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S의 발매를 앞두고 드디어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용 앱스토어(AppStore)에 ‘게임’ 카테고리(항목)를 열었다. 그동안 국내에선 ‘심의’문제로 애플은 아예 ‘게임’ 항목 자체를 닫아둔 상태였다. 그래서 국내 모바일 게임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이나 홍콩 앱스토어에 게임등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심의를 거친 게임들도 ‘엔터테이먼트’ 항목에 기생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고스란히 사용자들의 불편으로 다가와 국내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 위해 미국이나 홍콩에 계정을 만들고 결제를 해오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나 인터넷에서도 ‘미국·홍콩 계정 만드는 법’이 주요 질문이 될 정도로 국내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들의 갈증은 심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게임’항목이 열려 이러한 갈증은 모두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도 매우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게임 카테고리가 열린지 하루 만에 다운로드 및 매출 순위는 거의 게임들로 채워졌다. 이러한 모바일게임의 인기는 앱스토어 오픈 전부터 예상됐다. ‘201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은 앱스토어 핵심 콘텐츠로 전체 수익의 45%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유료앱 판매액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앱스토어에서 게임은 가장 많은 앱이 등록되고, 유료 판매비중이 높은 카테고리다.
핀란드의 로비오(Rovio)사에서 개발돼 국내에서도 패러디가 나올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앵그리버드’는 무려 5억회 다운로드의 기록을 새웠다. 첫 작품인 앵그리버드를 필두로 ‘앵그리버드 시즌’, ‘앵그리버드 리오’ 등 다양한 앵그리버드 시리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테두리를 넘어 웹브라우저,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되었다.
앵그리버드 관련 완구는 공식 제품만 전세계 1천만개 이상 출하되었으며, 미국에는 전문 매장이 곧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이렇듯 앱스토어는 오픈마켓 게임 비즈니스를 촉발시켰다고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까지 개방되면 최소 10만개 이상의 게임을 국내 유저들이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마침내 문 연 ‘게임’ 카테고리
세계 최대 스마트폰 앱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드디어 한국 이용자들에게도 개방됐다. 애플은 지난 2일 오전부터 한국 이용자들에게 앱스토어 내 게임 카테고리를 개방했다. 지난해 3월 게임물 사전등급분류 문제로 게임 카테고리를 삭제한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그동안은 한국 계정으로 접속시 게임 카테고리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계정에서도 게임 카테고리가 나타나 게임 결제 및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그동안 앱스토어에 등록되고 있는 게임들은 4세 이용가와 9세 이용가, 12세 이용가, 17세 이용가로 구분돼왔다. 이는 기존 한국의 등급분류 체계(전체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청소년 이용불가)와는 다른 체계다.
애플은 한국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물은 사전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법 조항때문에 국내 이용자들의 게임 카테고리 접근은 차단해왔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오픈마켓 게임물에 한해 자율등급분류로 게임을 유통 시킬 수 있는 일명 ‘스마트폰게임법’을 만들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애플과 문화부·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으면서 게임 카테고리 개방은 계속 늦춰졌다. 결국 해당 법안을 발의한 전 의원이 지난 9월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글로벌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 개방에 힘써야 한다고 질타, 협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후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애플이 협의를 통해 다른 등급분류 기준으로 서비스해도 괜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게임 카테고리를 오픈함에 따라 업계는 “또 다른 글로벌 오픈마켓인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게임 카테고리도 이르면 3일부터 개방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구글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마켓 게임 카테고리도 개방될 것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 게임 업계 “무조건 대환영”
국내 게임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신작 게임 출시와 각종 이벤트 등으로 이 같은 모바일게임의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컴투스 박지영 대표는 “애플 앱스토어의 국내 게임 카테고리 개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정받은 게임들을 국내에서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고 밝혔다.
