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하는 朴 정부에 새누리당 수도권에서 폭탄세례

박진호 / 기사승인 : 2014-05-23 17: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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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인천시장 이어 경기도지사 마저 여론조사 뒤집혀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대처의 부실이 결국 선거에서의 민심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전전긍긍이다.


지방선거를 2주 앞두고, 공중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광역단체장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6곳과 5곳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머지 6곳은 여야와 무소속 후보가 오차범위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대구와 대전, 울산 등 3개 광역시를 비롯해 경상남도와 경상북도 도지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6개 지역에서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과 인천의 시장 선거를 비롯해 충청남도와 전라남북도의 도지사 선거 등 5개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6개 접전지역을 제외했을 때 수치상으로는 6대 5로 새누리당이 앞서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이슈에도 지역색을 넘을 수 없는 한계가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지역이 대부분인 지역에서 우위가 갈려있을 뿐,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많아 선거를 앞둔 10여일 간, 여야의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수도권 전패' 시나리오 엄습
새정치민주연합보다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입장이 더 다급하다.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와 인천시, 그리고 경기도지사 선거의 판세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전국 단위의 선거인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첫 번째 평가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친박계의 거두 서청원 의원이 직접 7선의 정몽준 의원에게 선거 출마를 권유했고, 경기권에서 높은 지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김문수 지사의 3선 도전을 압박하기도 했다. 서울시장과 함께 인천시장, 경기도지사를 모두 차지하며 ‘수도권 완전 장악’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올해 초, 이러한 새누리당의 전략은 어려움을 겪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높은 시정 지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대항마로 꼽히던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등이 누가 나와도 박 시장에게 이길 수 없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인천에서도 송영길 시장의 지지도가 굳건했고, 그나마 최후의 보루였던 경기도에서는 김문수 지사가 3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병국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대안으로 나섰지만 김진표·원혜영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나서고 인지도 높은 김상곤 교육감이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민주연합에 밀리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선거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정당답게 새누리당은 바로 전세를 뒤집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공약 이행’을 선언한 야당을 실리에서 압도하기 시작했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던 ‘오픈 프라이머리’와 ‘아래로부터의 공천’과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전략공천’을 꺼내들었다. 비난은 한 때였고, 실익은 확실했다.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후보로 새누리당이 낙점한 남경필 후보와 안정복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진표 후보와 송영길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압도적인 우세를 자랑했다. 바람을 타기 시작한 정몽준 후보도 한때 10%이상 벌어졌던 박원순 후보와의 차이를 좁혀나가서, 일부 조사에서는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새누리당이 그리던 수도권 완승의 그림이 잡혀가는 듯 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모든 것이 다시 돌변했다.
'세월호 참사' 역풍, 새누리당 대공황
막내아들이 SNS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관련한 글을 게재하며 파문을 일으켰던 정몽준 후보는 직격탄을 맞았다. 정몽준 후보는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 35.4%의 지지를 얻어 51%의 지지를 얻은 박원순 후보에게 15%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20%까지 벌어졌던 것에 비하면 차라리 다행인 결과다. 열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정도 차이를 뒤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정몽준 후보는 새누리당의 ‘서울시 불패지역’인 강남 3구에서도 박원순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오차 범위 내에서 송영길 후보에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정복 후보는 31.8%의 지지를 얻으며 42.1%의 지지를 확보한 송영길 후보와 10% 이상 벌어지고 말았다. 안상수 전 시장 등, 오랫동안 인천 지역에 기반을 닦으며 시장 도전에 의지를 불태우던 인물들의 반발을 배제하고 전략적으로 내세운 안정복 후보가 무기력하게 경쟁에서 밀려나면 새누리당도 입장이 난처해진다. 하지만 전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으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현 정부의 ‘안전 정책 및 대책 무능’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안정복 후보로서는 현재의 상황을 타계할 뾰족할 카드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새누리당에게 가장 충격적인 것은 경기도지사 마저도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우위를 내줬다는 것이다. 방송3사 여론조사 결과 남경필 후보는 34.8%의 지지를 얻어 35.7%의 지지를 받은 김진표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압승을 자신하고 있던 경기도지사 자리마저 역전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민심이반이 얼마나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에 새누리당과 정부는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朴 정부 실책에 여당이 피해 뒤집어 쓰는 결과 우려
이번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 하락은 후보들의 과오가 아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중앙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과 무능한 후속대책에 분노한 국민의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의 결과로 이어진다면 충격적인 패배에 대해 박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당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이미 박 대통령이 지지했던 김황식 전 총리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던 안정복 후보 역시 인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이 여론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19일 사이에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1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눈물을 보인 이후 국정 지지도 하락이 멈췄다는 결과를 볼 때, 이 결과 역시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새누리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며 선거에서의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대국민 담화 이후 정부가 보이고 있는 각종 후속 대책과 행보를 두고 진정성 문제와 실질적 문제 해결 능력을 거론하며 더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각계의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후임 인선과 인사 조치에도 기대와 호평보다는 여전히 위기의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더 높다.
심지어 박 대통령의 담화 도중 눈물에 대해서도 청와대 참모진에 의한 ‘연출’ 논란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 가운데,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호소한 새누리당의 외침에 ‘세월호 유족들의 눈물도 아직 못 닦아준 정부와 여당’이라는 호된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에서 패할 경우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겪게 될 내홍은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숱한 비난과 엇갈림 속에서도 ‘선거 필승’의 역사를 자랑했던 새누리당과 ‘선거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박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박 대통령은 집권 1년여에 대한 성과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간접 평가와 더불어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선거의 여왕’이 ‘선거의 역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세계 재난사에 기록될만한 무능한 대응으로 국내외의 비난을 받은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정부에게 미국 공화당 정권이 겪었던 ‘카트리나 모멘트’ 이상의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로 직격탄을 맞아 ‘수도권 완승’ 전략에 절대적인 위기를 맞이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남은 열흘 남짓의 기간 동안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판세 뒤집기에 나설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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