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 대학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이 변화의 틈새를 노린 편법 불법 입학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모양이다. 이번에 감사원이 전국 대학에 부정입학 의혹을 조사해 공식 발표한 의심사례만도 55개 대학, 479명이나 됐다. 학교 내신 성적이나 수능점수만이 아닌 다양한 기준의 수시입학 제도가 확대되면서 생긴 ‘빈틈’에 부정입학 편법입학을 노린 구더기가 무더기로 끼어든 형국이다. 이들 대부분이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농어촌특별전형, 저소득층특별전형, 재외국민특별전형 등의 제도를 악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농어촌특별전형의 혜택을 받기 위해 실제로는 온가족이 서울에 살면서 주소만 농어촌으로 옮겨놓고 학생을 시골학교에 보냈다. 부모가 위장 이혼하여 차상위계층이나 소외계층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재외국민의 특혜를 얻기 위해 이민 간 친지에게 서류상으로 입양시키거나 해외 체류기간을 늘리기 위한 서류위조도 서슴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한 편법입학이 과연 학부모와 학생, 즉 한 가족만의 잔꾀로 이루어질 수 있는 비리가 아니란 점이다. 적어도 고교 교장과 담임이 이러한 입시생의 허위를 공모하거나 적어도 눈감아 주지 않고는 불법한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담임과 교장의 추천서는 특례입학의 필수요건이다. 그렇다면 479명 학생을 배출한 수백수십 개의 고등학교들은 이미 부정입학에 의도적으로 개입했을 여지가 농후하다.
나아가 과연 이들을 받아들인 대학들은 이 부정으로부터 과연 깨끗할까. 우선 고교에서부터 완벽하게 위장하여 제출한 서류를 100% 신뢰했다고 변명할 여지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제출 서류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임무를 지닌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제 임무를 소홀히 했거나 위장 가능성을 알면서도 모른척했을 가능성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더욱이 편법 합격자들이 특정 대학에 대거 몰려있는 현상은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까.
입학지원자가 적어 편법모집이 불가피한 일부 대학에서의 문제라면 차라리 이해할만하다. 감사에서 지적받은 대학 가운데는 세칭 명문이라는 서울대와 고려대도 끼어 있다. 서울대는 5명에 불과했지만, 고려대 합격자 가운데는 의혹 대상 인원이 자그마치 80명이나 된다. 단순히 허술한 판정의 결과로만 볼 수 있을까.
입학사정관 제도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공표한 입시제도 개혁 청사진에 의해 본격화된 제도다. 그의 취임직후인 2008년 10개 대학이 시범실시한 뒤 급속히 확산되어 올해는 거의 모든 4년제 대학(122개)이 사정관 전형을 통해 4만여명의 학생을 뽑았다. 입학사정관과 수시입학제도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 단순한 시험점수만으로 학생의 서열을 매기는 획일적 교육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과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리한 ‘과속 변화’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기도 하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국가 사회의 미래가 교육에 달려있다는 의미고, 대학을 보면 그 사회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종의 ‘사기’에 해당하는 입시 부정이 일부 가정과 학생과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까지 연계되어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하다. 교육개혁에 필요한 변화라 하더라도, 장맛이 숙성되기도 전에 구더기부터 들끓는 현상을 방관한다면 앞으로 대학은 물론 우리 국가사회의 미래마저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법 부정의 바이러스가 앞으로 확산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일벌백계로 다스려 바로잡아야 한다. 편법 응시자의 합격 취소는 물론 그를 위해 생활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추천서를 작성해준 교장 교사에 대한 파면, 해임, 행여 있을지도 모를 대학의 공모여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정원감축 및 해당자에 대한 형사고발 등 정부의 엄격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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