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외환은행 인수를 목전에 둔 하나금융지주의 글로벌 행보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거지를 둔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한미은행 인수가 최고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은행은 지난 2003년 美 현지 법인이었던 퍼시픽유니온뱅크(Pacific Union Bank, 이하 PUB)를 한미은행에 매각한바 있으며,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도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경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이 최근 한미은행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지분 4%를 인수해 한미은행 인수에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은 2010년 한미은행 인수를 목전에 두고 美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좌초된바 있다.
우리금융은 한미은행의 재도전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기 전까지는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美 금융당국은 인수합병(M&A)을 진행중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국 진출에 대한 심사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국과 한미은행에 국한하지 않고 다방면에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은 설을 부인했다.
◇하나금융, 외환銀 인수…‘길어질수록 조바심’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게 되면 4대 금융지주사로써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총 자산 규모가 331조원으로 우리금융(372조원), KB지주(363조원), 신한지주(337조원)를 바짝 쫓게 된다.
그런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만은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인수 마무리를 지을수 있는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규명’을 놓고 아직 금융감독원의 발표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론스타 산업자본을 규명한 후 이를 금융위에 보고하게 되고, 이 후 금융위의 승인이 떨어져야 하나금융은 바야흐로 외환은행을 품을 수 있다.
또 정치권에서도 론스타의 산업자본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금융당국은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여야는 지난달 26일 이를 두고 권혁세 금감원장을 상대로 분명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2003년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매입한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산업자본인지 여부를 정확히 파악했어야 한다“며 ”지금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통합당 박선숙 의원은 “그동안 론스타는 많은 이익을 취했다”며 “산업자본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지금 어떤 기준을 갖고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 금융당국의 해석은 현행법 체계를 전체적으로 뒤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이 길어질수록 애가 타는 것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인수가 마무리되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빨리 마무리지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말 그대로 외환은행 인수관련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간 12월 맺은 주식매매계약서의 효력은 2월말까지다. 만약 2월을 넘기게 되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재협상을 해야한다. 또 1월이 지나게 되면 론스타가 추가결산배당금을 가져가게 돼 하나금융으로써는 1월안에 인수가 완료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LA한미은행 인수 추진…‘美 진출하나’
또 하나는 바로 LA한미은행 인수관련이다. 외환은행을 인수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를 통한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200만 교민이 모여있는 美 서부 지역 대표교포 은행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4일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 후 기자회견서 “미국내 영업조직을 되살리려고 한다”며 “미국에 교민이 200만명인데 그 시장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밝힌바 있다.
또 지난 2일 신년사에서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선진은행에 비해서는 아직 그 역량이 부족하다”며 “글로벌시장의 진출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추진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美 금융시장은 인수·합병(M&A)를 추진중인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자국 진출의 심사를 해주지 않아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돼야만 본격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 2003년 12월 PUB를 인수했다. PUB는 과거 외환은행의 美현지법인 은행이었으나 사모펀드사가 대주주인 은행은 지점을 소유할 수 없게 돼있어, 외환은행은 PUB를 한미은행에 매각한 바 있다.
그런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서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물망에 오른 교포은행은 한미은행을 비롯해 컴먼웰스비즈니스뱅크(CBB)·나라·중앙은행 등이 있다. 이 중 한미은행이 PUB의 인수 등으로 인해 현재 입지적 요건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 외환은행장 내정자로 알려진 윤용로 부회장이 미국 방문이 잦았던 것도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실제 하나금융은 2006년 美 아이비은행, 2007년 CBB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美 금융당국 승인을 받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우리금융도 인수 추진…‘속타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가 한미은행 인수에 마지막 퍼즐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금융 역시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2010년 5월 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美 현지 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 등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美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좌초됐다.
이에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등급이 올라가면(美 M&A 기준 통과되면) 한미은행 인수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한미은행이 실시한 유상증자(8050만 달러 규모)에 참여, 800만 달러를 투자해 한미은행 지분 4%를 인수했다.
이에 우투는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정황상 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에 한미은행 인수전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과의 경쟁구도로 비춰지는 양상이다.
이에 하나금융 관계자는 “한미은행 인수를 두고 우리금융과 경쟁구도에 있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LA한미은행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동남아 등도 염두해 두고 있으며, 은행만이 아닌 증권·보험사 등 금융부문 글로벌망 구축을 위해 다각도로 모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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