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LG전자가 2012년도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작년 10월 구본준 부회장이 부임한 이후 사실상 첫 인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사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예년보다 1주 이상 빠른 조기인사, 전자 주력사업 통·폐합과 해외 주재원 복귀를 통한 조직 슬림화, '조기 흑자전환'에 초점 맞춘 수익성 위주 체질 개선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그동안 제기됐던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 보다는 "인재 발탁과 빠른 의사 결정 등을 통해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발판 마련"이 목적이라는 업계의 평가다.
LG전자는 올해 실적부진으로 인해 겪은 어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지난달 30일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는 임원인사와 함께 조직개편과 일부 임원의 보직 이동도 실시했다.
이날 LG전자는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11명, 상무 신규선 임 30명 등 총 43명의 승진 인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승진인사에 대해 “역량과 성과를 철저하게 검증한 후, 해당 직책의 중요도와 후보자의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 “성과는 철저하게 검증해 보상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사장으로 승진한 권희원 HE사업본부장이다. 권 신임 사장은 지난 1980년 입사 이후 30여 년간 TV와 IT사업부문을 두루 거쳤고, 전자산업의 얼굴이라 불리는 TV 사업에서 LG전자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점이 반영됐다. 특히 평판TV 시장에서 LG전자를 세계 2위에 올려놓는 등 견실한 손익구조를 구축한 공로가 인정됐다.
무엇보다 권 사장의 승진배경에는 3D TV분야에서 라이벌 업체와 차별화된 FPR 방식의 시네마 3D 스마트TV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은 지난해 말 한국마케팅본부장을 맡은 이후 '3D로 한판 붙자' 등 도전정신을 강조한 마케팅을 통해 LG전자를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매출은 물론 손익에 크게 기여한 점이 평가받아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 부사장이 HA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그동안 HA사업본부를 책임지던 이영하 사장은 신설된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LG전자는 임원 인사와 함께 품질강화와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LG전자는 제품의 품질강화를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설했다. COO는 생산·품질·구매·SCM·고객서비스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제반 역할을 수행하며 LG전자의 제품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게 된다. 하지만 COO는 아직 공석으로 추후 선임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기존 해외 지역대표를 개별 법인체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속도도 높였다. 단 유럽과 중동·아프리카지역대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행 제도를 유지키로 했다.
또 LG전자는 연구개발(R&D), 전략기획, 상품기획 등 본부, CTO 및 본사의 관련 조직을 정비, 강화했다. 스마트 & 컨버전스 시대에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HE, MC, HA, AE사업본부는 현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되 내부적으로 각 사업부는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일부 통합, 분리돼 운영될 계획이다. 이밖에 LG전자는 담당은 그룹으로, 팀은 담당으로, 그룹은 팀으로 각 조직 단위별 조직 명칭을 변경했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취지에 대해 “사업경쟁력의 근간인 제품 주도권을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조직 보강 및 빠르고 강한 조직 구현을 통해 시장 지위를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사업을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 “최적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투입”
LG전자의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에서 털어내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인재 선발을 통한 승진에서도 드러난다.
업계는 당초 “LG전자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해 승진 대상자가 예년만큼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지난해(39명) 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를 “그동안의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최적의 인재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향후 시장을 리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작년 10월 부임 이후 해외법인장 등을 직접 돌아보며 임원들의 능력을 직접 확인하며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한 후 이례적으로 다시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권희원 HE사업본부장도 30여년간 TV와 IT사업부문을 두루 거치며 TV 사업에서 LG전자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LG전자의 4개 사업본부장이 그대로 유임되거나 발탁된 점도 큰 특징이다. 부사장인 권희원 HE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그대로 본부장을 맡게 됐고, 박종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장(부사장)과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AE 사업본부의 노환용 사장도 그대로 유임됐다. HA사업본부장은 신문범 부사장이 맡게 됐지만, 기존 이영하 본부장(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겨 혁신활동 등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LG전자 구본무 부회장은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도 단행,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올해 실적에서 다소 부진을 겪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선 품질 강화와 시장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여진다.
생산·품질·구매 등 산업 전반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설해 통일성이 있으면서도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에서다. LG전자는 “생산과 구매 사이의 효율적인 연계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스마트폰 시장 대응 실패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IT 시장 변화를 섬세하게 읽어내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R&D·전략기획·상품기획 등의 조직을 강화했다.
LG 관계자는 “빠르고 강한 조직 구현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시장 지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내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의 이번 인사는 “한번 믿은 사람에게는 지속적인 신뢰”를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번인사를 통해 “대대적 물갈이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면서 인재 발탁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재도약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조직 전체에 던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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