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증권업계 양극화 전망

전성훈 / 기사승인 : 2011-12-19 14: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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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전성훈 기자] 자본시장연구원은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대형증권사와 소형 증권사의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칠 선임연구위원은 13일 '한국형 헤지펀드의 미래와 영향'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프라임 브로커 요건을 갖춘 대형 증권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 간의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거의 모든 업무에서 같은 사업모델을 채택하고 있는데 대형과 중형 증권사, 소형 증권사 간 수익성 격차가 이미 상당 부분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부터 헤지펀드와 관련한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 시작했고 현대증권 역시 이달 말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개시할 예정이다.
현재와 같은 구도에서는 프라임 브로커와 그 외 증권사 간 수익률이 벌어지는 게불가피하다고 자본시장연구원은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헤지펀드 운용업자인 자산운용사 역시 당분간 소수의 대형 자산운용사, 자문사, 증권사만이 헤지펀드의 설정과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자산운용업계 역시 대형회사와 소형회사 간에 양극화 또는 시장집중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칠 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주식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투자전략 특성상 잦은 거래를 수반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상존 한다"면서 "헤지펀드가 비슷한 유형의 투자전략을 수행하거나 국내 투자자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할 경우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헤지펀드 투자전략과 투자자산이 다양해져 오히려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헤지펀드 도입 초기에는 시장형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튼튼한 하부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도입 5년 후인 2016년에는 시나리오별로 최소 10조원에서 24조원으로 성장하고 도입 10년 후인 2021년에는 최소 23조원에서 59조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형 헤지펀드, 2016년 24조 규모 성장


고액자산가들의 초기 투자성과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 김 실장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국인들한테 자금을 유치하기는 당분간 어렵다. 연기금도 시장 형성 초기에는 적극적인 투자가 불투명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는 순자산을 기준으로 상위 1% 정도다. 최상위 소득계층도 부동산과 안전자산을 많이 선호해 헤지펀드에 투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초기에 헤지펀드에 투자한 극소수의 개인 고액자산가들이 기대를 충족하는 수익률을 거두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김 실장은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 투자가들은 분산투자 차원에서 헤지펀드에 관심이 많다. 고액자산가를 통해 트랙레코드(투자실적)가 쌓이면 장기적으로는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은 기반이 잘 갖춰지지 못했고 진입장벽이 높아 외국인들이 헤지펀드를 직접 설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내 헤지펀드 운용업자들이 실적을 어느 정도 축적하면 외국인 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시나리오 구성을 통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도입 5년 후인 2016년에 최대 24조원, 10년 후인 2021년에 최대 5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운용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성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투자자들이 기존 펀드시장에서 이탈해 헤지펀드로 쏠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헤지펀드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 "장기적으로 투자전략과 투자지역이 다양해지면 오히려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높은 진입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초기 헤지펀드 시장은 국내 업체와 개인투자자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실장은 "외국 운용업자나 매니저가 국내에 들어와 한국형 헤지펀드를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하지만 제도적인 진입장벽 때문에 외국인이 헤지펀드를 직접 설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헤지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외국인이 영업권을 획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올해 9월 발표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업자로 인가 받을 수 있는 자격은 국내 금융투자업 영업권을 이미 가지고 있는 회사 중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로 한정돼 있다.
제도적인 진입장벽이 없더라도 단시일 내에 많은 외국계 운용사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행정편의나 세제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고, 헤지펀드 투자자 층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투자자 층도 초기에는 매우 엷을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주요 고객이지만 이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운용전략 뿐 아니라 트랙레코드(실적)와 명성, 순자산 규모를 중시한다는 것.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77%의 기관투자자들이 2년 이상의 트랙레코드를 요구한 반면, 트랙레코드가 필요 없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초기 수요자는 소수의 국내 개인 고액자산가가 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기관투자자는 투자 의사결정 단계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직접투자(최소 5억원)가 가능한 고액자산가 중에서도 극도의 위험을 감소할 수 있는 소수"라고 밝혔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시장 규모는 순자산 기준으로 10년 후 최대 59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기존에 운용되고 있는 공·사모 펀드에 비례해 성장하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저성장 시나리오에 따르면 최소 23조원에 머무를 수도 있다.
김 실장은 "전세계 헤지펀드 시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들어섰던 2000년대 초반에도 헤지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뮤추얼펀드의 3~4%에 불과했다"며 "2007년에 8.2%까지 늘었지만 다시 비중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 "투자자 층 더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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