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한진칼 지분 '갑자기' 처분…주총 앞두고 '백기사 역할' 포기 선언 '왜'

최봉석 / 기사승인 : 2020-03-16 15: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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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 모락모락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가 갑자기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해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가 갑자기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해 주목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이달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카카오가 갑자기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당장 오는 주총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사실상 기권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항공업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한진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을 1% 이하로 떨어뜨렸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가량을 추가 매집해 총 2%에 육박하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했었다.


당시 카카오는 "사업적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지분 매입 사실이 주목받으며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조 회장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갑자기 태도 변화 일으킨 카카오


그러나 갑자기 카카오가 태도 변화를 일으키면서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외견상 카카오가 한진그룹 주총에서 백기사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셈이기 때문.


카카오가 기존 입장을 180도 뒤바꾼 이유에 대해선 명확산 입장 표명을 양쪽 모두 자제하고 있지만, 일단 최근 KCGI 측에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만났던 게 주효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KCGI 측은 최근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접촉해 3자 연합의 지지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일종의 보이지 않는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으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당장 한진그룹 지분율 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카카오(2%)를 제외하면 조 회장 측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 지분(22.45%)과 델타항공(14.9%), GS칼텍스(0.25%) 등을 확보한 상태다. 또 대한항공 자가보험·대한항공 사우회 등이 보유한 지분 3.80%도 조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 총 41.4%의 지분을 확보 중이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각종 사회사업, 복지사업을 위해 설립한 사우회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대한항공 주식을 취득했으며, 이후 2013년 대한항공 인적분할 당시 이를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했다. 보유 주식은 72만 5천500주(1.23%)다. 자가보험은 현재 한진칼 지분 146만 3천주(2.57%)를 보유 중이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8.34%), 반도건설 계열사들(14%)을 더해 38.83%의 지분을 확보했다. 양쪽의 현 지분 차이는 지난 12월26일 주주명부 폐쇄 이후까지 포함된 것으로 지난주를 기준으로 2.57% 차이다.


주주명부가 폐쇄된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전까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이 33.45%, 주주연합이 31.98%를 확보,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1.47%포인트에 불과하다. 결국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 소액주주 등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카카오 '선택' 때문에 지분 다툼 과열될 수도


어쨌든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수상한' 선택을 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다툼은 더욱 과열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일반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여론전이 위험수위로 치달으면서 의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선택은 일반주주의 표심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정기주총 이후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도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외견상 승패가 결정되지만, 사실상 '장기전'으로 남매의 난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진그룹 직원들 역시 장기전을 대비,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에 나서며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카카오 측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핵심자산을 매각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중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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