게임빌 송병준 대표도 “이번 게임 카테고리의 개방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또 하나의 큰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며 “게임빌의 인지도 높은 게임들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애플의 게임 카테고리 개설은 모바일 게임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돕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해외에서 인정받은 게임 콘텐츠를 한국어화 해 출시하고 높은 품질의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빌은 한국어 버전으로 된 30여 종의 게임을 앱스토어에 출시했으며 앞서 출시한 글로벌 버전의 한글화나 국내 고객 대응만을 위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QA팀(품질관리), CS(고객지원)팀 인력을 확충했다. 컴투스도 오는 6일까지 5일간 모든 게임을 0.99달러로 파격 할인하는 이벤트를 시작했고 NHN 한게임 역시 '사천성' 등 3종의 게임을 선보였다.
넥슨모바일도 오는 13일까지 자사 킬러 콘텐츠 ‘메이플스토리 도적편’, ‘카트라이더 러쉬’를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EA모바일 코리아는 무려 총 120여 종 넘는 게임을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게임빌·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 업체 뿐 아니라 넥슨·NHN·한게임 같은 온라인게임들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오픈마켓 서비스 초반 집중되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업체들의 이러한 노력은 내주에 열리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업체로는 단독부스로 지스타에 처음 출전하는 컴투스나 신작 스마트폰 게임들을 대거 공개할 위메이드와 넥슨모바일, 한게임 등은 부스 내 시연대를 늘리고 이를 이용한 참관객들에게 게임 설치를 즉각 유도하는 등 게임 카테고리 개방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전년 대비 20%가량 성장한 3천167억 규모로 집계됐다”며 “오픈마켓 개방에 따른 성장 전망치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임을 감안할 때 이번 국내 앱스토어와 곧 열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개방으로 시장이 더욱 빅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모바일게임시장의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상황에서 경쟁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존에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며 여러 게임을 성공시킨 바 있는 게임빌이나 컴투스 등이 유리한 상황"이라 판단했다.
그는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를 보유한 NHN이나 소셜 게임(SNG)인 ‘룰더스카이’를 성공시킨 JCE 등 다양한 게임업체들이 모바일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업계는 당장 수익이 얼마나 증가할까보다 전반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경쟁은 치열해 지겠지만 시장 자체가 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모바일업체들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업계 얼마나 벌까?
국내 아이폰·아이패드 이용자들은 여러 규제 이슈로 게임 서비스를 정식으로 받을 수 없었지만 국내 사업자들은 글로벌 애플 앱스토어에 꾸준히 게임을 선보여 왔다. 앱스토어 상위권 대부분은 해외에서 큰 성과를 얻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는 입소문이 이미 났던 게임들이다.
컴투스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큰 구매력을 가진 사용자들로 알려져 있다”며 “과거 피처폰 시장과 맞먹는 거대한 시장이 열린 것으로 회사 매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게임빌도 “기존에는 해외 계정으로 접속해야 했고 게임설명도 모두 영어로 돼있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인지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는 한국어로도 설명을 볼 수 있고 무료 게임도 많기 때문에 구매에 망설임이 없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애플 앱스토어 게임카테고리 개방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게임 개발사들의 연매출이 매우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모바일 게임 선두주자인 게임빌과 컴투스가 매월 7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경우 연간 1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양 사는 해외 매출규모와 비중 차이가 크지 않아 앱스토어 개방에 따른 효과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SK텔레콤 티스토어와 올레마켓에서 주로 게임을 구매해왔고,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각각 매월 약 7억원씩 벌어들이는 것으로 분석해왔다. 때문에 “안드로이드 마켓과 앱스토어가 전면 개방될 경우 최소 티스토어와 올레마켓 수준의 판매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 카테고리가 열린 지난 2일 컴투스는 전일대비 2.49% 오른 2만9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전일대비 3.37% 오른 1만8400원, JCE는 전일대비 2.03% 상승한 4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모바일게임 대표주인 게임빌은 장중 3% 가량 올랐지만, 장막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 전날과 동일한 7만11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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