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토해양부에 '날선 경고'

토요경제 / 기사승인 : 2008-03-24 17:58:23
  • -
  • +
  • 인쇄
취임 이후 '머슴론(論)' 등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주의 타파를 강조해 온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국토해양부에 날선 경고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받을 때마다 공직사회의 실용성과 효율성 강조 차원에서 공무원들을 매섭게 질타했다.

그러나 이날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는 예산 대폭 삭감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발언 수위를 대폭 높였다.

원색적인 발언은 없었지만 특유의 직설 화법은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건설업체 CEO 출신으로 '규제'라면 진저리를 치는 이 대통령이 건설교통부를 전신으로 하는 국토해양부를 향해 '작심 발언'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딱 한달이 됐는데, 조직 통폐합 개념의 취지에 맞지 않게 조직관리를 하는 부서가 있다"고 포문을 연 이 대통령은 "유심히 각 부처에서 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끼리끼리 하면서 부적절한 조직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을 만들어서 해 나가는 경제 부처도 더러 있는데 어떻게 하는지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조직을 합쳤는데 그런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운영되지 않으면 조직만 방대해져서 오히려 기능이 떨어지니까 빠른 시간 내에 통합의 목표에 맞게 조직을 조정하라"고 주문했다.

곧이어 이 대통령이 제시한 것은 '섬기는 국토해양부'다. '섬기는 정부'에 발 맞춰 철저하게 수용자 입장에서 배려하는 국토해양부, '안 된다'보다 '된다'는 가정 하에 검토를 거듭하는 국토해양부로 거듭나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 여러분은 국토 이용이랄까 활용은 정부의 입장, 공급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왔지 수요자와 국민, 기업 입장에서 해 왔다고 할 수 없다"면서 "너무 규제 일변도로 했다. '된다'는 것보다 '안 된다'는 것으로 정책을 남용했다"고 질책했다.

또 "여러분이 예사롭게 '이거 안 되겠습니다'하는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절망적으로 들릴 수 있다"면서 "같은 얘기면 '검토해봅시다'하는 것이지… 안 되더라도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의 역할 재설정을 주문하던 이 대통령은 "예산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데가 국토해양부"라며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이 대통령은 차량 통과량이 적은 도로에 톨게이트를 짓는 것을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꼽으면서 "여러분이 생각을 바꾸라"고 종용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말 쯤 전 부서를 검토 및 평가하려 하는데, 과거 같이 형식적인 평가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를 갖고 (업무를) 했는지 평가할 것"이라며 "손톱만한 피해도 안 입으려고 하고, 무사안일하게 해서 그 부서가 인정 받던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의욕적으로 일하다가 본의 아니게 실수하더라도 용납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직사회 비리는 철저하게, 과거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처벌을 하는 법적 조치를 하되 일을 하다가 선의의 실수를 할 때에는 비리와 구분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