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금융지주사 "보험사 한번 사볼까?"

전성운 / 기사승인 : 2011-12-05 14: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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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는 인수합병 중

연말 보험업계가 M&A로 술렁이고 있다. 업계 애물단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에르고다음 다이렉트’부터 생보업계 10위권인 동양생명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보험사가 한꺼번에 매물로 나온 이유도 영업 손실 누적이나 모 회사의 경영 위기 등 각양각색이다.


현재 매물로 나왔거나 매각이 거론되는 보험사는 동양생명,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교보생명, ING생명 등이다. 이중 가장 큰 매물은 업계 10위권에 드는 동양생명으로 최근 “경영권 매각 없다”는 기존 방침을 “가격만 맞다면”으로 선회한 상태다. 동양그룹은 현재 자금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그린손보도 지급여력비율 추락 때문에 ‘적기시정조치 대상’이지만 이를 해소하기 쉽지 않을것으로 보여 사실상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다. 여기에 이미 2차례의 실패를 경험한 에르고다음, 2·3대 주주 매각설이 나오는 교보생명, 모그룹이 어려움을 겪는 ING생명까지 보험사 M&A시장은 보험사 사정과는 별개로 아주 풍성하다.



동양생명을 비롯한 그린손해보험,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보험사들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왔거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7위 중견보험사인 동양생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동양그룹은 지난달 17일 당초 “경영권 매각은 없다”는 기존방침에서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상태다.
동양생명 대주주인 보고펀드 관계자는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만 있다면 넘길 생각”이라며 “현재 금융지주사, 보험사 등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그린손해보험의 매각도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린손보는 지급여력비율이 50%대까지 떨어지면서 금융감독원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올라있다. 이에 그린손보는 대주주 지분 매각, 유상증자, 사옥매각 등의 자본 확충 방안을 내놓았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달 15일 그린손보 이영두 회장은 “경영권 인수를 원하는 다수의 투자자 중 몇 군데와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올해도 그린손보를 흑자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보험계약자, 주주 및 회사 임직원을 위해 회사 경영권을 넘길수 있다”고 밝혀 매각설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기업은행, 새마을금고 등과 인수가 틀어진 뒤 M&A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이고, 모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ING생명도 앞서 KB생명이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말이 나돌았지만 여전히 4대 금융지주와 농협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도 끊임없이 매각설이 돌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분 24%를 갖고 있는 2대 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과 9.93%를 보유한 3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주주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인수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를 사려는 인수주체로는 금융지주, 대기업, 외국계 보험사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소유한 생보사의 덩치를 키우거나 방카슈랑스와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거두기 위해서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은 보험료로 지출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내 자금흐름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 보험사를 인수에 나서곤 한다.


그밖에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 보험시장의 특수성에 따른 ‘영업채널’ 확보를 위해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사업이라 소형 보험사라도 대형 금융사들이 관심이 갖고 인수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보험은 모기업의 유동성 위험 관리도 가능해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 동양생명 매각 수순 밟나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매각과 관련해 검토중이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이미 동양생명 보유 지분 전량과 경영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사를 구성, 매각절차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각에선 “일부 외국계 생보사들이 인수를 위한 실사단계에 착수 했다”고 알려졌다. 이렇듯 동양생명 매각을 두고 업계 안팎에 여러 설들이 나오고 있어 앞으로 업계순위 변동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17일 동양그룹은 “경영권을 팔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꿔 “가격만 맞는다면 동양생명의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보고펀드에 동양생명 지분 46.5%를 매각하면서 2015년 1월 매각지분 중 30%를 일정 금액에 되사오는 콜옵션(주식매입권리)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동양생명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그러나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보유지분(60.7%) 중 일부를 시장에 내놓는 과정에서 동양그룹에 ‘경영권 및 전체지분의 매각’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매각방침은 사실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업계는 “결국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양그룹은 최근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부채가 약 1조5000억원에 달해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넘어서는 등 자금확보가 절실한 상태로 현재 보고펀드에 출자한 지분을 매각할 경우 동양그룹은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기준 총자산 11조원대의 중견사로 이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에 진출할 수 있어 업계는 인수 주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수후보로는 금융지주사가 유력한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중소형 보험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현재 금융지주사 2곳과 해외 보험사 4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왔다.


