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대운하의 바통이 건설사들의 손아귀에 쥐어졌다. 14조원의 운하 건설비용을 100% 민자로 하면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준을 지났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4일 오전 삼청동 인수위에서 가진 신년 인사회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정부예산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할 수는 없다”며 “대운하는 100% 민자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는 환경평가나 타당성 등 기초적인 측면에서 검토할 뿐 대운하사업은 민간에 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해 현대건설 등 국내 5대 건설사가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사업 착수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국내 투자자 정부에 제안하면 정부는 타당성을 따져서 하는 것”
이명박 당선인, 핵심공약 민간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의 배경은?
그러나 이 당선인은 신년 인사회에서 “당장 이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나올지 2~3년 뒤에 나올지 모르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검토해서 정부에 제안이 들어오면, 정부가 사업 타당성 등을 따져서 하는 것”이라며 “대운하 사업은 민간의 것이니 정부에 스케줄이 없다”고 주장했다.
건설사들은 이미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상황임에도 이 당선인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척, 자신의 핵심 공약에 대해 민간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운하 찬반 논쟁
부담 덜기 위한 사전 포석?
대운하를 놓고 최근 찬반 논쟁이 치열해지자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읽히고 있다. 일단 대운하 건설 추진 여부가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사업 자체는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제안사업인 만큼, 이 당선인의 말처럼 “정부에 제안이 들어오면, 정부가 사업 타당성 등을 따져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시민단체 쪽에서는 대운하 자체를 반대하거나 국민여론수렴을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민자로 하든 정부 예산으로 하든지 사업 추진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문화연대는 지난 9일 성명에서 “생태 파괴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정책임이 불을 보듯 뻔 한 상황에서 결국 개발이익을 취할 수 있는 건설자본만 배불릴 공약”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경실련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국민들이 동의한 것이라 판단한다면 이는 국민을 무시한 잘못된 판단이다.
국민적 합의 없이 운하 건설을 추진한다면 차기 정부는 임기 내내 소모적인 논쟁과 극심한 분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며, 그 피해는 우리 후손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임을 이명박 당선인이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MB "반대 있을 수 있다. 반대위한 반대도 있다"
그러나 지난 14일 이 당선인은 “민주국가에서는 특히 중요한 사업에 대해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도 있다”며 “일부 언론은 아예 (대운하는) 안 된다는 전제 하에 보도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해 여전히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줬다.
한편, 5대 건설사들이 구성한 대운하추진 컨소시엄은 앞으로 부문별 사업성 검토를 거쳐 민자 사업 제안서 작성에 들어가 운하 추진 여부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컨소시엄, 대운하 건설사 주관사는
현대건설 내세우기로 가닥 잡아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중 토목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건설을 주관사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민자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무시된 채 강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투법상 사업은 정부 고시후 민간이 사업제안인데…
대운하 사업은 민간이 먼저 사업을 검토한다고?
민간투자개발법 8조 2항에는 SOC를 민자로 할 경우 정부가 미리 사업성 검토와 타당성을 분석한 뒤 필히 고시한 후 민간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사업시행자를 결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대운하는 5대 건설사 컨소시엄이 정부 고시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민간이 먼저 사업성 검토에 나서고 있어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는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한 물길로 연결하는 것이다. 크게는 경부운하, 경인운하, 호남운하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큰 물길은 한강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지는 경인, 경부운하다. 호남운하는 영산강 지류를 따라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측 운하건설후 문화관광벨트도 조성
당선인 측은 운하를 건설한 후 운하를 중심으로 서부와 동부로 나눠 문화관광벨트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경인운하인 한강구간은 7곳으로 나뉜다. 한강 하구인 김포, 인천에서 여주, 이천을 지나 남한강 끝 지점인 충주까지 연결된다. 경부운하인 낙동강 구간은 문경, 구미, 의령, 밀양 등 6개 구간으로 구성된다. 문경새재는 22개의 터널을 뚫어 이을 방침이다.
이 밖에 호남운하는 금강을 따라 충주~공주~부여~군산을 연결하고, 영산강을 따라 나주~광주~목포 등을 연결할 계획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당선인의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추진계획을 세우고, 내년 경부, 호남 운하 동시 착공, 2010년 말 호남운하, 2012년 말 경부운하 건설을 완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李 당선인, 대운하 '숨고르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놓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운하는 100% 민자사업"이라며 “정부가 대운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는 환경평가나 타당성 등 기초적인 측면에서 검토할 뿐 대운하사업은 민간에 달렸다"면서 "대운하 사업은 민간의 것이니 정부에 스케줄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이날 '100% 민자사업' 발언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운하 공약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대운하 시행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기업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 주도로 강행된다'는 인상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당선인 측은 대운하 추진은 국민 여론을 수렴해서 시행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대운하 공사 착공 시기를 취임 1년 뒤로 제시하는 등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인수위 측은 이날 이 당선인의 발언이 자칫 논란이 증폭되는데 부담을 느낀 당선인이 대운하 사업의 공을 기업체로 떠넘기려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즉각 부연설명에 나섰다.
강승규 인수위 부대변인은 신년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을 열고 "민자사업은 '경부운하'만을 지칭한다"면서 "공약에서도 여러 차례 호남과 충청운하는 (국가) 재정으로 보충한다고 했으니 검토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강 부대변인은 "이 당선인 발언의 배경에는 민간이 사업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 평가와 관련해 정부와 협의를 해야 하므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근거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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