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효성·한화·한진 등 재배구조 개편 ‘시동’ 걸어

경제민주화를 천명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을 위한 전방위 압박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가시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오는 12월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을 향해 ‘자발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여당도 내년에는 대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주는 상법개정안(다중대표소송제,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도 손보겠다는 입장인 데다 사정 칼바람을 목전에 두고 있는 터라 대기업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롯데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비롯해 계열사 지분 매각 등 지배 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인해 등 떠밀리듯 한 체제 개편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오히려 오너가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측면도 없지 않다.
지난달 29일 롯데그룹은 주주총회에서 롯데지주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동빈 회장과 자신의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간 진통이 있긴 했지만 지주사 전환을 위한 1차 관문을 넘어선 것. 이번 결정으로 롯데그룹은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금융사 매각, 자회사 지분율 확대 작업이 남아 있다.
효성도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 및 지주사 전환을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사실상 지주사 전환을 공식 확인했다.
이미 재계와 증권가 중심으로 효성의 지주사 전환은 예고된 바 있다. (주)효성이 안고 있는 사업부문들의 규모가 너무 커져 분할이 필요했다. 여기에 조석래 명예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이 꾸준히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고, 조현준 회장의 회장 취임에 이어 대표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경영승계도 마무리 된 터라 지주사 체제 전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현대중공업 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증손회사 문제와 금융 계열사 이슈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S&C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에 한화S&C의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44.6%를 25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는 오너 일가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비상장사는 지분 20% 이상)가 내부거래를 통해 연 200억원 혹은 전체 매출의 12% 이상을 올리면 대상이 된다. 계열사와 불공정 거래가 확인되면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씨가 각각 25%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6월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유니컨버스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놓았고.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개인 지분도 대한항공에 증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조치들로 인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내부적 상황에 따라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더라도 내년 상법 개정 등으로 대기업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변화를 주기 위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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