KB금융지주는 어윤대 회장이 ‘ING생명’ 인수를 추진했다 실패했을 정도로 생명보험사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 가장 유력한 매수자로 꼽힌다. 업계는 “KB생명과 동양생명이 합병할 경우 업계 5위권까지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지주도 현재 자산규모로 생보업계 8위권인 신한생명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한생명과 동양생명이 합병될 경우 자산규모 26조원, 시장점유율 13%가 돼 단숨에 업계 4위에 올라설 수 있다. 이 때문에 신한지주의 인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소그룹의 뼈대를 완성한 현대차그룹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는 “현대차가 인수시 업계 하위인 녹십자생명을 중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 보험사들도 동양생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 외국계 보험사가 본사차원에서 인수고려를 위한 실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그린손보 놓고 3파전 양상


사실상 M&A 수순을 밟고 있는 그린손해보험을 두고 업계는 인수주체로 BS금융지주, STX그룹, SK그룹이 3파전을 이룰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 곳 모두 인수 여부에 대해선 사실상 입을 닫고 있다.


BS금융지주는 부산지역 기반의 금융그룹으로 부산은행이 주력이다. 그린손보 역시 부산 지역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카슈랑스 영업 등 일반적인 협업관계와 함께 로컬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다.


업계엔 “그린손보 이영두 회장 역시 부산 출신으로 BS금융지주와 특히 우호적인 관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그린손해보험과 부산광역시가 함께 설립한 그린부산창투에, 부산은행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껴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롯데그룹은 BS금융지주의 지분 14.08%를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손해보험을 이미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BS의 그린손보 인수는 반갑지 않을수도 있다.


BS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린손보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저축은행 인수에 총력을 다 하고 있어 보험사까지 인수하기는 당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현재 BS금융은 프라임·파랑새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며 내년 1월 영업 개시가 목표다.


STX그룹도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꼽힌다. STX그룹은 크고 작은 M&A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주 언급되는 곳으로 업계는 “STX의 자금동원력 등을 감안하면 그린손보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TX그룹은 해상·적하보험료로 연간 500억원 가량을 지출하고 있어 종합손보사를 인수하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손해보험 인수자로 SK그룹도 거론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SK그룹에게 그린손보를 인수를 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 이후에도 상당기간 크고 작은 자금 확충이 필요한 만큼,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SK같은 대기업이 인수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린손해보험의 인수가격도 관심대상이다. 아직 인수대금까지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그린손보 보다 조금 더 큰 규모였던 대한화재의 M&A 사례를 참고하면, 지난 2007년 롯데가 인수할 당시 매입가는 3500억원 수준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대한화재 인수 당시, 대한화재의 남대문 사옥의 가격이 1500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실제 매입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에르고다음·ING생명·교보생명, 우리도?


에르고다음은 아직까지는 비인기 매물이다. 한때 악사(AXA), 알리안츠그룹과 기업은행, NH보험, 새마을금고까지 관심을 보였던 에르고다음이었지만 결국 모든 인수주체들이 ‘포기’를 공식선언했다.


새마을금고는 당초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형태로 에르고다음을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었고 보험업계에서도 인수를 기정사실화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10월 금융위가 새마을금고의 내부부실과 감독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물건너갔다.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악사도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악사는 “영업부문이 악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포기의사를 드러냈다.


은행권을 대표해 적극적인 인수 행보에 나섰던 기업은행도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보험사업은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정상화를 위해 투입될 자금이 인수자금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 그 이유를 밝혔다.


ING생명의 매각설도 오래된 주제다. ING생명의 모기업인 ING는 지난 6월부터 ‘ING다이렉트 USA’, ‘ING Car Lesase’, ‘라틴 아메리카 보험’ 등을 연이어 매각해 현재 ING의 주요 보험사업은 유럽과 아시아지역 등에만 국한된 상황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는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ING에 한국의 ING생명을 팔 것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은 ING 아시아지역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기여도가 높은 시장”이라 밝혔고, 한 금융업계 관계자도 “한국시장에서 수익이 높기 때문에 KB제안에 거절한 것”으로 분석했다.


ING는 2008년 10월 금융위기로 손실이 증가해 네덜란드정부로부터 100억유로의 구제 금융을 지원 받았다. 그후 사업부문 매각을 통해 이중 70억유로를 상환했고 이자와 나머지 금융구제액 45억유로를 내년 5월까지 상환할 계획이다. 때문에 업계는 그 이전에 매각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아직 M&A 수준은 아니지만 교보생명도 지분 매각을 놓고 끊임없이 말이 나오고 있다. 교보는 2대 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24%)과 3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9.9%) 지분이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더할 경우 33.9%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지분(33.6%)을 넘어선다. 코세어(9.8%) 등 신 회장 측 우호세력이 있지만 M&A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투자자는 언제든 자신의 이익에 따라 ‘매각’으로 선회가 가능하다.


한 금융지주사의 고위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기 위해 안달인 것으로 안다”며 “그들은 자신의 이익에 맞춰 행동하기 때문에 새로운 주주와 이해관계만 맞아 떨어진다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대우인터내셔널과 정부 지분이 모두 팔려도 우호지분이 많아 경영권에 문제가 없다”며 “매각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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