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호, ‘서울시 대변화’ 예고

이민호 / 기사승인 : 2011-10-28 10: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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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정책 백지화…무상급식 본격 추진 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서 서울시정에 변화의 태풍이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박 서울시장은 한강르네상스 등 오세훈 전 시장의 주요시책을 전시성·토건성 사업으로 규정하고 대다수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 행정1·2 부시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인사·조직개편도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인사개편을 급하게 안할 생각이라고 밝혀 조직개편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선거의 시발점이 됐던 무상급식 추진은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박 시장이 취임 후 첫 결재한 안건은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으로 이를 위해 예산 185억원을 시교육청에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 뉴타운 사업도 전면 재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반값 등록금·보육문제 등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임기간이 짧고, 현실적으로 공약과 시정방향이 일치하기는 어려워 박 시장이 시정을 꾸려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세훈 정책, 전면 재검토


▲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별관으로 출근 환영인사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재임시기인 지난 10년간 서울시 부채가 6조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며 전시성·토건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임기 중 부채 7조원을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우선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인 양화대교 공사는 진행된다. 박 시장은 양화대교 공사를 중단해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서울시가 양화대교 상판을 다 뜯어놔 완공할 수밖에 없다고 물러선 바 있다.


또 6735억원을 들여 한강대교 인근 노들섬에 한강예술섬을 만드는 사업은 백지화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한강예술섬 사업은 접근 교통망이 부족해 교통망 개선 사업 등을 하려면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추가로 든다며 낭비성 사업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미 완공된 한강공원 세빛둥둥섬 운영방침도 공공성에 중점을 둬 변경될 전망이다.


아울러 임기내 부채 7조원을 상환하기 위해 마곡·문정지구 용지를 매각하고 SH공사의 사업구조가 개편된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상적인 방향에서 공약을 제시했다”면서도 “토목 건설 부분을 전면 개검토하는 과정에서 매몰비용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와 미래 지향적인 측면에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대폭적인 조직·인사 개편 이뤄지나


대폭적인 조직과 인사개편도 예상된다.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당적을 가진 시장이 서울시를 운영하는 동안 고속승진했던 일부 고위간부들의 2선 퇴진과 비대해졌던 조직의 축소가 점쳐진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권영규 행정1부시장과 김영걸 행정2부시장은 벌써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해졌다. 이에 박 시장은 사의를 받아들여 청와대에 면직을 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부시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사표수리 여부 역시 대통령이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전체적인 조직개편을 위해서는 시의회 동의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취임 직후 인사와 조직 개편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도 인사개편과 관련해 “인사를 급하게 안할 생각”이라며 “간부님들 모두 맡은 자리에서 새로운 분위기로 일 해달라고”고 당부한 바 있다.


◇무상급식 추진 본격화


박 시장이 취임 후 첫 결재한 안건은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안’이다.


박 시장은 27일 첫 출근해 시청 서소문별관 간부회의실에서 시정현안 업부모고를 받고 내달부터 초교5·6학년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185억원을 시교육청에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예산은 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안과 함께 증액편성했으나 오세훈 전 시장이 집행부 동의 없는 증액은 불법이라며 집행을 거부했던 것이다.


한편 박 시장은 무상급식 확대를 위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시예산 3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서해 뱃길사업과 한강 예술섬 사업 등 토건성 사업을 줄여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타운 사업 노선변경 불가피


뉴타운 사업도 전면 재검토된다. 현재 뉴타운 촉진구역 241곳 중 70곳은 조합추진위원회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신주거정비 5대 추진방향’에 따라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원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박 시장이 뉴타운 같은 일괄개발에 반대하고 있어 노선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매입임대주택, 공공원룸텔 등 새로운 임대주택을 포함한 공공임대주택 8만호가 건설된다. 임대주택 8만호는 기존 서울시 임대주택 공급계획 6만호에 2만호를 더한 것이다.


또 세입자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전세금보증센터와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반면 노원구 등 강북 지역 일부 주민들이 요구해온 ‘비(非)강남 지역 아파트 재건축 허용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20년으로 완화해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 후보는 제2의 뉴타운이 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임기간이 짧기 때문에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사업을 새로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보육문제 해결 등 ‘현실 가능성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서울시가 운영 중인 시립대 등록금을 반값으로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박 시장은 21일 시립대 총학생회와 함께 4년 동안 등록금 반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진행했다.


심각한 보육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643개(수용인원 5만5000여명)로 전체 어린이집의 11%에 불과한 국공립 어린이집이 30%까지 확충된다. 지역별 격차를 해소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별로 2개 이상이 지어진다. 서울시 확충계획 1000개보다 700개를 더 짓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조적 청년 벤처기업을 1만개 육성하고 다양한 사회적 창조직업을 개발한다. 사회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서울시와 산하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추진될 전망이다.


또 영세 중소상인들을 위협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확장 자제를 유도하기 위해 유통상생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도 지사에게 사업조정권이 위임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이 밖에 내달 10일이 제출기한인 예산안과 관련해 박 시장은 “시의회와 중간협의도 하겠지만 우리 안이 어느정도 완성돼야 하니 특별히 신경 써 달라”며 “복지는 예산이 수반돼야 하고 부채도 줄여야 하니 양면의 압박이 있을 텐데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시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당선된 순간 정치인에서 행정인이 된다”며 “공약에 나와있는 내용과 실제 시정방향과 일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20조원의 예산을 보는 순간 자신의 재량이 얼마나 적은지 알게 될 것”이라며 “내년 예산 편성에 들어가겠지만 어차피 시 관료들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어 크고 색다른 사업을 벌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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