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장우진 기자] 최근 출판업계에서도 카드사들에 수수요율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 동안 소상공인연합회·주유업계·의사협회 등에 이어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한국GM·르노·쌍용차들도 카드사를 상대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 확대와 수수료율을 1.8% 수준까지 인하하며 ‘더 이상 인하는 불가하다’고 못박았지만 완성차업체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힘없이 받아들이자 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율 요구는 더해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카드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박에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인하는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카드수수료 1.5% 인하’를 법에 명분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높여 카드수수료 인하에 대한 부담을 져야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팝업계도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관련 11개 단체가 지난 8일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출판·서점업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했다.
이들은 “업종별 평균 카드 수수료율이 2.09%인데 출판계에 약 3%라는 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담”이라며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서점·출판·인쇄업계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카드사용 확대 정책에 따라 도서 구입 시 카드 사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높은 카드 수수료의 부담은 출판·서점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는 21세기 지식산업사회의 기반이며 지적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근간인 출판의 가치와 의미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출판·서점 업종 카드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인 1.5% 이하로 인하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며 “국회도 법 제도 개선을 금년 2월 안에 마무리 할 것”을 주문했다.
한 언론에 따르면 온라인서점 예스24 김기호(52) 대표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높다보니 그만큼 영업이익이 낮아진다”며 “전자책(e-북)을 제작하는 등 선행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카드회사들은 단말기 설치 등 출판서점계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했다”며 “서점계가 가지고 가야 하는 이익을 카드사가 가지고 가는 상황을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인 민주통합당 김영환(57) 의원은 “코스트코 코리아의 삼성카드 수수료율이 0.7%인데 서점 수수료율은 3%”라며 “서점당 한 달에 30만원이라도 순이익이 더 돌아가게 하는 것이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짚었다.
이어 “출판문화가 죽은 상태에서는 다른 종합예술과 한류문화도 성장할 수 없다”며 “부유층의 정보 독점현상을 막고 보편적 서비스 개념으로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권, ‘수수료 인하 법제화는 무리’
정부 및 여당은 최근 대두된 신용카드 ‘수수료율 1.5%’ 법안에 대해 비현실이라고 판단, 법제화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주축이 된 여야 정치권은 신용카드사에 소규모 가맹점주들의 수수료율을 1.5%로 인하하라는 공세를 펼쳤다.
급기야 일부 의원 발의로 수수료율 상한선을 규정하는 법안을 마련할 움직임마저 등장, 카드사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 7일 국회 및 여신업계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이주영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최근 만남을 갖고 신용카드 '수수료 1.5%'의 법제화가 어렵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이주영 의장과 김석동 위원장이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며 “1.5% 수수료를 법에 명문화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여신업계가) 세차례나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았나”라면서 “(수수료 인하는) 법으로 한다기 보다는 (신용카드사에) 권유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업카드사 임원도 “(여당이) 금융위의 설명을 듣고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며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여신전문금융법 일부 개정안이 수수료율을 적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금융당국의 입장을 받아들여 한 발 물러나서면서 추가 수수료 인하 가능성은 한층 낮아졌다.
실제로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6일 이진복 의원(새누리당)이 대표발의한 여신전문금융법 일부 개정안(여신법 개정안)을 비롯해 이주영 의원(새누리당), 김영환 의원(민주통합당)이 대표발의한 여신법 개정안 등 올해 들어서만 3건의 법안이 올라와 있지만 수수료율을 명시한 안은 없다.
김영환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에 1.5%를 못 박을 수는 없다”며 “(수수료율 결정은) 민간회사에서 하는 일인데 명문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김영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신법 개정안에는 ‘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차별할 수 없도록 하되 다만, 업종 간에 또는 동일 업종 내의 신용카드가맹점 간에 100분의 20 범위 내의 조정이 가능하도록 함’이라는 안을 넣어 수수료율 차이의 폭을 제한했다.
◇이두형 ‘대형가맹점, 수수료 부담 감수해야’
“대형 가맹점들이 수수료를 올려야 하는데, 어렵다. 이 부분이 고민이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누군가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혜택에 대한) 부담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서 카드를 사용함에에 따라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분담을 해야 하는 것이 원론”이라면서 “대형가맹점에는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여신전문금융법 개정을 통해 업종별 수수료율의 차이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가 상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회장은 신용카드시장의 자율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원 확보라는 대명제로 카드시장이 커 왔던 것”이라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90% 이상 카드결제가 이뤄지고 있으니 시장에 맡겨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수료 합리화 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카드사 사장단에서 이번에는 원가분석해서 수수료를 합리화 하자는 제안이 먼저 있었다”면서 “이를 정부와 협의해서 3개 기관이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에서는 원가분석을, KDI에서는 거시적으로 수수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PWC는 외국사례 등을 중점으로 연구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신협회는 빠르면 3월 중에 나올 연구결과를 놓고 카드사, 가맹점, 회원 등 이해당사자를 모두 모아서 공청회를 진행해 수수료율 체계의 합리적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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