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카드수수료 인하 압박이 강해지면서 카드사들과 자영업계간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최근 중소가맹점 기준을 기존 연매출 1억2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카드수수료율도 1.80%로 낮췄다. 그러나 중소가맹주들은 여전히 1.50% 수준으로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와 한국관광호텔업협회도 카드사들을 상대로 수수료 인하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종별로 수수료율에 차이를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업종별 수익·대손비용에 차이가 있고, 일괄적으로 1.50%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낮추면 적자가 예상돼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에 대한 미봉책으로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한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카드사와 가맹주들의 다툼에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소비자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직능단체·의협·호텔업 ‘우리도 1.50%로 낮춰달라’
그러나 최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이하 직능단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한국관광호텔업협회 등도 카드사들을 상대로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일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단체에 따르면 오는 30일 서울 중구 장충실내체육관에서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을 예정이다.
직능단체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을 비롯해, 학원업, 안경업, PC방업 등 업주들로 구성돼있다.
이날 대규모 집회에는 약 5~1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참여못한 업주들은 약 500만명으로 이날 단체휴업을 통한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또 이번 집회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내년초까지 전국을 돌며 릴레이 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요구사항 역시 카드수수료율을 1.50%로 낮춰달라는 것이다.
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유흥 및 사치업의 경우 이용료와 봉사료 등으로 4.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학원은 3.0~3.5%다”라며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이를 사치업으로 규정짓고 고수수료율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의협도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고 나섰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흔히 말하는 동네의원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50~2.70% 수준이다. 이는 의료업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들의 수수료 인하는 어려운 경영환경과 1차 의료기관 지원 및 육성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주장했다.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은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역설적이게도 의료업 부문 중 가장 높은 2.5%~2.7% 수준(종합병원 1.5%, 일반병원 2~2.7%)으로 의원급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1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건강에 기여하고 있는 공익적 성격을 고려해 현행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인하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원급(동네의원)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저소득층 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꾸준한 치료와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서민들의 의존도가 높은 동네의원들의 의료서비스를 지속 가능토록 하기 위해서는 의원급에 대한 재정적 지원책은 물론, 대형병원들과의 차별성을 감안해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조치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국관광호텔협회도 금감원, 여신금융협회 등 관계기관에 ‘호텔업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2010년 여신금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숙박업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은 3.13%~3.50%로 카드사들이 호텔을 유승사치업종으로 분류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협회는 외화가득률과 고용창출 등 사회기여도 높고, 업종별 형평성 및 미래지향적 선진산업육성기여도를 감안했을 때 수수료율을 1.50% 이하로 조정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사, 부가서비스 제한…‘결국 피해자는 고객’
이 같은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카드사들은 “더 이상은 인하 못한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번 중소가맹점 확대와 수수료 인하 등 조치를 취했고 업종별로 수익과 대손비용 등이 다른데 이를 똑같이 하라는 것은 무리”라며 “모든 업종에 1.50%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적자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금도 1종, 2종에 따른데 카드사만 수수료율을 통일하라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이번 만큼은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카드수수료율을 인하한 만큼 이에 따른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한하고 나섰다.
롯데카드는 내년 5월부터 롯데월드 무료입장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역시 내년 4월부터 현대오토인슈-현대카드에 제휴됐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서비스가 종료된다.
하나SK카드의 내달부터 빅팟 카드는 월 2회 외식 10% 할인서비스를 월 2회 최대 1만원으로, 커피 무제한 10% 할인서비스는 월 4회 최대 5000원으로 제한한다.
삼성카드는 내년 5월부터 삼성카앤모아카드 등 제휴카드 7종에 대해 기존 멤버스주유소에서 리터당 20∼40원 할인해주던 것을 중단키로 했다. 신라호텔 제휴서비스도 내년 3월부터 종료된다.
또, 신한카드는 내년 4월부터 신한 4050카드 사용히 제휴학원 10% 할인 서비스 조건을 기존 일시불·할부이용 금액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렸다. KB국민카드 역시 굿데이 카드의 주유·통신·대중교통 등 할인서비스 조건을 기존 전월 실적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이 외에도 카드포인트 적립서비스 제한, 각종 무료서비스 제공 등 카드사들이 서비스 제한에 나서 고객들은 카드 서비스 혜택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와 카드가맹주간 갈등에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다.
천호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여, 34세)는 “카드 수수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카드사들의 실적이 충분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카드사들이) 각종 서비스를 제한한다고 손님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 마다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L광고회사에 다니는 오 모씨(남, 31세)는 “카드 수수료율이 어느만큼 부담되는 지는 주변 창업하시는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무조건적인 수수료 인하를 주장에 휴업을 하고,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핑계로 각종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이기적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맹주들과 카드사들 모두 존재하는 이유가 고객들이 있기 때문임을 잊지 말고 고객최우선 주의에서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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