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회장 "제2 도약 위해 인수 최선" 당부
한화그룹이 그동안 잠재되었던 위험요소가 해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한화는 대한생명 매각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와 2년 넘게 벌여온 법적 공방에서 승리함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생명 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예보가 이번 중재 패소로 보유 지분 16%를 한화측에 넘겨줘야 함에 따라 한화 입장에서는 경영권도 탄탄히 하는 동시에 대한생명 상장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한생명 상장이 성사될 경우 수조원대의 자금이 확보되는 만큼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의 조달 창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승리로 인해 한화는 그동안 포스코나 GS그룹에 비해 재무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8?15 특별사면조치로 사면된 김승연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그룹의 제2의 도약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통해 3대 핵심 사업축을 강화하는 중장기 로드맵 완성과 함께 '재계 5위'라는 목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예보와의 싸움 '한화 勝'
지난 1일 국제상사중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2006년 7월 신청한 '예보와 한화그룹 간의 대한생명 주식매매계약 무효 중재'에서 예보와 한화그룹 간에 체결된 대한생명 주식매매계약은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화와 예보의 분쟁은 ‘헐값 매각’과 ‘편법 인수’ 논란에서 비롯됐다. 한화는 2002년 12월 대한생명 주식 51%를 주당 2275원, 총 8236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대한생명에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이 투입됐고 2조7000여억원을 회수하지 못한 만큼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예보는 한화컨소시엄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맺었다며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보험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투자요건을 맞추기 위해 한화가 맥쿼리에 인수자금(대생지분 3.5%·565억원)을 빌려주고 컨소시엄에 참여시켰다가 1년 뒤 맥쿼리 지분을 전량 다시 회수하는 등 속임수를 썼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화는 1년4개월의 법적 공방을 벌인 결과 1·2심과 대법원에서도 승소했고 국제상사중재위원회도 한화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생명 통해 막대한 상장차익
이번 승리의 결과로 한화는 그룹 경영의 최대 불안요소를 제거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02년 인수한 대한생명 지분 51%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아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할 수 있게 돼 금융 계열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전환점을 맞게 됐다.
여기에 한화는 예보로부터 콜옵션을 행사해 대한생명 주식 1억1000만주(16%)를 한 주당 2275원, 총 2580억원 가량에 사들이게 된다. 한화의 대한생명 지분도 51%에서 67%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대한생명이 상장될 경우 한화가 막대한 상장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대한생명의 현재 가치는 2002년 예보의 지분 매각 가격 2275원에 비해 3.5~4.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대한생명이 상장된 후 주가가 9000원 대에서 형성될 경우 한화가 51%의 지분 매각으로 얻게 되는 차익은 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콜옵션 행사를 통해 2275원에 16%를 확보할 경우 차익이 약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화가 추진해 온 대한생명 상장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장일형 부사장은 “대한생명과 관련한 모든 논쟁이 종결됨에 따라 즉각 예보에 ‘콜옵션’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며 “지난 4월 말 대한생명의 누적적자도 완전히 해소된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상장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수자금 조성 방법은
한화는 이번 승소로 고무된 내부 분위기에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지에 따라 대우조선 인수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앞서 한화는 제일화재 인수전에서 완승을 거둔데다 이번 대한생명 인수 문제도 일단락 지어 대우조선 인수전에 대한 두둑한 실탄도 순조롭게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한화가 대한생명을 상장시키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이를 당장에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업계는 한화가 대한생명 상장을 전제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대우조선 인수에 필요한 당장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자금 가운데 3조원 정도를 대한생명 상장을 전제로 EB를 발행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예보의 보유분 16%를 콜옵션 계약가격에 사들여 EB 형태로 비싸게 팔면 당장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화는 대한생명 지분 외에도 한화건설의 시층매립지 매각잔금 유동화, 한화의 인천소래공장 미수분양대금 유동화, 한화석유 신규 차입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한화는 현재 8억2000억원인 대우조선해양의 매출 규모를 5년 후인 2012년까지 20조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 목표인 60조원 중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2017년까지 그룹 매출 목표 100조원 중 35%인 35조원 규모의 주력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면, 대우조선이 세계 제1의 조선사 및 해양자원개발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미래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과감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될 경우 많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이번 인수를 통해 △조선, 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 부문 △보험, 투신, 증권 중심의 금융 부문 △건설, 무역, 리조트 등의 서비스 부문 등으로 주축으로 하는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계열사와 함께 글로벌한 대형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한화는 ㈜한화, 한화석유화학 등의 계열사가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최근에는 캐나다, 카자흐스탄, 동남아 등지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유조선 등 에너지 관련 선박 부문에서 76%의 매출을 일으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화는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석유화학 및 발전 플랜트 시공 경험을 갖고 있는 한화건설의 노하우가 각종 시추 및 생산 플랫폼을 제조하는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사업 부문의 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업종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각종 환헤지, 외환자산 관리 등 조선사업과 관련된 금융 업무에서의 효율성 극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김 회장은 "아무리 잘 만든 배도 프로펠러가 부실하면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며 "한화야 말로 대우조선해양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될 수 있다"고 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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