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제주삼다수 위탁판매권 입찰전이 시작됐다. 약 7500억 원 규모의 국내 생수시장에서 연 매출 3000억 원에 달하는 압도적 1위 브랜드다. 다만 판권 입찰 경쟁은 당초 예상과 달리 흥행이 저조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30~31일 이틀간 제주삼다수의 제주도 외 지역 위탁판매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을 받는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이 오는 12월 14일 만료되는데 따른 것이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2년 4년 만기의 삼다수 판권 계약을 따냈으며 판매 목표치 달성 시 1년을 연장하는 조건에 따라 올해까지 총 5년간 운영해왔다.
광동제약은 삼다수를 통해 2013·2014·2015년 각각 1257억·1479억·167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는 1838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광동제약 전체 매출(6363억 원)의 29%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다수 까다로운 입찰조건 “너무하네”…입찰전 ‘미적지근’
삼다수 판권 입찰전에 누가 뛰어들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우선 현재 삼다수 판권을 가진 광동제약은 이미 입찰에 다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5년 간 삼다수를 안정적으로 키워왔고 품목 도입·사업 확장 등을 통해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는 광동제약 입장에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크라운제과도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현재 입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현재 음료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삼다수를 통해 생수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2년 당시 삼다수 위탁판매 공모에 참여했다 고배를 마신 롯데칠성·코카콜라음료도 입찰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유력하게 거론됐던 웅진·샘표식품, 남양유업, 아워홈 등은 이번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대규모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 농심, 동원F&B, 오리온 등 대형식품 업체들도 삼다수 유통권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삼다수 판권을 가져올 경우 단숨에 생수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수 있지만 판권 계약 기간이 제한돼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1998~2012년 삼다수를 판매해온 농심의 경우 판권계약 종료 후 매출은 물론 삼다수 유통을 위해 키워온 물류시스템·인력 등이 골칫거리로 작용했다. 결국 농심은 판권을 광동제약에 넘겨준 직후인 2012년 말 중국에 생수공장을 세운 뒤 백산수를 생산하며 삼다수와 경쟁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시장 점유율은 삼다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가파른 성장세에 있는 백산수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5년 전 삼다수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은 법원 소송까지 불사할 정도로 치열했다. 이번 판권 입찰에서 경쟁 열기가 미적지근한 또 다른 이유는 제주개발공사가 내건 입찰조건이 까다로워지고 판권 확보에 따른 이익 감소가 예상된 탓이다. 먼저 2012년 당시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에서 2000억 원 이상 규모 기업으로 입찰 참여 조건이 높아졌다.
또 현재 시판하는 생수 브랜드를 가진 업체는 자체 제품과 삼다수 병행판매를 위한 브랜드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여기에 이번 입찰부터 소매용과 업소용 유통권 사업자를 나눠 선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 판권을 확보했을 때 시장 점유율은 단번에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제주도가 삼다수 프리미엄을 무기로 지나치게 높은 조건을 내세운 것이 입찰 참여 열기를 떨어뜨렸다”면서 “기존의 광동제약이 재계약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봤다.
“1조 생수시장 잡아라”…무한경쟁 불가피
생수가 돈 되는 시장으로 알려지면서 현재까지 이 시장에 뛰어든 업체만 70여 곳, 무려 200여개 브랜드가 탄생했다. 새롭게 생수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 사업을 재편하는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음료·식품업체는 물론 대형마트·편의점들도 제각기 자체 브랜드(PB) 생수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지난해 7400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매년 10% 이상씩 급성장했다. 2020년에는 1조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현재 연 1조원에 달하는 탄산음료 시장을 앞지를 기세다.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전체 점유율은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41.5%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그 뒤를 롯데칠성의 아이시스가 11.2%, 농심 백산수가 8%, 해태 평창수가 4.8%로 추격하는 형국이다. 다만 삼다수의 전년 대비 판매액은 약 8% 꺾인 수치다. 반면 백산수의 매출은 전년보다 40% 올랐고 아이시스·평창수는 각각 21.7%·12.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 판매권이 안정적으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먹거리인 점은 분명하다”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생수 시장에선 삼다수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전반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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