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보유자이 오랜만에 미소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가 맞물려 여러모로 투자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른 대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전문가들도 강남권 재건축의 투자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강남권에서, 그것도 투기수요가 많이 몰리는 재건축 아파트에 특혜를 준 ‘반(反) 서민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강남 3구를 제외한 수도권에 대한 투기과열지구가 대폭 해제된 후 1년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된만큼 이번 정책의 실효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권도엽 국토부장관은 상황을 지켜본 뒤 투기지역 해제까지도 검토할 뜻을 밝혔다.
◇‘왕따’ 강남3구, 형평성 되찾았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만 적용중인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키로 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3~5년에서 1~3년으로 줄어든다. 조합인가일로부터 7~9년까지 금지됐던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그 동안 강남 3구는 집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어 형평성 논란이 돼왔던 만큼 이번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투기과열지구는 조합원지위 양도와 전매를 제한하는 등 사실상 거래를 제한해 직접적·물리적 규제의 측면이 강하다”며 “시장에 비친화적인 규제라고 판단해 우선적으로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강남3구에서 조합설립이 인가된 26개단지 1만9000명의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졌다. 현재 조합설립을 추진중인 22개단지 2만2000명도 혜택을 볼 전망이다.
투기방지 및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재건축 초과이익 부과는 2년간 중단키로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일부터 재건축 준공 때까지 조합원 1인당 집값 상승분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10%씩 단계별로 최대 50%까지 국가가 환수해 가는 제도다.
지난해 10월 서울 면목동 우성연립과 중랑구 목동 정풍연림 재건축에서 각각 8879만원, 3628만원이 부과되는 첫 사례가 나오면서 재산권 침해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문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초 정부는 부과 시점을 늦추거나 최대 50%까지 부과율을 낮추는 방안, 부담금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하다가 2년간 부과를 유예키로 결정한 것이다.

◇재건축 투자환경 크게 개선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9개월째 하락세를 기록중으로 지난달에는 강남구 -2.04%, 서초구 -1.36%, 송파구 -0.62% 등 강남3구가 일제히 가격이 하향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완화로 강남권 재건축의 하락세가 멈추고 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중지가 맞물려 강남권 재건축 낙폭을 저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보유자나 신규 매수자 모두 재건축 진출입이 자유로워져 거래에 여유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도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줄어들고 조합원 지위양도도 가능해져 재건축 거래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라며 “초과이익 부담도 2년간 늦춰져 재건축 사업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이 서민들과는 동떨어진 주거상품인 만큼 부자들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정부가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불로소득은 풀어주고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서의 관리감독 역할도 내려놓으려 하고 있다”며 “재건축 투기에 특혜까지 얹어 주면서 거래침체를 풀어나가겠다는 발상은 서민들이 원하는 대책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해제 후 재건축값 급등…실효성 기대’
지난 2008년 수도권에 대한 투기과열지구가 대폭 해제된 후 1년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1월 강남3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역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한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1년간 15% 올랐다.
투기과열지구 해제 발표 당시 서울의 3.3㎡당 매매가는 2495만원이었지만 1년 뒤 2710만원으로 15.35% 상승했으며 2년 후(10.91%), 3년 후(7.67%)에는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당시 정부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고금리, 대출규제 등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 우려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를 제외한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전역을 모두 해제했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된 지역에 대해서 주택시장 동향을 밀착 모니터링해 투기재연 가능성이 감지되는 즉시 재지정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가격급등을 막지는 못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투기과열지구 해제 후 3.3㎡당 2615만원에서 3205만원으로 22.53%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시범·삼부아파트 등 노후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영등포구도 같은 기간 2625만원에서 2957만원으로 12.67% 올랐다.
반면 용산구(-2.74%), 노원구(-1.45%) 등은 소폭 하락세를 보여 지역간 격차를 나타냈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12·7 부동산 대책에 따른 강남3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재건축 시장의 호재로 작용해 집값 낙폭을 다소 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유럽 재정위기 등 악재와 박원순 시장의 재건축 속도 조절론의 영향으로 얼어붙은 시장을 단기간에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서울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것과 관련해 “투기지역 해제도 논의했지만 합의까지 도달하지는 못 했다”며 “앞으로 시장상활을 살펴 협의할 생각”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강남3구에만 지정돼 있는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키로 했다.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대책에서는 제외됐다.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1가구3주택 이상 보유자의 양도세 가산이 폐지된다.
권 장관은 규제 완화 배경에 대해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집값이 급등할 가능성이 적다”며 “시장이 정상화돼야 주택공급도 원활해지고 중장기적으로는 가격도 안정화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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