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올해 보험업권 감독의 방향은 ‘금융소비자 보호’다. 지난 한해 보험 산업은 담합과 반토막 수익률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하락했고 지속적으로 약관대출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2012년 보험감독 업무설명회’ 통해 올해 보험감독 방향을 ‘금융소비자 보호’로 꼽았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감독업무는 소비자 보호와 위기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회사가 부담을 슬그머니 소비자에게 떠넘기는지, 뚜렷한 근거 없이 소비자의 희생을 요구하는지 현미경을 들이대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 보호를 강조한 배경에는 정부가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떼려는 데 대응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위기대응 정책은 올해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성장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강도 높은 금융규제가 도입될 예정인 만큼 미리 대비하자는 성격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화재보험협회에서 금감원 최수현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금감원 관계자와 보험업계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보험업권 대상 ‘2012년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금감원 김수봉 보험담당 부원장보는 “올 한해 핵심과제는 금융소비자보호”라며 “특히 보험 분야는 보험 소비자에 대한 보호강화가 큰 화두로 부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원장보는 “최근의 경기 불확실성의 확대와 더불어 서민에 대한 보호 부분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감독당국도 소비자보호를 위한 다양한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올해는 소비자 보호와 위기 대응”
금감원은 구체적으로 “보험약관을 금융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개선하고, 지난해 마련한 ‘약관 대출 연체 이자 폐지’처럼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개선책을 올해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우선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보험소비자 보장 수요에 부합하는 상품이 개발되도록 보험 상품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자율상품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사후검증을 강화해 소비자피해를 예방키로 했다.
또한 보험민원을 줄이기 위해 경영실태 평가 시 소비자보호 관련 평가비중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했다. 자동차 보험에 대해서는 담보별로 보상책임과 면책사유를 함께 규정하는 등 약관체계를 수용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용어도 알기 쉽게 개선할 계획이다.
노인 등 특정계층에 대한 보험 상품 광고 규제와 상품설명 강화 등 피해방지 방안도 마련한다. 상대적으로 민원발생 빈도가 높은 변액유니버셜보험의 약관내용을 비롯, 불합리한 보험약관도 손볼 계획이다. 또한 금융시장의 공정성 및 투명성 제로를 위해 보험 상품 안내자료 개선 등 모집질서도 개선키로 했다. 그 밖에도 가입자에 따라 적정 보험료가 산출되도록 자동차 보험 할증체계를 개선하고, 주 계약을 중복하지 않고도 담보 추가 및 변경이 가능한 장기손해보험의 독립특약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외에도 RAAS(보험회사리스크평가제도) 보완, 표준위기상황 시나리오 개선 등으로 보험사들이 위기대응 능력을 강화토록 할 방침이다. 김 부원장보는 “건전성 감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재무건전성 강화차원에서 RBC(Risk Based Capital)비율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RBC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가계대출 자산에 대한 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을 말한다.
금감원은 건전성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책임준비금(보험금 지급 이행을 위해 적립해놓는 돈) 평가 시스템 개선, 표준위험률제도 개선, 리스크중심 감독체계 구축 등의 방안도 내놨다. 그는 “RBC 개선을 위해 분석을 해 보니, 계획대로 강화할 경우 RBC가 현행 대비 80% 정도 하락하는 효과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올해 평가했을 때 생보와 손보를 합쳐서 6조원 정도 당기순익이 예상되는데, 2012년 경기침체와 RBC 등을 보면 올해 순익을 내부유보를 해놓아야 건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험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에 맞지 않는 부문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 임원(사외이사 포함) 선임 보고기준을 명확히 하고 임원 자격요건 유지여부 등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 민원인 구제 절차 “더욱 세심하게”
금감원은 올해 소비자인 척 금융상품 상담을 받으면서 실제 판매과정에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미스터리 쇼핑’을 확대하기로 했다. 작년엔 변액보험과 펀드에 제한했던 미스터리 쇼핑 대상에 ELS와 랩어카운트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들 상품은 잘못 판매되면 수많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감원은 “미스터리 쇼핑 횟수는 금융상품마다 1년에 2차례로 정례화할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 시각에서 감독업무를 점검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협의회’를 만들고 관련 조직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민원인을 구제하는 절차는 더욱 세심해진다. 우선 발 빠르게 민원을 처리한 직원을 우대하는 ‘민원처리 마일리지 제도’와 민원인의 권리를 미리 일러주는 ‘민원 미란다 제도’가 도입된다. 또한 민원이 분쟁조정으로 번질 경우 소송을 남발하거나 분쟁조정에 잘 응하지 않는 금융회사는 강도 높은 현장점검을 받는다. 정보기술(IT) 부문의 실태평가 결과가 나쁜 금융회사는 금감원에 ‘반성문’을 쓰고 문제를 고치겠다는 양해각서(MOU)도 맺어야 한다. 전산사고가 자주 터지면 소비자의 피해와 불편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주주 및 계열사 불건전 거래 차단을 위해 관련 규정 개정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발표에서 그룹 계열사간 부당 지원에 대한 경계도 강조했다. 김 부원장보는 “권혁세 원장의 언론 인터뷰 중 ‘계열사간 거래 부분’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다”며 “지난해에도 집중했지만 올해도 그 부분에 검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눔이라든가 중기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계열사 부분 각별히 신경서 주기 바란다”고 말해 계열사 부당 지원이 보험사의 순기능을 훼손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김 부원장보는 이날 감독 방향에 대해 설명하면서 본인들도 ‘보험산업의 일원’임을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을 검사나 감독의 규제기관으로만 이해하지 말아 달라. 저 같은 경우 보험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일원이다. 여러분들은 현장에서 뛰고, 저는 뒤에서 소비자보호 등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감독원과 업계가 협조해서 보험산업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업계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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