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조선일보 의혹보도 한방에 훅간 현직 검찰총장

이완재 / 기사승인 : 2013-09-13 16: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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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재 편집국장
현직 검찰총장이 유력 언론의 혼외아들 의혹보도 한방에 낙마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의 이해 당사자는 대한민국 전 검찰 총수 채동욱 총장과 대한민국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보수 유력지 조선일보.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의혹보도에 대해 정정보도소송 등 강경대응의 뜻을 밝혔다가, 법무부의 내부 감찰지시가 떨어지자 돌연 자진사퇴하며 5개월만에 낙마했다. 검찰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사태는 빠르게 전개됐다. 지난 9월 6일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에게 혼외아들로 추정되는 11살 자녀가 있다고 의혹보도를 내보낸 것. 조선일보의 기사형식은 의혹보도였지만 상당한 정황을 갖고 접근한 것이어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해당보도가 나가자 채 총장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했다. 또 혼외 배우자로 의심받고 있는 임 모씨는 이후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에 자신의 아들이 채 총장의 아들이 아님을 주장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 파문을 키웠다. 임씨는 편지에서 10여년간 알게 지낸 채 총장과 관련, “‘본인이 함부로 채동욱이라는 이름을 아이의 아버지로 식구와 가족에게 알리고, 초등학교 학적부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편지내용이 논리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국정원의 배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으로 아무리 조선일보라도 채 총장과 임 모씨의 십여년 관계를 시시콜콜 들여다볼 만큼 정보력을 행사하기란 불가함을 들고 있다. 뒤에 국정원의 거대 힘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국정원의 ‘검찰 흔들기’론에 무게 실린 주장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경우에 따라서는 국정원의 입지도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


채 총장은 지난 13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내며 법정소송을 불사했다. 또 필요한 경우 유전자검사도 받겠다며 강경하게 맞섰다. 조선일보는 채 총장의 정정보도 요청을 거부하며, 한술 더 떠 떳떳하다면 왜 편지를 보낸 여성인 임 모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혼외 아들’ 논란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내부감찰을 지시했다. 황 장관의 지시 1시간 만에 채 총장은 자진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불명예 퇴진했다.


이제 조선일보 의혹보도의 진실은 법무부 감찰결과와 경우에 따라서는 임 모씨 모자의 유전자검사에 대한 대응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그러나 임씨 모자가 선뜻 유전자 검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친자확인 여부가 밝혀지기 어렵고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론은 진실을 남겨둔 채 돌연 사퇴한 채 총장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과 함께 국정원 의혹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다행히 의혹 해소가 이뤄지고, 일각의 우려대로 국정원이 개입된 일로 들어난다면 더큰 파장과 정치적 출혈이 예상된다. 당연히 국민적 반감도 뒤따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의 정보입수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래저래 검찰총수가 관련된 일이라 검찰의 신뢰도 크게 추락하고 있다.


하루빨리 진실이 명백히 가려져 국가 사정기관의 신뢰회복과 함께 정의가 바로설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래저래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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