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이 또다시 조직개편 단행을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이하 금소원)이 신설되며, 편제는 금감원 산하지만 인사와 예산은 독립될 예정이다.
금소원은 차후 금융분쟁조정과 민원처리·금융교육 등을 담당하며 금융회사에 대한 사실조사권을 가지게 된다. 금감원의 감독기능이 분리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사권을 가지고 건의할 수는 있지만 제재권은 없어 사실상 ‘반쪽짜리 조직’이라는 논란도 있지만 금감원 입장에서는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금감원은 감독기관 분리는 있을 수 없다며 금소원 분리를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를 두고 금융위와 갈등이 지속돼 금소원을 두고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이번 금소원 분리를 놓고 편제는 금감원, 기능은 독립성을 주어 갈등이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 인사권과 예산편성 등을 놓고 차후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금소원, 금감원 산하 편제 추진
‘금융감독권은 아무 기관이나 대체할 수 없는 공권력이며 이를 죽이면 금융시장에 위기가 초래한다’
이는 금감원 한 관계자가 지난 8월 초 금융감독혁신과 관련해 금소원 설립을 놓고 언급한 내용이다. 즉 금감원의 핵심 기능인 금융감독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관련법을 입법예고하고 12월 정기국회에 통과시켜 금감원 조직개편을 통해 금소원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조직개편 내용을 살펴보면 은행·증권·보험 등 현재의 권역별 조직을 기획총괄·감독·검사·소비자보호 등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주요쟁점은 당연 금소원의 신설이다.
금소원장은 현 부원장보급에서 부원장급으로 상향된다.
금소원의 주 업무는 금융분쟁조정, 민원처리, 금융교육 등으로 규정됐으며, 금감원장의 지시·감독 등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검사·제재권은 여전히 금감원이 가지고 있지만 필요한 경우에 금소원도 금융회사에 대한 사실조사권이 주어진다. 금소원은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금감원이나 금융위에 건의할 수 있다.
또 금융위는 금융업권별 규제 체제에서 기능별 규제체제로 법체제도 개편하기로 했다.
업권별 규제가 업종별로 규제를 받지 않는 일이 생기거나 업종별로 다른 규제를 받게 되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적합성 원칙, 적정성원칙, 설명의무, 구속성상품계약체결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 판매행위 규제 6대 원칙을 세우고 이를 위반했을 때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분재조정제도도 개선해 소송중지제도를 도입하고 500만원 이하의 소액 사건은 분쟁조정 절차와 동시에 진행되지 않도록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개편 진단비 수천만원…‘효율성 문제’ 논란
그러나 이번 금감원 조직개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효율성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조직개편은 약 1년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잦은 개편으로 인해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또 외부압력에 의한 조직개편으로 소비자보호 기능강화도 의문시 되며, 개편 진단비용에 들어가는 컨설팅 비용만 수천만원이 들어가 효율성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이훈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감원에서 소비자보호 기구를 떼어내 핵심보직에 금융위 출신을 앉히려는 속셈아니냐”며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할 때 금융위가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소원의 효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반쪽짜리 조직’이라는 비판이다.
금소원의 필요성은 금융위·정치권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요구돼왔다. 현 금융감독 체제문제가 수차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월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시민단체 등은 금소원이 금융당국 내부에 편제되면 자칫 몸집 부풀리기에 활용될 수 있다며 당국 외부에 설립해 견제의 기능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강력한 반발에 김석동 금융위장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소원을 금감원 내 설립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내부에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금감원-금융위, 갈등 지속 우려
금소원을 금감원 산하에 두기로 결정난 만큼 금감원-금융위간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한 모양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큰 갈등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편제는 금감원 산하지만 금소원은 사실상 독립기구의 역할이 강한 만큼 금감원 입장에서는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과 금융위간 갈등이 문제는 몇가지 운영체제에 있다. 우선 금소원장은 금감원 내부에 마련될 비상설위원회인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금감원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위촉된다. 예산편성 역시 금소원장과 금감원장의 협의사항이며 금융위는 승인만 내리면 된다. 다른 말로는 금융위장 승인인 만큼 금감원은 눈치를 안 볼 수 없고, 금융위는 금감원장이 제청한 인사·예산편성 등에 있어 승인거부가 쉽지 않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금감원 직원들의 불만이 단지 금소원을 놓고 불거진 갈등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위와 금감원간 알력싸움이라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양쪽간 ‘휴전’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김 위원장도 일종의 절충안을 내보이며 한발 물러선 양상이며, 권 원장은 지난달 ‘금융위를 파트너로 생각해야 한다’며 직원 달래기에 나선바 있다.
그러나 이번 금소원 신설을 놓고 권한행사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위-금감원간 ‘밥그릇 싸움’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소원 설립목적이 결국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양측(금융위-금감원)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대외적으로 볼때 결국 알력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며 “금소원이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출범하는 만큼 금융감독 기능은 건전성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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