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삼각파도’ 속의 한국경제

권희용 / 기사승인 : 2014-06-02 15: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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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위축되던 경제가 결국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당장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한 국책연구기관이 있는가하면 민간연구기관들도 여차하면 뒤따를 채비를 하고 있는 조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9%였던 올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 낮춘 3.7%로 조정했다.

이어 금융연구원도 지난 8일 0.1% 낮춘 4.1%로 수정했다. 이들 연구기관이 성장전망치를 낮추는 이유는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부진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서다. 그중 소비와 투자에 대한 개선추세가 시원찮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아무래도 내수활성화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1분기 안에 민간부문 소비증가율이 전 분기에 비해 0.6%에서 0.3%로 반 토막이 났다는 것이다. 게다가 설비투자는 5.6% 증가했던 것이 -1.3%로 크게 주저앉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세월호 침몰여파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우리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적어도 0.08% 포인트 정도의 경제성장률을 깎아 먹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년여 만에 바닥을 기던 우리경제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는 듯 하다가 세월호 사건이 폭탄처럼 터졌다. 순식간에 블랙홀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서민경제의 주축인 골목상권의 피해가 만만찮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식당 매출이 36%나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심각했다. 식당 열 곳 중 여덟 곳이 전보다 장사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이에 더해 고용위축이 서민들의 삶에 깊은 주름을 더한다는 점이다. 서민 업종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장사가 안되는 업소에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장사가 안되자 제일 먼저 종업원을 줄이는 것이 대책의 제1순위가 되는 식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망망대해에서 삼각파도와 맞선 형국이다.

아직도 정국의 핵으로 살아있는 세월호 침몰 뒷수습하며, 개국 못잖아 국가 개조 작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자체선거정국이 대한민국을 꽁꽁 묶어놓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안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상황은 얼어붙어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작심을 하고 난구을 헤쳐 나가려고 해도 어느 누구의 말도 먹히지 않는 리더십의 공배깅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여섯 번이나 세월호 침몰과 관련한 정부의 실책에 대해 사과하고 눈물까지 SAKS 백안시하는 분위기는 좀체 가시질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나 할까, 대통령이 국가개조를 진두지휘할 새 국무총리를 천거했으나 엿새 만에 낙마하고 말았다. 새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는 셈이다. 경제가 처한 삼각파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랄 수 있다.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듣고 따르는 국민이 드물다. 또 이러저러한 인물을 내세워 나라의 틀을 정상화 하겠다고 해도 흠부터 잡으려는 눈초리만 번득이는 세태가 된지 오래다. 창조경제시대를 열겠다고 나선 새 정부의 패기를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하는 말과 행동을 못미더워하는 게 문제다. 신뢰구축이 앞서야 할 문제 중에 문제로 떠올랐다.

유난히 잦은 대형 안전사고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다가 언제 청년실업을 줄이고 서민생활의 주름을 펴줄 수 있겠는가. 수출은 여전히 제 몫을 한다지만, 서민들의 윗목까지 덥혀주지 못하니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하는 게 그들의 불평이다. 세월호 덕분(?)에 선거판이 조용해졌다.

온갖 네거티브 전략으로 시끄러비 이를 데 없던 선거판이 갑자기 조용해지니 그것도 낯설다.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판국으로 해서 침울해진 심정이 더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삼각파도 앞에서 흔들리는 배 안에 있는 국민은 불안에 떨며 멀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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