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단말기자급제’가 시작됐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고 통신사와 제조사간 눈치경쟁도 남아있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무용, 선불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고도 휴대폰 구입 및 개통이 가능해지는 ‘단말기 자급제’가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 자급제를 통해 휴대폰 유통구조가 투명해져 가격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아직 자급제 가입고객을 위한 별도의 요금제를 마련하지 않았고 제조사들 또한 휴대폰 유통에 적극적인 모양새는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때 휴대폰 유통구조에 변신은 불가피 하다. 이는 외국의 사례를 비교해 보면 분명해진다. 해외의 경우 기존 우리와 같이 이통사를 통해 휴대폰을 구입하는 국가도 있고 초기부터 이를 분리, 판매하는 국가들도 있다.
전자의 경우 ‘플랜’의 형태로 2년가량 약정을 맺고 이동통신망을 사용하는 대신 고가의 단말기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받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후자의 경우 휴대폰 가격에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대신 약정이 없고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자급제 시행을 두고 “고가의 스마트폰으로 이뤄진 기존 이통시장내 경쟁이 아닌 통화를 주 목적으로 하는 ‘업무용’, 혹은 ‘선불폰’ 형태로 소비될 ‘저가 휴대폰’ 시장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얼리아답터 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휴대폰을 2~3대 쓰는 현상이 일반인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 ‘업무용 휴대폰’ 시장 변화 온다
이미 ‘스마트워크’라는 형태로 ‘태블릿PC’가 업무용 기기로 빠르게 노트북P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입장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업무용 휴대폰’으로 또다시 고가의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이 경우 5만원 미만의 저가 휴대폰이 매우 유용하다. 실제로 삼성, LG, 노키아 등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들은 아프리카, 중국 시장을 위해 이러한 저가 휴대폰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이통사들의 ‘고가’정책으로 인해 출시되지 못했다. 그러나 ‘자급제’가 활성화 된다면 이러한 ‘저가 휴대폰’시장이 ‘업무용’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그동안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선불폰’시장도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의 경우 매달 사용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일정 금액만큼 통화시간을 미리 구입해 충전 후 사용하는 형태의 ‘선불폰’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시장에서는 비싼 요금과 범죄의 가능성 때문에 사회적 인식이 낮아 활성화 되지 못했다. 여기에 비싼 휴대폰 값도 한 몫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럴때 자급제를 통하면 선불요금제 사용이 매우 유용할 수 있다. 가령 사병 입대한 군인이 휴가나 외박 시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휴대전화 개통이 힘들었던 외국인들에게도 유용하다. 이처럼 통화량도 많지 않고 굳이 고가의 스마트폰을 필요로 하지 않는 계층에게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 “저가폰 시장, 아직 갈길 멀어”
그러나 이렇게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기존 이통사들을 견제할만한 제4이통사나 재판매사업자(MVNO)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적어도 이들이 ‘가격결정권’을 가질만한 규모로 성장해야 가격경쟁이 이뤄져 ‘저가 휴대폰’ 시장 형성이 가능해진다. 또한 휴대폰 제조사들이 ‘저가 휴대폰’을 국내 시장에 출시해야만 가능하다.
물론 기존 이통시장의 독점구도를 깨고 성공하는 방법은 있다. 우선 ‘가입비’와 ‘기본료’를 없애는 것이다. 망을 확보하고 초기 유심(USIM) 발급 비용만을 받은 다음 ‘코드’가 인쇄된 선불카드를 편의점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유통을 하는것이다.
휴대폰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의 거대 제조사인 ‘화웨이’와 ‘ZTE’가 한국 휴대폰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의 제품은 심지어 ‘스마트폰’도 싸다. 해외 평가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돌풍으로 사람들의 ‘데이터 소비’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통화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제 통화를 하기 보단 카카오톡을 하거나 SNS를 이용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통사들은 여전히 정체불명의 ‘기본료’를 책정하고 통화료를 끼워팔고 있다.
이것이 ‘비싼 통신비’의 본질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단말기 자급제’를 환영하고 ‘저가 휴대폰’, ‘선불폰’ 시장 활성화를 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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