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정은하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을 두고 첨예한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한방산업육성협의회를 폐지하고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가 해당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개정안에 대해 의사협회는 “기능이 중복되면 폐지하면 될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와 위원 구성, 기능 등이 유사한 한방산업육성협의회를 폐지하고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에서 해당업무를 수행토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한약사에 관한 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한약진흥재단을 한의약기술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업무·지원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의약 발전 정책의 행정 효율성과 적극적인 지원을 꾀하는 내용이다.
이에 의협은 한방산업육성협의회가 최근 1년 간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개최되지 않고 회원 구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방산업육성협의회의 폐지에는 공감하지만 역할이 다른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에서 해당 업무를 맡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의협은 한약진흥재단을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에도 반대했다. 한약진흥재단 설립은 의무규정이 아닌 선택사항이지만 개정안에선 한국한의약진흥원 설립을 법에 강제화하고 출연금을 정부가 지급토록 해 막대한 세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장원현 대한의사협회 팀장은 27일 “한의약계는 한방의약분업·한방급여·한방첩약 등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산업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돼서는 안 된다”면서 “그 비용을 난치병·희귀병·중병·노인질환 등에 쓰는 것이 도리어 국민에게 더 큰 효용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는 이와 관련해 “정부의 투자로 한의약 분야가 과학화돼 지금보다 발전하면 국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 의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면서 “현재 한의약 인적 인프라가 굉장히 잘 갖춰져 있으나 정부가 지원 의지를 보일 때마다 의협이 반대만 하고 나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각자의 분야가 발전할 수 있다면 서로 반대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의협과 한의협의 공방전은 한의물리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두고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고조되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근골격계 질환의 한의 치료 분야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범위 확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보건복지부는 한의원에서 시행하는 운동요법과 물리치료요법의 치료 효과·타당성을 검토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의학 치료는 경피경근온열요법, 경피적외선조사요법, 경피경근한냉요법 등 3가지 항목이었는데 여기에 운동요법, 물리치료요법과 같은 한의물리요법을 추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의협은 임상의학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며 급여화 추진 중단과 안전성·유효성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한의협은 국민 건강증진과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한의 물리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이른 시일 내 추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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