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 유력 후보 ‘KB금융’과 ‘NH농협’…비은행 강화 목표
‘대신증권, 파인스트리트’까지 합세…자금조달 투자자 관건
일찍부터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전 참가를 공식화한 데 이어 ‘대신증권’과 ‘파인스트리트그룹’도 관심을 보이면서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인수전은 ‘KB금융지주’ ‘NH농협금융’ ‘대신증권’ ‘파인스트리트’의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단번에 자산규모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우리투자증권 외에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을 함께 사야하는 ‘패키지 매각’ 형식을 내놓으면서 인수가가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자금능력이 최종 승자를 가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다음달 21일 진행될 우리투자증권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외에 대신증권과 파인스트리트 등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초 KB금융과 NH농협의 2파전을 예상했지만 대신증권과 파인스트리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인수전의 열기가 한층 가열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 16일 우투증권의 매각 공고를 개시했다.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은 ‘4+1+1’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우투증권과 아비바생명, 자산운영, 저축은행 등 4개 계열사는 패키지로 묶고, 우리F&I와 파이낸셜은 개별 입찰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은 다음 달 21일 예비입찰을 거친 후 내년 초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금융권은 우리증권 매매가만 1조2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다른 3개사를 합친 ‘우투 패키지’ 매매가를 1조3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까지 추산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몇 개 회사가 인수전에 참여할지 미지수지만 우투증권을 인수할 경우 증권업계 상위권 진입과 동시에 수익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어 금융사들 입장에선 우투증권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력 후보 ‘KB금융’와 ‘NH농협’, 자금동원력 우세
이번 인수전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다.
일찍부터 KB금융과 NH농협은 우투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두 금융지주 모두 포트폴리오 다양화, 특히 ‘비은행 강화’ 차원에서 은행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투증권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B금융과 NH농협이 다른 두 회사와 비교해 가장 우세한 점은 무엇보다 자금동원력이다. KB금융과 NH농협은 대형 금융사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두 금융지주의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임종룡 NH농협 회장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다. 행정고시 출신인 이들은 자존심 대결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이 같은 대결구도에 “임영록 회장과는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 친분이 두텁지만 어찌됐건 동일한 매물을 놓고 실력·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인수) 경쟁을 펴야 한다. 공정하고 냉철하게 (경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1, 2위를 다투는 우리투자증권의 인수는 농협금융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농협의 경제사업 영역에서 비즈니스 찬스를 얻게 될 것”이라고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임영록 회장 역시 취임 직후부터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수익성과 비은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KB금융과 NH농협은 작업 본격화를 위해 각각 도이치증권·삼정KPMG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자문단으로 선정했다. 법률 자문사에는 KB금융이 태평양을 NH농협이 김앤장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걸림돌은 있다. KB금융은 이사회 통과를 거쳐야 하고 NH농협은 농협중앙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NH농협은 농협중앙회의 동의를 위해 중앙회 이사들과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대신증권’, ‘파인스트리트’도 인수전 공식화
이와 함께 대신증권과 피인스트리트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대결구도에 불을 지폈다.
대신증권은 지난 10일 “우리투자증권 인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증권사 중에서 가장 먼저 인수전 검토를 공식화했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인수 추진 배경을 놓고 그간 부족했던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실제 우투증권의 사업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WM, IB, 트레이딩 등으로 잘 분산돼 있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순영업수익에서도 우투증권은 WM, IB, 트레이딩의 합계 비중이 37%로 다른 증권사에 비해 훨씬 높았다. 상대적으로 IB 부문이 취약한 대신증권은 우투증권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KB금융이나 NH농협과 비교해서는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등 현금성 자산이 많아 자금동원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 일부 나오고 있지만 금융지주 계열에 비해서는 자금동원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대신증권은 현재 대신저축은행 인수로 고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1·4분기(4~6월)에 49억여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연결로는 55억원으로 적자다. 대신저축은행이 순손실만 125억원을 낸 것이 문제였다.
대신증권의 지난 2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약 12조5644억원이다. 만약 자산규모 약 26조5630억원인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총 합이 5조원을 넘어 업계 내 독보적인 1위로 올라선다. 하지만 우투증권 인수에 대한 투자설명서와 예비입찰안내서를 받아간 곳이 서른 곳에 달한다는 얘기가 증권가에 나돌면서 또 다른 변수도 거론되고 있다.
사모펀드(PEF) 파인스트리트그룹도 최근 인수전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파인스트리트는 지난해 말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파인스트리트 역시 우투증권 인수를 통해 글로벌 IB를 목표에 두고 있다. IB 업계에서 윤영각 회장과 주요 경영진들이 차지하는 위치가 큰 만큼 경쟁의 변수가 있지만, ‘4+1+1’ 방식의 우투 패키지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있어 파인스트리트가 대형 금융지주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인수 의지, 자금동원력, 전략 등을 고려해봤을 때 KB금융과 NH농협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과 파인스트리트의 경우 2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투자자를 모으지 않는 이상 두 금융지주의 벽 넘지 못 할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우투증권 인수 4파전 양상에 대해 쟁쟁한 후보들이 뛰어든 만큼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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