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그룹, PSMC 매각 진짜 이유는?

장우진 / 기사승인 : 2012-02-06 1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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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돔구장 건설 의도 포착…노조, 정리해고 철회 등 규탄

[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부산시에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풍산그룹이 개연돼 있다는 의혹이 주장됐다.
전경련은 지난달 ‘부산 돔구장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위원 수락 요청서’와 돔구장 콤플렉스 TF사업 내용안을 일부 언론사 등에 발송했다. 돔구장 건설은 2009년 풍산그룹이 추진하다 특혜시비 등을 이유로 거절된바 있다.
그런데 부산 PSMC(구 풍산마이크로텍) 노조는 2010년 풍산그룹이 PSMC를 매각한 이유가 돔구장 건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련의 사업계획을 보면 풍산그룹 부지 그린벨트 중 일부를 해지해 돔구장 건설과 주거·상업 시설을 조성한다고 명시돼있는데, 이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것이다. 또 그린벨트 내 PSMC가 들어서있는 만큼 미리 매각을 해 구조조정 등과 관련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어 3년전 사업추진 실패를 전경련을 앞세워 추진하는 것이라는 주장했다.


◇풍산그룹, 전경련 앞세워 ‘돔구장 건설’ 재차 추진?


전경련의 사업계획에는 부산에 돔구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풍산그룹 부지 그린벨트 140만㎡(43만평) 중 69만㎡(21만평)을 활용하겠다고 명시돼있다. 이 중 6만㎡(2만평)에 돔구장을 짓고 63㎡(19만평)에 주거·상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약 1조원(추정)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PSMC 노조가 전경련의 사업추진에서 풍산그룹을 겨냥하고 나선 것은 풍산그룹 류진 회장이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또 풍산그룹은 지난 2009년에도 돔구장 건설을 추진했으나 거절됐다.
PSMC 노조는 “전문가들은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아파트를 지으면 돔구장 1조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생긴다고 하더라”며 “돔구장을 지어 부산시에 기증하더라도 나머지는 부지개발을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3년전 풍산그룹이 돔구장 추진 계획이 실패했던 것은 특혜시비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공익적 목적에 맞아야 개발제한 구역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풍산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지분 50% 이상을 투자해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풍산그룹 단독 개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경련의 이같은 갑작스런 사업 추진에 부산시와 롯데야구단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연간 200~300억 이상 드는 관리비가 부담스럽고, 롯데 구단 입장에서도 현재 사직구장이 있으며, 반여동의 경우 관중동원에 문제가 있어 돔구장의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풍산그룹 관계자는 “그 동안 부산부지 개발 및 부산 돔구장 건설과 관련해 예전부터 추진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사업추진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세운 적은 없다”고 개연성 논란을 일축했다.


◇사업추진 위해 PSMC 매각했나


그러나 노조가 풍산그룹의 시세차익을 위한 돔구장 건설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부정한 매각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토요경제는 290호지에서 풍산그룹-PSMC간 매각의혹에 대해 취재했다. 매각과정과 인수 후 PSMC의 운영에서 몇 가지 의문점이 발생했지만 양 사는 ‘모른다’, ‘어쩔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노조는 “풍산그룹이 그린벨트를 해지하고 돔구장 건설 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PSMC를 기습매각했다”며 “이후 (PSMC 운영진은)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정리해고 등 국내공장 해체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그린벨트 내에 PSMC가 들어서 있어 사업추진을 위해 PSMC가 해체되야 하는 만큼 풍산그룹을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풍산그룹은 정리해고 등과 관련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또 자회사의 구조조정 및 이전이 (돔구장) 사업추진 명분에 금이 갈 우려가 있어 PSMC를 매각한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서는 직원들의 휴가기간 동안 기습매각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PSMC는 류진 회장의 계획에 도움을 주기 위해 58명을 고의로 정리해고 했으며, 공장을 이전하거나 폐쇄하고 주요생산거점을 필리핀 공장으로 옮긴다면 이 같은 의혹은 현실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풍산그룹 관계자는 “그린벨트 내에는 PSMC 외에도 풍산홀딩스, 풍산 부산공장 등이 있다. PSMC만 없어진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돔구장 건설 추진과 PSMC의 매각에는 어떠한 개연성도 없다”고 해명했다.


◇부당함 알리려 강추위에도 ‘노숙 투쟁’ 강행


풍산그룹은 2010년 12월 29일 노조원들이 휴가기간 동안 PSMC(당시 풍산마이크로텍)를 매각해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인수 후 PSMC는 4월 임금삭감을 제안하기 시작하면서 노사갈등이 시작됐다. 8월에는 임금 등과 관련해 마라톤 교섭을 펼쳤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으며, 사측은 11월 58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전면파업을 벌이며 반발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 △그린벨트 해제와 특혜개발 위한 정리해고·국내공장해체유도로 PSMC 노동자 삶을 파괴하는 풍산자본에 대한 투쟁 △15억원대 지분지베를 통해 수백억의 유상증자를 위한 정리해고 등에 대한 투쟁 등을 주장하며 ‘9일 행동’ 대국민 선전에 나섰다. 26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공동행동 선포식 개최를 시작으로 ‘100만부 유인물 뿌리기’, ‘시청앞 노숙’, ‘희망 촛불’ 등을 진행했다. 특히 강추위에도 노숙을 강행하며 풍산그룹과 PSMC에 투쟁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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