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회장 '제2 세계경영' 시작됐나?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8-02-04 12: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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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美·中·베트남 등 과거 쌓았던 지인 만남위해 출국 준비

"새만금 조언하고 싶다" 국내 활동도 촉각
옛 대우맨 중심 경영연구소 등 설립 추진


"비자를 만들어야 겠다. 한 바퀴 돌고 와야겠다”


지난 연말 특별사면을 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등으로 기소돼 징역 8년6월에 17조9253억원이란 천문학적 추징금을 선고받고 1년반 동안 수감생활을 한 김 전 회장은 설 이후 미국, 중국, 베트남 등 과거 쌓았던 국가원수급 지인들의 만남을 위해 출국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사면 이후 인수위 관계자를 만나 "새만금사업에 대해 조언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재계의 관심을 끌었다.


김 전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제2의 세계경영'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지만 정착 측근들은 72세 고령이라는 점과 건강 문제 등의 이유를 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김 전 회장의 빨라진 행보


김 전 회장은 2005년 6월 귀국 이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병원과 법원을 오가며 외부와의 접촉을 끊다시피 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최근 대우재단빌딩에 마련한 사무실에 출근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그가 사무실에 나오는 날이면 법률 자문역을 맡은 장병주 ㈜대우 전 사장, 김욱한 대우재단 이사장, 백기승 대우그룹 전 홍보이사 등이 모습을 나타낸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금융권 인사들과 만나면서 국내외 자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이장호 부산은행장 등 국내 금융권 인사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또 과거 친분을 쌓았던 정ㆍ재계 인사들과 사무실 인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식사 모임을 자주 갖는 한편, 자신이 세운 아주대도 수시로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옛 대우맨'들에게 "개인적인 비즈니스가 아닌,국가간 합의가 이뤄진 사업이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참여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며 "과거 대우가 일궈 낸 해외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금만 모을 수 있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 계열사 최고경영자 였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의 자금 흐름 및 파이낸싱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3월 이후 미국, 유럽 등 세계 금융시장 흐름을 직접 보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펀딩이 가능하다면 베트남,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마지막 봉사를 해 보고 싶다는 게 김 전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의 해외 영향력은?


김 전 회장은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입안자로, 지금도 베트남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현지 인맥도 아직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전 회장은 2005년 6월 귀국 직전까지 베트남에 머물며 국토개발 사업에 대해 자문을 했었다.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이 베트남 정부로 부터 하노이 인근 수백 만평 토지에 대한 독점 이용권을 부여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카자흐스탄 등 과거 대우가 명성을 날렸던 동유럽과 CIS지역에서 에너지 개발 및 금융사업으로 재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과거 해외 도피생활 당시에도 잘 알 수 있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생활 초반 프랑스 한 모노레일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 이 회사 사외이사로 선임돼 연 30만달러의 급여를 받고, 프랑스 여권으로 활동했다.


또 최고위층과의 친분으로 골프장을 끼고 있는 태국 리조트에서도 한동안 생활하기도 했다.


김 전회장 한 측근은 "현재 국내에는 김 전 회장의 기반이 없지만, 워낙 부지런하고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을 할 지 여부는 좀 더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인의 친분과 향후 역할은?


대기업 CEO 출신인 이명박 당선인과 친분이 있는 김 전 회장의 국내 활동에 대해서도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인수위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사만금사업에 대해 조언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현욱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태스크포스(TF) 팀장은 "지난 22일 오후 시내 한 호텔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났는데, 김 전 회장이 '새만금이 잘 개발되면 좋겠다'면서 '기회가 되면 조언을 하고 싶다'라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다른 약속으로 갔다가 우연히 복도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난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이 새만금에 굉장한 애착을 갖고 있는 데다 작년말 사면복권돼 당장은 특별한 일이 없어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새만금TF 고문 위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곧 인수위 활동이 끝나는데다 TF에는 고문 자리가 없다"며 "게다가 고문 위촉 권한은 이명박 당선인에게 있기 때문에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회장의 향후 국내 활동에 대해 모두들 조심스런 입장이지만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김 전 회장 한 측근은“김 전 회장이 아직 베트남,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며“이곳에서 김 전 회장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뭉치는 대우맨


한편 김 전 회장의 의지와는 별도로 '옛 대우맨'들을 중심으로 경영컨설팅 연구소나 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영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후배 기업인들에게 전수하자는 취지에서다.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 출신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몇 대우맨들을 중심으로 경영컨설팅 연구소 설립을 위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우의 세계 경영에 대한 공과를 재평가하는 기회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오는 3월22일 대우그룹 창립기념일 행사에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옛 대우맨'들의 모임인 '우인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이번 창립기념일 행사에 직접 참석해 귀국 이후 처음으로 전.현직 임직원들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실업 창립기념일로 대우 출신 임직원들이 매년 공식적인 모임을 갖는 행사다.지난해 40주년 기념식에는 김 전 회장이 편지를 보내 "대우의 영광을 지속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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