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허위·과장 광고로 고객들을 유인한 불법 의료기관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의료계의 비양심적 행보에 제동을 걸지 이목이 쏠린다.
8일 보건복지부는 의료전문 소셜커머스·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의료법상 금지된 과도한 환자 유인, 거짓·과장 의료광고를 한 의료기관 318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해 과도한 가격할인(50% 이상), 각종 검사나 시술 등을 무료로 추가 제공하는 끼워 팔기, 친구나 가족과 함께 의료기관을 방문 시 각종 혜택을 부여하는 제3자 유인, 시·수술 지원 금액을 제시하는 금품제공 등으로 환자를 유인했다.
복지부는 적발된 의료기관을 관할 보건소에 알려 법령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환자 유인행위는 의료인 자격정지 2개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까지 받을 수 있다. 거짓·과장 의료광고는 의료기관 업무정지 1~2개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5·6월에는 성형 쇼핑몰에 수수료를 주고 환자 유치를 의뢰한 성형외과 의사 40여명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약식 기소됐고 성형수술 후기 공유 앱에 허위로 환자들의 후기를 꾸며 올린 혐의로 성형외과 원장과 의사 등 58명이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 의료광고가 성형·피부·비만·미용, 라식·라섹, 치아교정·한방 등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와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30분 만에 10년이 젊어진다’거나 ‘한 번 시술로 여드름이 사라진다’는 식의 허위·과장 광고는 의료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와 함께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한다. 비급여 진료항목을 반값 이하로 깎는 할인행위도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유도할 수 있다. 김태영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이는 의료시장 질서를 해할 수 있는 환자 유인 행위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의료계에선 소셜커머스나 모바일 앱,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할인이벤트, 사용자 후기 등 신종 성형광고가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태영 사무관은 “2015년 12월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와 자율심의로 바뀐 이후 의료법 위반 광고가 부쩍 많아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불법 의료광고 조사는 부작용 설명을 누락하고 효과·안전성만을 강조하는 사례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며 치료결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면서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인에 비해 적은 정보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객관적인 정보가 제공돼야 환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의료계에서도 엄중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현재 성형외과의사회는 불법 의료광고 같은 비윤리적 행동을 한 의사에게 징계를 하고 있다”며 “재발되지 않도록 대회원 공지를 하고 있고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의 의료법 위반 사항 적발 시에도 관할 행정 기관에 고발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허위 후기 광고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니 만큼 정부의 엄중한 조치 또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무분별한 광고가 확산되면서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면서 “사후 모니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내부에선 의료광고 사전심의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남인숙 바른정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독립된 자율심의기구를 통해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를 부활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앞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취지와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이 통과돼 의료광고 사전심의제가 부활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보니 환자가 없는 것보다 차라리 환자유치를 한 이후에 벌금을 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병원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환자 피해 속출 등 의료계에서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사전심의제가 부활하고 불법광고도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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