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지난 2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자 전문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 대책이라며 시장에 주는 영향력과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은행권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온한 상황이었다. 투기지역에 위치한 시중은행 지점들에서도 고객들의 문의로 큰 혼란이 일어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았다.
3일 한 시중은행의 강남 지점은 오전 문이 열린 이후 내방한 고객은 몇 되지 않았다. 그중 대부분은 개인적인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 방문했고, 부동산 대책에 대해 물어보기 위해 온 고객은 거의 없었다.
강남에 소재한 한 은행지점의 지점장은 "전체적으로 휴가철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내점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강남쪽은 재건축·재개발 이슈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문의전화는 평소보다 다소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서초지역 관계자는 "2일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문의 전화가 2~3건 정도 왔었다"며 "평소랑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4단지 인근 지점에는 잔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전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왔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중도금 대출보증 건수도 HUG·주금공 중도금 대출보증(9억원 이하 주택)을 1인당 통합 2건 이하에서 세대당 통합 2건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평소보다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투기지역 및 재건축 이슈가 있는 지역에 문의전화가 왔었다"며 "대부분 제도 변경으로 인해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고객들이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6월19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달 강도 높은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장에 혼란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미 이달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로 알려진 데 따라 투기지역에 투자하려던 사람들은 이미 한두 달 전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한 상황"이라며 "대책 효과가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택시장은 매도자, 매수자 모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며 "매수자가 생겨야 문의가 많이 오고 할텐데, 지금은 매수자가 안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은행의 악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이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택가격 하락시에도 실질적인 손실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도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주택담보대출 성장 목표를 이미 3% 내외로 하향조정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수요 감소가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최근 3년 동안 고성장한 주택담보대출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2016년 하반기부터 신규 대출을 축소하고 이미 계약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며 "이번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의 공급 축소로 마진관리가 용이해져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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