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국방부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교환계약을 체결한 롯데가 기어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중국의 소비자와 기업·언론·정부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롯데를 향한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측은 롯데 뿐 아니라 삼성·현대 등 모든 한국 기업들에 대한 보복을 시사해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측의 보복이 거세질 전망이지만 롯데와 우리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와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경북 성주C.C.와 유휴 예정 군용지인 경기도 남양주 부지를 교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5월에서 7월 중 사드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지난 1일 롯데를 향한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 되면서 향후 중국과의 경제관계에 우려를 낳고 있다.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결정이 난 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징동닷컴에서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해오던 롯데마트관이 지난달 28일 갑자기 폐쇄했다.
또 징동닷컴 내에서 유명 한국 브랜드 상품이 일부 사라지는 등 한국 업체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징동닷컴은 지난 2015년 롯데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지속해서 협력을 모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징동닷컴에서 지난해 7월부터 중국 롯데마트관을 운영해 왔는데 어제 저녁부터 징동에서 이를 폐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 징동 측은 폐쇄 이유와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웨이보에는 ‘중국을 떠나라’는 2만여개에 달하는 중국인 네티즌의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사드 문제와 관련해 외국 기업의 성공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달렸다며 사실상 롯데를 겨냥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외국 기업은 중국에서 경영할 때 반드시 법과 규정을 지켜야하며 외국 기업의 중국에서 경영 성공 여부는 최종적으로 중국시장과 중국 소비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이같은 압박은 롯데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번질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1일 사설을 통해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중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제재는 불가피해졌다”며 “관광, 영화, 드라마 등 한국이 일방적으로 손실을 입을 분야부터 시작해 한국과 장기 대치 국면에 빠져들 준비를 하고 한국이 내상을 입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은 이런 롯데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시평을 통해 “사드 배치가 중국의 뒤통수를 치는 격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롯데의 경솔한 결정은 분명 앞잡이 행위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같은 전방위 압박에 대해 한국 정부나 롯데 등은 별 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성주골프장은 이제 우리 손을 떠났다”며 “이후 사드 관련 진행 상황은 사실상 롯데와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 등 대응 조직을 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보복’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주중 공관, 관계부처, 유관기관 간 협업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고 중국측 조치들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으면서 관련대책을 충분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무역기구를 통해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의결과를 봐야겠다”면서도 “중국 측 조치들이 관련 국제 규범에 저촉되는지 법적 검토가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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