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는 시중은행보다 최대 2%포인트 낮은 대출 금리와 편의성을 내세워 승부를 걸고 있다. 본인 명의 휴대폰만 갖고 있으면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 받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개설 후 모바일과 웹에서 조회, 송금, 예·적금, 대출 등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본격적인 무점포 은행 시대가 성큼 현실로 다가왔다. 카카오뱅크도 올 상반기 중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 2%대 반값 금리 예금·신용대출
케이뱅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높은 이자와 낮은 금리다. 대출상품의 경우 직장인K 신용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2.73%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4월 초 현재)가 연 3.61~4.73%인 점을 감안하면 1~2%포인트 낮다. 시중은행에서 찬밥대우를 받던 4~7등급 고객에 4%대의 중금리대출이라는 파격적 금리 조건도 내놨다. 슬림K 중금리대출의 금리는 우대 기준을 만족시키면 최저 연 4.19%까지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2.0%로 설정했다. 시중은행보다 0.3~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저축은행 정기예금 2.3%(4월 초 현재)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반대로 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73%로 은행권 평균인 연 4.46%보다 크게 낮췄다.
케이뱅크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지점이 없다 보니 인건비와 임차료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의 방법으로 운영하는 케이뱅크는 현금이나 수표, 어음은 다루지 않고 기업금융도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올 하반기에, 방카슈랑스·펀드, 외화송금 서비스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가 공시한 지배구조·보수 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 한해 경비예산은 총 878억 원으로 시중은행의 10%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인건비는 243억 원(약 27.7%)으로 사업 초기 홍보비용과 시스템 구축에 대부분 배정된 셈이다. 케이뱅크 측은 향후 영업비용 절감분은 예금 금리를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쓰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4시간 열린 은행 시대 개막
고객들은 케이뱅크의 오프라인 점포 역할을 하는 GS25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돈을 입출금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계좌를 개설하고 즉석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스마트 ATM을 주요 거점 편의점에 설치할 계획이다. 입출금 기능을 제외하고 365일 24시간 인터넷과 앱에서 은행 일을 볼 수 있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금까지 고객은 은행 일을 보기위해 업무시간·영업일 등 은행이 정한 룰에 따라야 했다”며 “케이뱅크는 고객의 관점에서 언제 어디서나 은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은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앱은 은행 그 자체로 이체 등을 할 때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가 구동돼 비밀번호 인증만으로 바로 송금이 가능하다. 예금이자를 음악 쿠폰으로 받을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지니뮤직과 함께 음원 서비스 이용권을 이자로 받을 수 있는 뮤직K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68%의 현금이자와 30일간 음원 다운로드·실시간 음악 감상이 가능한 지니뮤직 이용권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이와 함께 광화문 사옥에 24시간 종합상황실을 마련한다. 고객센터, 전산센터 등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부서는 물론 상품·서비스, 위험관리 재무관리, 금융소비자보호 등 각 파트와 핫라인을 구축해 고객 응대와 비상상황 대응 등 안정적인 은행 운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찻잔 속 태풍 시각도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개시하면서 금융권이 태풍 전야다. 비대면 뱅킹서비스를 비롯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금융업에 일대 혁신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케이뱅크가 내놓은 서비스가 금리 혜택 이외에는 시중은행과 비교해 차별성을 찾기 어렵고 은산 분리 완화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은산분리 제도는 총수가 있는 재벌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법에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은행지분보유를 최대 4%로 제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막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내 핀테크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이 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은산분리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발의돼 있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재벌 개혁에 대한 이슈가 커지는 가운데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정안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특별법 형태로 해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은행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아닌 인터넷전문은행을 ICT 융합의 특별한 사례로 인정해 주자는 것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 산업 내 인터넷전문은행의 메기 역할을 위해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보유 지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례법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대주주와 거래 규제는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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