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김희일 기자] 제주도개발공사가 2007년 12월15일 ㈜농심과 맺은 제주삼다수 판매협약 관련 이른바 '독소 조항'을 바로잡기 위해 ㈜농심과 협상에 들어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주)농심을 대상으로 제주삼다수의 ‘불평등 판매협약’과 관련 일부조항의 삭제와 수정을 요구했던 것.
제주도개발공사측은 제주삼다수판매협약관련, “농심측이 협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달 28일 농심에 '삼다수 판매협약 관련 협의안에 대한 의견 요청서’를 보내고 3일까지 회신을 요청했다. 농심 이상윤 사장(부회장)과 최윤석 상무 등이 직접 제주에 와서 제주도개발공사의 오재윤 사장 등과 면담을 한 바로 다음날이다.
제주도개발공사측은 이른바 5가지 ‘독소조항’의 개선관련 수용 여부를 밝히라는 공문을 (주)농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요청한 이 번 내용은 지난 달 27일 제주도개발공사가 농심과 개발공사에서 가진 협의 때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시한 의견들인 것.
제주도개발공사는 우선 ‘구매물량이 이행될 경우 협약기간을 매년 연장한다’고 규정한 협약 제3조를 이번 협상의 가장 큰 변수로 규정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이 조항이 불공정계약에 해당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며 “구매물량이행에 의한 매년 연장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농심에게 요청했다.
또, 제주도개발공사는 ‘농심이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제주 삼다수의 독점적인 판매권보유’를 규정하고 있는 협약3조와 관련, “이는 불공전한 측면이 상당히 많다”며 “구매물량 이행에 의한 매년 연장조항부터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농심이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제주삼다수의 독점적인 판매권 보유를 규정하고 있는 협약서 제4조 1항과 관련해서도 제주도개발공사는 “농심이 구매계획 물량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공사로서 계약기간 중 그 물량을 다른 곳에 판매할 방법이 없다”며 역시 삭제를 요구했다.
농심 역시 제주도개발공사의 요구에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자칫 협상이 이것 하나 때문에 깨질 수 도 있고, 술술 풀릴 수도 있는 뇌관인 것이다.
양쪽 대표의 면담 때도 공사는 나중에 협의안에 명시한 5가지 사항 개선을 요구했으나 농심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협의안에서 구매물량이 이행될 경우 협약기간이 매년 연장된다는 조항(협약 제3조)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공사로서는 농심이 구매계획물량을 충족시키는 한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하지만, 농심은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을 경우 물량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공사는 또 농심이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삼다수의 독점적인 판매권 보유를 규정한 협약 제4조 1항의 삭제도 요구했다. 농심이 구매계획물량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공사로서는 계약기간 중에는 그 물량을 다른 곳에 판매할 방법이 없다는 게 공사의 불만이다. 농심의 삼다수 유통이 수도권에 편중(올9월말 기준 61.7%)돼 지방에 물량이 부족해도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고 예를 들었다.
같은 조항의 단서 수정 요구도 협의안에 담겼다. '공사가 특수거래선에 대한 직접공급이 필요할 경우 농심과 협의해 시행할 수 있다. 단, 제주삼다수 브랜드는 제외한다'는 내용이다.
공사는 이 단서가 삼다수 말고 다른 브랜드의 먹는 샘물을 유통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 유통하려고 해도 농심과 협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공사의 영업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공사가 자율적으로 다른 브랜드를 공급(유통)할 수 있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다수와 관련한 제조.유통상의 모든 상표에 대한 권리를 공사가 소유하도록 한 제15조(상표권)도 민감한 사안이다. 협약과 달리 제조권(공사)과 유통권(농심)의 주인은 따로 돼 있다. 공사는 협약 내용을 근거로 줄곧 유통권 이전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농심은 2001년에 생수판매('농심삼다수'), 공사는 2005년에 생수제조('제주삼다수') 등록을 각각 마쳤다.
농심은 더구나 '농심삼다수' '화산지층도' 등의 상표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제주삼다수와 △로고 배치 △라벨의 주요 색채 등이 매우 유사한 '백산성수'를 중국에서 판매하면서 상도의 논란에 휩싸인바 있다.
이런 점을 들어 공사는 제주삼다수와 관련한 모든 상표에 대한 권리를 자신에게 이전하고, 유사상표 사용 금지를 협약에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사는 마지막으로 삼다수 사업과 관련한 영업자료를 요청할 경우 농심이 협조해야 한다는 제13조 8항의 보완을 요구했다. 선언적 규정에 그칠 뿐 실효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삼다수 사업 손익현황, 광고?홍보비 집행내역의 세부자료 제공을 두차례 요청했으나 농심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거부했다. '삼다수 유통 최적화방안' 연구용역과 관련해서도 4차례나 자료제공 또는 관계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제한없이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이 가운데 협약기간의 매년 연장 조항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기간이 없는데다, 너무 한쪽에 치우진 불공정 계약이라는 것이다. 법률자문을 통해서도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농심은 그들대로 이 조항 만큼은 협의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약기간에 손을 대는 것 자체가 거래 종식을 예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3일까지로 정한 회신 기간에 농심이 어떤 방안을 들고 오느냐에 따라 협상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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