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이명진 기자] 불로장생·불로불사는 불가능하지만 무병장수·만수무강은 인간의 노력으로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 가운데 출시 50년이 넘은 장수 의약품들이 업계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빛나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제아무리 장수의약품이라 하더라도 단지 과거에만 얽매여 있다면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긴 어려웠을 것이다. 장수의약품의 공통적 특징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꾸준히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의미에서 회사의 간판 브랜드로서 매출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 중인 장수 의약품들을 살펴본다.
장수藥,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 '톡톡'
▲ 동화약품 까스활명수. <사진=동화약품>
▲동화약품=활명수 1897년 출시 이후 올해로 120살을 먹은 활명수. 국내 소화액제 시장의 선두 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0년에는 '부채표'가 등록 상표로 인정받으며 우리나라 최초 등록 상품·상표로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이를 본뜬 유사상품이 대거 출시되며 "부채표가 없는 것은 활명수가 아닙니다"라는 원조 마케팅까지 선보이는 헤프닝도 벌어졌으니 그 인기를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활명수가 120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원동력은 변함없는 약효로 인한 신뢰 및 끊임없이 진화를 추구한 데 있다. ▲1967년 '까스활명수' ▲1991년 '까스활명수-큐' ▲2015년 '미인활명수' ▲2016년 '꼬마활명수'를 선보이는 등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 연말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활명수 119주년 기념판'을 출시하며 젊은 소비층 공략에도 성공한 바 있다.
▲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안티푸라민 소위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있다.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주변에서 안 써본 이를 찾기 어렵다는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올해로 85살을 먹은 안티푸라민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유한양행 1등 일반의약품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안티푸라민은 1933년 유한양행의 자체 상품 1호로 출시되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옛 어른들 사이에선 안티푸라민은 곧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코밑에 바르면 코감기가 낳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웃지 못할 이야기도 전해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안티푸라민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진 모습에서 출발해 ▲1961년 케이스 디자인 변경(가정상비약 이미지 강화) ▲1999년 안티푸라민S로션(제품 차별화) ▲2010년 안티푸라민 파프 제품 5종(안티푸라민파프·안티푸라민조인트·안티푸라민허브향·안티푸라민쿨·티푸라민한방카타플라스마)·스프레이 타입(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을 선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유한양행은 국내 최초 하이드로겔 제형의 습포제 '안티푸라민 하이드로 24'를 선보일 것이란 예정이다. 이렇게 안티푸라민 제품 라인은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2013년 매출 100억원을 첫 돌파했고, 2015년 13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80년이 넘는 장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안티푸라민은 올해 매출 2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제 2도약을 꿈꾸고 있다.
▲ 동아제약 박카스. <사진=동아제약>
▲동아제약=박카스 1961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55년간 피로회복제의 대명사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팔린 박카스는 모두 192억병. 병의 길이를 모두 더하면 지구 57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박카스가 시장에 첫선을 보일 당시 현재 드링크제의 모습이 아닌 알약 형태였다. 출시 이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보관 중 녹는 문제가 발생하며 1963년 드링크 형태로 전환했다. 박카스는 독특한 광고·유통 전략으로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전문지를 통한 의사·약사 대상의 광고 방식에서 탈피해 TV·라디오·신문·잡지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또 '활력을 마시자'라는 메인 카피 사용으로 제품 차별화를 도모한 다양한 형태의 광고 활동을 전개했다. 박카스의 신화는 시대에 맞춘 변화 때문에 가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주된 소비자층인 30~50대 남성들의 구매력이 저하됐고, 매출 역시 감소했다. 이에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한 '영 마케팅(Young Marketing)'을 추진, 젊은 층 공략에 집중한 홍보 전략으로 수요 증가를 맛보기 시작했다. 박카스는 기존 '박카스F'에서 시작해 ▲2005년 '박카스D' ▲2005년 8월 '박카스 디카페' ▲2011년 '박카스F' 재생산 등을 거치며 현재까지 동아제약 대표 제품으로 맥을 이어가고 있다.
▲ 광동제약 우황청심원. <사진=광동제약>
▲광동제약=우황청심원 1974년 출시 이래 4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광동의 장수 의약품은 단연 우황청심원이다. 발매 초기인 1970년대만 해도 중장년층의 고혈압·중풍 치료제와 응급약 정도로의 쓰임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각종 시험·면접 등으로 불안감·두근거림이 심할 때 안정을 취하기 위해 청심원을 찾는 등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우황청심원은 선조들이 중풍으로 졸도해 사람·사물을 식별치 못하고 가래가 끓으며 고르지 못해 중얼거리는 듯하고 입·눈이 돌아가는 등 팔다리·손·발이 자유롭지 못할 때 사용하는 구급처방이었다. 귀한 약재가 쓰이며 수백 년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소중한 명방인 우황청심원은 1974년 본격적 생산에 들어가 거북표 원방우황청심원을 출시하게 됐다. 자체 효능의 우수함으로 출시 이후 고객들에게 폭발적 호응을 받았다. 그 이후 ▲1990년 '효소 처리에 의한 우황청심원 제조 방법' 특허 출원 ▲1991년 2월 마시는 우황청심원 현탁액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득하며 40년 넘게 청심원을 제조해 온 노하우·품질의 원칙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