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카메룬발 다이아몬드 파동이 정부기관을 덮쳤다. 이미 외교통상부·국무총리실 인사들이 감사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공기업까지 파장이 일고 있다. 또 정부인사의 개입뿐만 아니라 가족과 친인척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각종 의혹에 휘말렸으나 정부의 발표와 지난해 국감내용 등에 의해 3000원대이던 주가는 한때 1만5000원 이상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조작 사실이 드러나자 현재는 7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정부도 곤욕을 치루고 있지만 최대 피해자는 바로 정부를 믿고 산 개인투자자들이다. 반토막 나는 것은 우스운 상황이고 자칫 상장폐지의 이야기까지 나돌다 개인투자자들은 비난할 기운마져 빠진 상황이다.
◇카메룬발 다이아 파동…정부인사 줄줄이 의혹
카메룬 다이아몬드 파동이 외교통상부를 넘어 국무총리실 등 다른 정부부처와 자원외교와 관련이 있는 공기업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의 동생 부부와 친척이 억대의 CNK(C&K 인터네셔널, 카메룬다이아몬드 광산개발업체, 이하 CNK)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국무총리실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일부 직원과 가족, 친척들도 주식을 매입했던 것으로 지난 18일 알려졌다.
CNK 주가조작 혐의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김 대사에 외교부는 전날 직무정치 조치를 취했다.
또 외교부 간부 친인척의 CNK 주식 매입 의혹을 조사해 온 감사원은 최근 지경부 직원들과 김 대사 이외에 외교부의 국장급 고위공무원 등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감사원의 최종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며 “감사결과가 나와야 관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 한국광물자원공사 직원 가족과 친척들의 CNK 주식 매입 의혹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오덕균 CNK 대표와 일부 임원에 대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도 부정거래를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가담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실장은 2009년 1월 국무총리실장을 퇴직한 뒤 그해 4월부터 CNK 고문을 맡아왔다.
이번 사건이 중심인물인 김 대사와 사전에 1억원 이상의 CNK 주식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는 동생 부부는 검찰 고발·통보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이달 말 CNK 감사결과 발표
외교통상부 간부의 친인척들이 해외개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의 동생 부부가 해외자원 개발업체인 씨앤케이(CNK)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이달말 감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와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김 에너지자원대사의 동생 부부가 2010년 12월 중순 보도자료 배포 이전에 1억원이 넘는 씨앤케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대사는 그해 12월17일 “씨앤케이(CNK)가 카메룬에서 추정 매장량이 최소 4억2000만 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 작성, 배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씨앤케이의 주가는 보도 자료가 나온 지 17일 만에 5배가 급등,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CNK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또 김 대사의 일부 친척과 일부 고위 외교관의 가족·친척도 씨앤케이 주식을 거래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 이외에도 씨앤케이 사건에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대국민 사기극…피해자만 운다
한편 CNK 주가조작은 말 그대로 ‘대국민 사기극’ 수준이다.
지난 2010년 12월 외교부는 CNK가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동시에 CNK의 주가가 치솟았다. 당시 CNK의 고문이었던 외교관 출신 조중표 전 총리실장은 자기 몫의 주식을 팔아 횡재했다.
CNK는 당시 4억2000만 캐럿, 50조원 어치의 금강석 노다지를 카메룬에서 확보했다고 주장했으나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주가조작’이 의심됐다.
이에 CNK는 지난해 국감에서 “여러 의혹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루머다. 우리 광산을 직접 본 정치인은 한 명도 없다. 전문지식도 없이 그 동안 모든 중소기업이 벌인 자원개발이 사기로 드러났으므로 우리 역시 사기꾼이라고 지레 짐작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자원을 가져 오려고 난리인데 한국 국회는 국익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CNK의 이같은 주장은 결국 허위로 드러났고 외교부를 비롯, 정부 관계자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CNK와 정부의 사기극에 투자 피해자들은 속출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정부의 말만 믿고 샀다가 지금 거의 반토막 수준”이라며 “정부 관료들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기친 것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이 투자자는 한 주에 1만2000원에 구입했으나 11일 기준 현재 777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각종 의혹에 휘말릴때도 외교부의 발표와 국감내용 등에 믿고 계속 갔다(매도안했다)”며 “결국은 그 믿음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피해가 막심하다. 상장폐지만 안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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