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28일 오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전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선고 이후 충격에 빠진 임직원들을 다독이고 의지를 다지는 내용이다.
권 부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지금 회사가 처해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며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업의 CEO가 하기에 적절한 말인지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고개만 살짝 돌리면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업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 후 주요 매체들은 삼성전자의 앞날을 걱정하는 기획기사들을 내놓고 있다. 총수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사업이나 M&A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이나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민첩하고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진출이 중요한 만큼 빠른 결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그 중요한 결정을 오너 한 사람에게 의존해왔다면 삼성전자를 그리 튼튼한 기업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곧 노키아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를 기업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오너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있고 한화도 김승연 회장의 부재 당시 비상경영위원회를 만들어 회사를 꾸려나갔다.
어쩌면 이 부회장은 꽤 오래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1심에서 선고 받은 5년형이 확정될 경우 장시간 자리를 비운 뒤 글로벌 무대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최종 형량은 이보다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최소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부회장이 없는 삼성전자를 대비해야 한다. 권 부회장의 독려도 중요하지만 총수 부재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스마트폰과 반도체 시장에서 보여준 혁신만큼 ‘경영혁신’도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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