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최양수 기자] 은행과 카드업계에 이어 증권업계도 주식, 펀드 등과 관련한 각종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체계 개선’ 등 압박에 시달린 끝에 수수료 인하 방침을 결정했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이 증권사에 대한 한시적 위탁매매 수수료 면제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증권업계가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주식, 지수선물, 지수옵션 매매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발표되는 수수료 인하 방침이 ‘보여주기 식’ 일회용 행사로 전략하고 있고 중, 소형 증권사는 ‘눈치보기’ 만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수수료 인하에 대해 전문가는 “증권업계의 수수료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증권업계의 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해 짚어본다.
◇증권업계, 주식·지수선물·지수옵션 매매수수료 인하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연말까지 회원사들로부터 받는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발표하자 증권사들도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인하분에 금융투자협회비를 더해 연말까지 주식은 0.0054%, 지수선물 0.00044%포인트, 지수옵션 0.013%포인트 인하한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미래에셋증권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이하 ETF) 종목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온라인 매매수수료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미래에셋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웹트레이딩시스템(WTS) 등 자사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는 개인 고객에 한정해 진행된다.
연말까지 ETF 종목에 대한 유관기관 비용 및 제세금을 제외한 온라인 매매수수료를 면제된다.
면제대상 종목은 코덱스 레버리지와 코덱스 인버스ETF를 제외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ETF다.
변재광 미래에셋증권 증권영업팀장은 “최근 ETF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다양한 유형의 ETF가 지속적으로 상장됨에 따라 ETF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과 분산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증권유관기관 수수료 한시적 면제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자 매매수수료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말까지 스마트폰 엠-스탁(M-STOCK)을 이용할 때 주식매매수수료가 면제되는 이벤트를 시행한다.
뒤이어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분을 전액 반영해 수수료를 인하안을 내놓았다.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분은 각각 주식 0.004623%포인트, 선물 0.0003036%포인트, 옵션 0.012654%포인트다.
대우증권측은 이번 수수료 인하에 대해 “거래소와 예탁원에서 발표한 수수료 인하규모 만큼을 100% 반영한 수치”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증권은 지난 7월부터 ‘주식 및 ETF 장기적립 우대서비스’를 통해 ETF에 장기 투자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매월 한 차례 ETF에 투자하고, 3년간 유지할 경우 해당 기간 동안 ETF매매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서비스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탁 및 신용대출에 대한 연체이자율과 매매수수료를 모두 인하하기로 했다.
연체이자율의 인하 폭은 기존 15%에서 3분의1 수준으로 인하된 10%이며, 오는 14일부터 발생되는 연체 계좌부터 적용된다.
또 거래소와 예탁원의 한시적 수수료 면제 조치에 맞춘 주식, 지수선물, 지수옵션 매매수수료는 오는 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수수료 인하 폭은 주식 0.004623%포인트, 주식선물 0.0003036%포인트, 주식옵션 0.012654%포인트로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일부 증권사는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거래소와 예탁원의 한시적인 이벤트 때문에 주식매매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며 펀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유관기관 수수료율은 과거에도 한시적으로 연말에 인하를 했었다”며 “당국과 협회가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고 있어 신용융자 연체이자율 인하 등 다른 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해선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수수료 이익 연평균 7조6천억
금융당국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63개 증권사가 거둔 수수료 수익이 6조~9조원으로 조사했다.
주식 위탁매매나 펀드 취급으로 증권사가 챙긴 수수료 수익은 한해 평균 7조6천원으로, 당기 순이익의 2~3배 수준이어서 인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회계연도별 수수료 수익은 2006년 6조1천억원, 2007년 9조3천억원, 2008년 6조7천억원, 2009년 8조원, 2010년 8조2천억원 등이다.
작년 수수료 수익 8조2천억원 가운데 주식 등을 위탁매매하고 투자자로부터 받은 수탁수수료도 5조3천618억원이다.
그리고 5년간 연평균 수탁수수료는 5조2천563억원으로 조사됐으며 상위 10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가 이중 절반이 넘는 3조원이다.
지난해 수탁수수료 1위는 대우증권이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1년간 4천311억원을 벌어들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4천275억원), 우리투자증권(3천863억원), 현대증권(3천640억원), 한국투자증권(3천332억원), 신한금융투자(3천152억원) 등이 3천억원 이상 챙겼다.
펀드 취급 수수료는 6천690억원이며 5년간 연평균 펀드 취급 수수료는 8천36억원으로 조사됐다.
펀드 수수료는 증권사별 격차가 커 상위 10개사(5년간 연평균 6천916억원)가 전체의 8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관련 수익은 미래에셋증권이 1천3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한국투자증권(965억원), 삼성증권(718억원), 하나대투증권(619억원) 순이다.
◇증권사, 기존 시스템 개선 필요성 공감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발표한 것은 기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수용해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거래의 경우 연체 이자율을 낮추고, 예탁금 이용료도 인하 여지가 있는지 등 수수료 체계의 절감 요인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투자 분야의 수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볼 계획이다. 실태를 파악한 이후 수수료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전반적인 수수료 체계 개선 방안을 11월 중에 내놓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현재 금감원이 검토하고 있는 대상은 신용융자 연체이자율과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매매 수수료, 펀드 판매보수 등이다.
또한 위탁매매수수료, 협의수수료, 신용공여 이자율, 자문형 랩어카운트 수수료 등에 대한 비교공시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의 수수료 체계를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
회사별로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인하폭을 강제하긴 어렵지만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서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회사마다 수수료가 크면 고객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합당한 수수료가 필요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문제가 발견되면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역시 금융투자회사의 위탁매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융투자회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면제키로 함에 따라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후 금투협은 지난달 26일 금융투자업계 긴급 기획담당임원회의를 갖고, 유관기관 수수료 면제가 금융투자회사의 수수료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수수료 인하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 및 신용공여 연체이자율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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