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 대책’ 누구를 위한 대책인가?

김세헌 / 기사승인 : 2013-09-16 1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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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소외감만 커지는 정책” 비판의 소리

▲ 정부의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매매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는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지난달 28일 정부에서 내놓은 전월세 대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이로 인한 효과가 얼마나 발생할 지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나온다. 이번 대책은 치솟는 전세난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시민과 정치권, 업계 등의 반응은 사실상 엇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업계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매매시장 활성화를 통한 주택시장 정상화는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사항으로, 업계는 정부가 규제를 풀고 시장 기능에 맡기면 수요공급에 따라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대책이 큰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저리 장기 모기지는 운영상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줄어든 취득세 인하 폭은 시장을 자극하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세난 해결에 도움” vs “부동산 거품만 커질 것”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전월세 대책에 대해 시장에선 일단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대책이 또 다시 부동산 거품을 부풀릴 것이란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정책 기조는) 시장이 요구했던 것이다. 정부가 시장 정상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놓은 것 같다”며 “관건은 대책 발표와 입법화까지 간극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온도차가 있지만 정부 대책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저리 장기 모기지는 주거 안정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시장에 끌어들일 만하고 취득세 감면도 상반기 일시 감면 때보다 폭은 줄어들었지만 그간 거래부진을 뚫어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4·1대책과 7·24후속조치 핵심 법안 통과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발표만으로 시장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정부 대책이 전월세대책이 아니라 침체된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출 통한 매매유도는 신규 하우스푸어 양산과 가계부채 확대로 국가부실 초래할 수 있다는 것.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최근의 주택가격 하락과 매매 감소는 소득에 비해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과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나타난 자발적인 매매거부”라며 “부동산 거품을 제거해 집값을 낮추는 것만이 전세수요를 매매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빚내서 집 사라?’…서민 위한 정책에 ‘의문’

야당은 이번 전월세 대책에 대해 “부자 위주의 대책”이라면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당 전월세대책 태스크포스(TF) 공동위원장인 문병호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30일 이날 KBS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려운 데는 긁지 않고 엉뚱한 데를 긁는 연목구어 대책이자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서 발표한 재탕 삼탕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전월세 대책을 내놓으라고 그러니까 집을 사면 된다 이런 답변”이라며 “서민들은 집값이 비싸서 못 사는 것인데도 빚을 쉽게 내주고 세금혜택 좀 줄 테니까 집을 많이 사라 그러면 해결된다, 그런 입장이다. 그래서 번지수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도소득세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에 대해 “부자와 건설사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안 했던 정책이 아니고 그동안 정부에서 많이 내놨는데 결국은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만 양성했다. 그런 잘못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취득세율 영구 인하 방침에 대해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취득세 인하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지방재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취득세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재정이 굉장히 어려운데 아무런 지방재정 대책 없이 그냥 취득세만 인하하자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폐지에 대해서는 “전월세 대책과 전혀 관계없는 대책”이라며 “(민주당은) 오히려 주택을 많이 가진 분들한테 양도세를 많이 걷어서 그 돈으로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 1%대 금리의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에 대해서는 “결국은 빚내서 집사라는 기조”라면서 “지금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세에 있고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시대에서 빚내서 집을 샀다가 집값이 또 떨어지면 결국 엄청난 손해를 보고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월세 상한제와 자동계약갱신 청구권 도입을 거듭 주장하며 “이런 정책들을 정부가 수용한다면 저희도 정부 여당의 정책을 한 번쯤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도권 전세난 2020년까지 지속될 수도

정부의 전월세 대책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수도권 전세난이 2020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수도권 주택시장 전망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전세난 시기에는 수도권 전세가율이 55%에 달하면 매매전환 돼 수급 불안이 해소됐지만 최근 전세난은 임차시장 구조적 변화와 매매거래 위축이 동시 진행되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전세․매매상승률 차이가 평균 4% 이상일 때를 전세난으로 규정할 경우 과거는 통상 2~3년간 지속됐다면 이번은 4년차(40개월)에 진입했고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볼 때 2020년까지 매매가격은 연평균 0.5% 하락하는데 반해 전세가격은 연평균 7.3% 상승하면서 전세난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또 2021년 전세가율은 고점인 100.7%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율 100% 시대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예측이다.

연구원은 아울러 같은 기간 차가(借家)수요는 연평균 109만가구인 반면 자가(自家)수요는 연평균 52만가구로 정체돼 차가유지율이 자가전환율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자가 주거비용이 차가 주거비용보다 크다는 인식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수요 쏠림현상과 시장심리에 좌우되기 쉬운 가계에 의존한 임대주택공급체계로 인한 공급감소 심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정부가 전월세 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 위주에서 벗어나 공급물량 조정, 매매전환 유도 등을 추진하는 정부 기조를 긍정하면서도 정책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정책 발표시점과 시행시점 간 차이 최소화, 지원대상 확대, 기업형 임대주택시장 조기 정착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특히 임대공급 확충이 전제되지 않는 수요자의 구매여력, 대출여력 확대는 주거불안 해소보다는 지연시키는 한계를 갖기 때문에 임대주택공급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토지부 임대주택과 준공공임대주택, 주택임대관리업, 임대주택리츠 등 기업형 임대주택시장을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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