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 맞는 동화약품, 무슨 잘못이길래?

황혜연 / 기사승인 : 2013-08-19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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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약품 미검증 설사치료제 유통 파문

동화약품 ‘락테올’ 20년 넘게 성분 속인채 판매
주성분 변경 고지 9년 지나도록 ‘무시’
“안전성엔 문제 없다” 안일한 태도
‘제네릭’ 생산 제약사 손실액 90억원

[토요경제=황혜연 기자] 100년이 넘는 전통으로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동화약품(회장 윤도준)이 허가받은 것과 다른 성분으로 만든 약품을 20년 넘게 팔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약효가 검증된 적 없는 약품이 환자에 쓰였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문제는 동화약품측의 태도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사측은 퇴사직원에게 책임을 돌리고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어 여론의 따가운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급성 설사 치료제인 동화약품의 ‘락테올’과 ‘제네릭(복제약)’에 56개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내렸다. 이번 결정은 동화약품이 락테올에 실제 사용된 유산균 성분이 허가 당시 등록한 성분 정보와 다른 것을 확인하고도 시정하지 않은 채 제품을 계속 생산한 데 따른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1988년 락테올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해당 의약품을 ‘틴달화아시도필루스 균주’로 만들었다고 신고했다. 그런데 2005년 이 약을 개발한 프랑스 제약사는 해당 제품이 ‘퍼멘텀 균주’와 ‘델브뤼키 균주’ 혼합물로 만들어졌다고 동화약품에 통보했다. 이 경우 동화약품은 즉각 식약처에 성분 변경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통보를 받은 지 9년이 지나도록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의약품을 복제해 만든 44개 제약사는 주성분을 여전히 ‘틴달화아시도필루스 균주’로 알고 복제약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전혀 다른 복제약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제약은 오리지널의 약효를 믿고 그대로 만든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락테올과 제네릭이 허가사항과는 다른 균주를 사용함에 따라 ‘급성설사’에 대한 효과 입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 잠정 판매 중단 및 회수를 결정했다. 동화약품에 대해서는 제조업무 6개월 정지 행정처분과 함께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이와 함께 동화약품의 락테올캡슐, 락테올정, 락테올과립 등 3개 품목에 대해 프랑스 허가자료, 품질검사 등을 통해 특별재평가를 실시해 올해 10월말까지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동화약품측, 변명하기에만 ‘급급’
이런 상황에 동화약품측은 변명하기에만 급급해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

동화약품은 사태가 불거지자 복수매체를 통해 “당시 담당직원이 허가변경을 하지 않고 퇴사를 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번 일의 원인을 퇴사직원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다.

식약처 발표 직후에도 동화약품 측은 판매중단 조치에 대해 “이번 일로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식약처에 적극 협조할 것과 유산균 제제의 안전성 및 유효성이 제고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도 “유산균주의 명칭만 변경된 것일 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해 동화약품 관계자는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퇴사직원에 대해선 본사가 처음 언급한게 아니라, 식약처에 의견서‧확인서를 내는 과정에서 식약처측이 언급한 것”이라며 이번엔 식약처 탓으로 돌렸다.

“좋은 약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봉사하고,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동화약품의 기업정신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제네릭 생산 제약사 제품 효능ㆍ효과 새로 입증해야
한편 동화약품 락테올이 잠정 판매중단 됐지만 제네릭(복제약) 제품을 생산하는 타 제약사 피해는 더 클 전망이다.

락테올과 함께 잠정 판매중단된 제네릭 제품은 현재 44개사 56개 제품이 허가 되어 있으며 이 중 32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생산실적만 따져도 약 90억원에 이른다.

이 중 JW중외신약 ‘에시플과립’과 삼아제약 ‘락토페디과립’, 구주제약 ‘비오메딕스’, 명문제약 ‘바이틴캅셀’ 등은 지난해 생산금액이 5억원 이상이다.

특히 JW중외신약과 삼아제약, 일동제약 등은 각각 20여억원, 10여억원 어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오리지널인 락테올보다 판매 중지 처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어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현재 동화약품 락테올의 경우 프랑스 원개발사가 관련 균주에 대한 효능ㆍ효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허가자료, 품질검사 등을 따지는 특별 재평가를 오는 10월말까지 끝내면 결과에 따라 판매 중지가 풀릴 수도 있다.

반면 제네릭 제품은 급성 설사에 대한 효능ㆍ효과를 새로 입증해야 한다. 제네릭 제품을 평가할 ‘민ㆍ관 특별재평가팀’은 급성설사 등 효능ㆍ효과에 대한 문헌조사와 비임상ㆍ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하게 되는데, 그 효능 유무에 따라 오는 2014년 7월 이후에 판매될 수 있
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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