은행에 대한 점검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최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해 상반기 안으로 2010년이후 일본·홍콩 등 외국자본에 넘어간 7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인수한 2개 저축은행 등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이들 저축은행의 공격적 영업방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제기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필요시 관계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작년말 기준으로 외국계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자산규모 비중은 21%, 대부업체 계열 저축은행의 비중은 4.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이들 외국계·대부업체 계열 저축은행은 개인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 효율화와 편리한 대출관행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개인 소액 신용대출에 대한 집중문제를 비롯한 새로운 위험요인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작년말 전체 금융권 대출 가운데 개인 소액 신용대출 비중은 저축은행업계 평균이 3.3%에 불과하나, 일부 저축은행은 10∼20%선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올 상반기 안으로 이들 저축은행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뒤 필요하다면 연내 관계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저축은행, 폐업 대부업체 자산인수 허용
대형사 위주로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업종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앞으로는 폐업한 대부업체 자산을 저축은행이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또한 저축은행 우량고객의 경우 오는 4월부터 일반고객에 비해 낮은 금리가 적용돼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폐업한 대부업체 자산을 저축은행이 인수하면 대부업 이용고객이 자연스럽게 제도권 금융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을 올 들어 시행하고 있다.
또한 당국은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정상 상환여신에 대해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을 통해 대출금리 인하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이는 저축은행 대출 가운데 정상적으로 원리금이 납부되는 여신을 6억원을 기준으로 구분, 2년이상 연체 없이 원리금이 상환되는 경우 자산 건전성 분류에서 예외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상여신에는 0.5%, 요주의가 2%, 고정 등급이라면 20%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 새로운 제도는 여신등급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결국 차입이 연 매출을 초과하거나 3년간 당기 순손실을 내고 경영권 문제가 있다면 정상적인 상환여부를 불문하고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되는 관행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관계형 금융 등 저축은행 자율경영 확대
당국 역시 연체 없이 상환능력이 충분하다면 저축은행이 자율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 상환 능력 평가권한을 부여, 장기 우량고객에게 금리인하 등 혜택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분기별로 조정되는 자산 건전성 분류관행을 고려하면 빠르면 오는 4월부터 저축은행 우수고객에 대한 금리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관계형 금융(Relationship Banking)' 허용범위는 대출자와 장기간 거래관계와 현장탐방을 통해 확보한 비재무 정보를 근거로 하는 만큼 저축은행 영업지역 내 여신으로 한정된다. 또한 이 같은 메리트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당국은 대부업 폐업을 위해 기존 자산을 저축은행이 인수토록 허용해 기존 대부업 이용고객이 저축은행 개인 신용대출 고객으로 편입돼 금리인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대출채권을 잔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외부평가기관에 받도록 한 평가규제 역시 면제돼 저축은행 영업의 자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비롯한 대출 중 이자수익 외에도 성공보수를 허용한 점도 주목되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 대주주의 적격여부를 심사하는 자격심사의 경우 금융위가 60일이내에 승인하도록 기간을 단축시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저축은행의 자율 경영을 확대한 점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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